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산악회
한국의 전통 문화에서 두꺼비는 길한 동물로 여겨서 여러모로 인식이 상당히 좋다. 옛날에 좀 산다는 집안에는 황금 두꺼비와 황금 거북이를 집에 모셔 두었다. 현대에도 사찰이나 전통마을 같은 곳에 가면 기념품 판매점에서 금빛으로 된 두꺼비나 거북이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같은 직장에서 산을 좋아하고 사랑하던 이들이 의기투합으로 등산모임이 시작되었다. 산악회를 창설할 때 도봉산 망월사를 올라가는 입구에서, 멀리 높은 계곡에 매달려 있던 ‘두꺼비바위’를 바라보면서 산악회 이름을 지었다.
두꺼비 산악회는 40여년을 지나 반세기 역사를 써 가며 지금도 산행은 계속되고 있다.
매월 둘 째 일요일은 비가 오나 눈이오나 어김없이 등산길에 나선다. 매년 입춘 절기가 가까운 2월 두 번 째 일요일에는 산신제(山神祭)도 빼놓지 않았다. 회원들의 무사고 안전 산행과 가족들의 행운을 비는 행사였다.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 회원끼리는 말할 것 없고 가족들 간에도 모임이 이어졌다. 등산이 이어준 인연은 피로 얽힌 가족이나 동기간처럼 또 하나의 ‘두꺼비가족’을 만들어 정을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
반세기 가까운 세월동안 한반도 남쪽의 이름 있는 산들은 빼놓지 않고 모두 정상에 올라갔다.
한라산의 웅대한 모습, 설악산의 아름다운 계곡, 지리산의 웅장한 자태, 내장산 단풍, 가야산 계곡, 속리산 숲, 소백산 철쭉, 월악산 영봉, 북한산 백운대, 도봉산 만장봉 등 철따라 옷을 갈아입으며 우리를 반겨주던 정든 산들 이다.
우리는 왜 산에 올라가는가?
인간은 자신의 나약과 부족을 절대자 앞에 의지하려는 마음에서 산을 찾는다.
기암과 괴목, 폭포와 절벽이 어우러져 고고한 자태와 지존의 의지를 굽히지 않는 산을 찾아 그 속에서 간구하고 기도하며 명상을 하기 위해 산을 찾는다.
산의 모습은 멀리서 바라볼 때엔 교만하고 잠들어 있는 것 같지만, 일단 그 품에 안겨 보면 봄의 빛과, 여름의 힘과, 가을의 향기와, 겨울의 소리에 반하여 종래는 침묵하게 된다.
무궁한 세월을 같은 모습으로 버티고 서 있는 거대한 뚝심과 무뚝뚝한 것 같은 외모와는 달리 새들의 울음과, 나비의 몸짓과, 맹수의 포효, 그리고 천년을 소리 내어 흘러가는 물소리를 들어 주는 인내와 무한한 도량이 있다.
하늘을 찌르듯 솟아오르는 곧은 의지, 모든 것을 수용할 듯 우람한 능선,
차가운 솔바람 소리도 깊은 잠으로 머무는 그윽한 계곡이 있다.
산속에 있는 모든 것들은 소박하고 단순하며 가식 없이 있는 그대로다.
산은 꾸밈과 허영이 없으며, 자연은 인간을 속이지 않는다.
산처럼 사람과 사람을 가깝게 해 주는 것도 없다.
산에서는 미움이 없으며, 미움 없는 공간에는 나와 너 사이에 진실한 인간적 대화가 꽃핀다.
같은 산이라도 봄에는 금강산, 여름에는 봉래산, 가을에는 풍악산, 겨울에는 개골산이라고 다르게 이름을 지어 부른 우리 조상들은 멋과 풍미가 있다.
산은 아버지의 위엄과, 어머니의 자비와 절대자의 신성불가침 경지를 일깨워 주는 인류의 영원한 스승이다.
인간이 대지를 힘차게 걸어 갈 때 우리의 생명은 젊고, 순수하고 아름다워진다. 인간의 발이 땅을 밟지 않을 때 심신에 질병이 생기기 마련이다.
인간은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가는 존재다.
인간이 자연을 멀리하면 할수록 정신병, 문명의 질환에 시달리게 된다.
현대 문명에 지친 우리들은 자연의 품으로 돌아 가 ‘산의 정기’를 마셔야 한다. 산의 정기는 사람을 착실하게 하고 인간과 인간을 결합시킨다.
인도의 심원한 철학은 히말라야 산속의 명상에서 나왔다.
타골의 아름다운 시는 깊은 산의 산물이다.
독일의 괴테는 산에서 위대한 시의 영감을 얻었다고 하였다.
첫댓글 우리는 왜 산에 올라가는가?
인간은 자신의 나약과 부족을 절대자 앞에 의지하려는 마음에서 산을 찾는다.
기암과 괴목, 폭포와 절벽이 어우러져 고고한 자태와 지존의 의지를 굽히지 않는 산을 찾아 그 속에서 간구하고 기도하며 명상을 하기 위해 산을 찾는다.
산의 모습은 멀리서 바라볼 때엔 교만하고 잠들어 있는 것 같지만, 일단 그 품에 안겨 보면 봄의 빛과, 여름의 힘과, 가을의 향기와, 겨울의 소리에 반하여 종래는 침묵하게 된다.
무궁한 세월을 같은 모습으로 버티고 서 있는 거대한 뚝심과 무뚝뚝한 것 같은 외모와는 달리 새들의 울음과, 나비의 몸짓과, 맹수의 포효, 그리고 천년을 소리 내어 흘러가는 물소리를 들어 주는 인내와 무한한 도량이 있다.
하늘을 찌르듯 솟아오르는 곧은 의지, 모든 것을 수용할 듯 우람한 능선,
차가운 솔바람 소리도 깊은 잠으로 머무는 그윽한 계곡이 있다.
산속에 있는 모든 것들은 소박하고 단순하며 가식 없이 있는 그대로다.
산은 꾸밈과 허영이 없으며, 자연은 인간을 속이지 않는다.
산처럼 사람과 사람을 가깝게 해 주는 것도 없다.
산에서는 미움이 없으며, 미움 없는 공간에는 나와 너 사이에 진실한 인간적 대화가 꽃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