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어 이름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쿤야(kunya)라고 불리는 것. 이는 본인이 아닌 그 부모님에게 붙는 이름입니다.
즉 후세인씨와 파티마 씨가 결혼해서 아흐마드란 자식을 낳았다 칩시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후세인씨를 부를때는 '어이 후세인!'(아랍어의 호격사는 야, 라고 합니다. 즉 야 후세인! 이라고 부릅니다;;;) 이라고 할수도 있지만 좀 더 정중하게 '아부 아흐메드' 씨라고 부를수도 있죠. 파티마씨의 경우는 움무 아흐마드, 라고 부릅니다. 아랍권은 아무래도 남존여비 성향이 강하기에 이 쿤야는 여성들에게 많이 적용됩니다. 이집트의 유명한 여가수도 '움무 쿨숨' 이죠.
그 다음이 본명, 이슴(ism)입니다. 후세인, 파티마, 아흐마드 모두가 이슴이죠.
이제 부칭을 붙입니다. 우리의 아흐마드군의 본명은 아흐마드 이븐 후세인이 되겠죠. 후세인씨의 경우는 그 아버지 할릴의 이름을 붙여 후세인 이븐 할릴이 되겠죠. 그리고 대개 조상까지 올라가는건 할아버지 대까지 갑니다. 즉 아흐마드 이븐 후세인 이븐 할릴이 되는거죠.
여기에 갖가지 별칭이 붙습니다. 이를 니스바(nisba)라고 하는데, 만약 아흐마드군이 예루살렘 출신이라면 예루살렘의 아랍어 호칭(꾸드스, 성지라고 합니다)을 붙여 아흐마드 알 꾸드시, 라고 하는거죠. 중세 이슬람의 유명한 지리학자인 알 마끄리지는 마끄리즈 사람, 정치학자이자 철학자인 알 바그다디는 바그다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조상의 직업이 붙을때도 있습니다. 캅바즈(khabbaz), 핮자르(hajjar), 핟다드(haddad), 낮자르(najjar), 사라프(sarraf) 등등)앞에서부터 빵장수, 석공, 대장장이, 목수, 환전상이란 뜻입니다)이 대표적이죠.
별칭이 붙을때도 있습니다. 저 유명한 살라흐 앗 딘(salah ad din)-종교의 평안, 부터 시작해서 누르 앗 딘(nur ad din)-종교의 빛, 샴스 앗 다울라(shams ad dawla)-국가의 태양, 파크르 앗 딘(fakhr ad din)-종교의 영예, 바드르 알람(badr 'alam)-세상을 빛추는 보름달, 야민 앗 다울라(yamin ad dawla)-국가의 오른손, 사이프 알라(sayf allah)-알라의 검 등등이 있죠.
이제 이걸 다 붙여봅시다. 우리의 아흐마드는 국가적으로 큰 공헌을 세워 샴스 앗 다울라라는 별칭을 받았고, 또한 무함마드라는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렇다면 그의 고전적인 이름은 이렇게 됩니다.
샴스 앗 다울라 아부 무함마드 아흐마드 이븐 후세인 이븐 할릴 알 꾸드시.
간지나네요. 이것도 순서가 있습니다. 별칭이 제일 먼저 오고, 그 다음에 쿤야가 오며, 그 다음에 이슴, 그 다음에 부칭, 그 다음에 할아버지 이름, 마지막에 니스바입니다.
요즘에는 별칭이나 쿤야등은 다 빼버리고 대개 다음과 같이 쓴다고 하더군요.
아흐마드 알 후세인 알 할릴.
본명도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가장 많은게 h-m-d(섬기다, 복종하다) 어근에서 파생된 이름들이죠.
유명한걸로 무함마드(muhammad), 아흐마드(ahmad) 마흐무드(mahmud) 하미드(hamid) 함단(hamdan) 하무드(hamud) 등등이 있습니다. 요르단대학교의 남상생 9000명중 12%에 해당하는 1080명의 이름이 무함마드, 5%인 480명의 이름이 아흐마드, 2.5%인 240명이 마흐무드란 이름을 가졌더다군요.
압드(abd) 란 이름도 쓰입니다. 원래 뜻은 노예란 뜻이지만, 뒤에 주로 신의 이름이 붙습니다. 저 유명한 압둘라(abdullah)는 원래 압드 알라, 즉 알라의 종이란 뜻이죠. 압둘아지즈(abdulaziz), 압둘라티프(abdullatif) 등등도 같은 뜻입니다. 각각 압드 알 아지즈, 압드 알 라티프를 붙여부른 이름인데 알 아지즈, 알 라티프는 모두 알라의 99개 이름중 하나이죠. 알 아지즈는 강자, 알 라티프는 불가사의한 자, 라는 뜻입니다. 결국엔 다 알라의 종이란 뜻이죠. 오스만 말기의 전제군주인 압둘하미드 2세 역시 이런 이름입니다. 알 하미드(찬양받아 마땅한 자) 역시 알라의 이름이거든요. 하는 짓은 별로 그러지 않았지만.
이외에도 이슬람에서 중요한 의미를 차지한 사람들의 이름을 쓰기도 합니다. 우마르(2대 칼리프), 우쓰만(3대 칼리프), 알리(4대 칼리프, 무함마드의 사촌), 하산(알리의 장자. 쉬아파의 2대 이맘), 후세인(알리의 차남. 쉬아파의 3대 이맘) 등등이 그런 예죠. 여자의 경우는 파티마(무함마드의 딸), 아이샤(무함마드의 아내) 등등이 있습니다.
성경의 인물도 있죠. 술라이만(sulyman)-솔로몬, 다우드(dawd)-다윗, 무사(musa)-모세, 이브라힘(ibrahim)-아브라함, 이스마일(ismail)-이스마엘, 아글라브(aghlab)-에녹, 이사(isa)-예수, 아이유브(ayyub)-욥, 유수프(yusuf)-요셉.
십자군에게 치명타를 먹인 살라딘의 본명이 바로 유수프 이븐 아이유브인건 유명한 사실이죠. 기독교에게 타격을 준 자의 인물의 이름이 다 성경에서 나온건 아이러니입니다.
이런 종교적인 이름은 특히 남자들에게 많이 사용됩니다. 여자들에게는 주로 주후르(zuhur)-꽃, 루루(lu'lu)-진주, 야스민(yasmin), 와르다(warda) 등등의 이름이 쓰이고, 딸이 많은 집 같은 경우에는 딸은 여기까지란 의미에서 키파야(kifaya)-충분하다, 니하야(nihaya)-끝, 이란 이름을 쓰기도 했습니다.
또 태어난 시간을 따서 지은 이름도 있죠. 라마단(ramadan), 라비(rabi')-봄, 카미스(khamis)-목요일, 주마(juma')-금요일, 슈루크(shuruq)-해돋이 등등.
시대상황을 반영하기도 합니다. 전시에는 하르브(harb)-전쟁, 니달(nidal)-투쟁, 지하드(jihad)-성전 이란 이름이 쓰이기도 했고, 아랍 혁명의 분위기가 일었을때는 싸우라(thawra)-혁명 등이 쓰이기도 했죠.
집안상황도 반영됩니다. 가난할때는 신의 자비와 구원, 축복을 비는 뜻에서 파라즈(faraj)-구원, 라흐마(rahma)-자비, 아타('ata)-축복, 이란 이름이 쓰이고, 부유할때는 야시르(yasir)-태평한, 아미르('amir)-번영하는, 암마르('ammar)-매우 번영하는, 싸르와(tharwa)-부, 리즈끄(rizq) 등등이 쓰였습니다. 특히 아들이 더 많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자이단(zaydan)-더 많이, 란 이름도 지어주기도 했다는군요.
이 외에도 살람(salam)-평화, 사드(sa'd)-행운, 타하(taha)-아카시아, 아사드('asad)-사자 등등이 있습니다.
여기에 우리네 개똥이, 말똥이와 같이 액운을 피하는 이름도 농촌지역에서는 있었는데요, 자르루(jarlu)-날쥐, 그리고 특히 잘생긴 아이에게는 샤나(shana'a)-추악한, 의 이름을 지어주기도 했다는군요.
첫댓글 아 햇갈려 ㅡㅡ
-_-b
후세인은 무슨 뜻인가요???? 그리고... 아랍 이름엔 성은 따로 없나요?
아마 후세인이란 이름이 '강자'란 뜻으로 알고 있습니다.
성없이 누구의 아들 이렇게 쓰는것 같네요.. 고대 그리스 이름 같군요
말순이 말녀 같은 딸 고만낳자 라는 이름이 아랍에도 있는게 재밌네요.
제 친구가 파키스탄계 사우디 아라비아 애인데 걔 얘기로는 자기 중간 이름(Middle Name)이 거의 끝이 없다는데...
인구의 절반이 넘는 다는 아브라함은 무슨 뜻이죠?
성서에 나오는 아브라함이요 같이 섬깁니다
...어렵다;;
좋은 정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만 봐도 어렵군요. -_-;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아랍 쪽 이름도 진짜 복잡하네요. ㅡ.ㅡ;
크하~ 정말 대단한 정보입니다.~ 오늘도 지식이 한페이지가 늘었습니다. 압둘라~ 압둘라...
제 별명이 날쥐입니다-_- 여친이 부르시는 별명...ㄲㄲㄲ
그런데 아랍은 이름이 60~70개 밖에 안 되어 동명이인이 수두룩합니다. 그래서 보통 아버지, 할아버지 이름을 붙여 쓰는데, ㅋㅋ 정식 이름을 보면 정말 '족보'입니다.
어렵구나;
러시아도 그렇죠, 성과 이름 중간에 아버지, 할아버지 이름이 들어가는 이름도 많더군요, 회사 업무상 러시아 사람들 많이 만나는데, 미샤, 세르게이가 젤 많음 러시아 사람 많은데서 이 두 이름 부르면 쳐다보는 사람 꼭 있다고 그러더군요 ㅎㅎ
퍼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