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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의바람꽃 김 종제 바람처럼 홀연히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져 가버리는 한 남자가 있었다 꽃처럼 눈부시게 왔다가 꽃처럼 사라져 가버리는 한 여자가 있었다 깊고 험한 산중에 겨울의 얼음을 깨뜨리고 바람과 꽃이 만났으니 누구 보라고 저렇게도 순백純白으로 피었는가 아네모네 꿩의바람꽃이라고 당신이 만들어 놓은 감옥의 쇠창살을 부수려고 내 목을 베어 희디흰 피를 그렇게 사방에 뿌려야 했을까 내가 폭풍같이 불어서 꽃을 당신을 파계시키려고 했었나 당신이 고운 꽃처럼 피어서 바람을 나를 파멸시키려고 했었나 바람 불지도 않았는데 마음속에서부터 파문이 일어나는 것을 보니 흰 바람꽃 하나 피는 것을 보기 위해 내가 죽어 당신에게 순교하고 싶은가 보다 |
꿩의바람꽃은 미나리아재비과 바람꽃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꿩의바람꽃은 뿌리줄기에서 나온 잎과 꽃잎 모양이 꿩의 발톱을 닮았고 줄기가 가늘어서 바람이 불면 휘기는 하지만 꺾어지지 않은 모습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꽃말은 ‘비밀의 사랑, 괴로움의 사랑’이다. 이른 봄에 바람만 불어도 피어나기에 바람꽃이라 불린다. 속명은 Anemone로 ‘바람 또는 바람의 딸’이란 뜻이다. 종류에는 바람꽃, 남바람꽃, 세바람꽃, 풍도바람꽃, 홀아비바람꽃, 만주바람꽃 등이 있다.
꿩의바람꽃은 4~5월 중부 이북 지방의 산기슭이나 숲 가장자리에서 자란다. 자줏빛이 도는 흰빛의 화피가 8~13장으로 다른 바람꽃보다 많다. 그 안에 노란 수술이 소복이 모여 있다. 바람꽃 중 가장 크다. 잎은 다른 바람꽃에 비해 둥근 꽃턱잎 석 장이 꽃 아래 돌려나 있다. 산에서 군락으로 눈에 띈다. 뿌리는 풍습, 경련, 골절 등에 따른 통증에 쓴다.
출처 : 장이기(2016). 이야기 숲에서 놀자. 프로방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