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년 남자의 유럽 철학 여행
길 위에서 나를 묻다
사람은 평생 길을 걷는다.
젊을 때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누가 이미 정해 놓은 길을 따라 걷는다.
좋은 학교.
좋은 직장.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
우리는 그것을
인생의 성공이라고 배웠다.
그래서 뒤돌아볼 틈도 없이
앞만 보고 걸어왔다.
그러나 일흔이 되면
조금 다른 질문이 생긴다.
나는 정말
내 길을 걸어왔을까.
나는 어느 날
그 질문을 안고 유럽으로 떠났다.
돌로미테와 알프스의 산길을
천천히 걸어 보기 위해서였다.
산길을 걷다 보면
사람은 이상하게도
자신의 삶을 떠올리게 된다.
젊은 날의 꿈
열심히 살았던 시간
그리고
너무 바빠서
돌아보지 못했던 마음.
산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침묵 속에서
사람은 자신의 삶을
조용히 바라보게 된다.
그때 처음으로
이런 생각이 든다.
인생은
경쟁이 아니라
여행이었는지도 모른다고
세상을 이해하는 나이
괴테는 말했다.
여행은 인간을 겸손하게 만든다.
나는 그 말의 뜻을
나이가 들어서야 알았다.
스위스의 작은 계곡을 걷고 있을 때였다.
폭포가 떨어지고
초원에는 소들이 천천히 풀을 뜯고 있었다.
세상은
내가 없어도
조용히 잘 돌아가고 있었다.
젊을 때 나는
세상을 이기려고 살았다.
남보다 더 앞서야 했고
남보다 더 많이 가져야 했고
남보다 더 성공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조금 다른 마음이 된다.
세상을 이기려고 살기보다
세상을 이해하며 살고 싶다.
사람을 이해하고
삶을 이해하고
그리고
나 자신을 이해하며
살고 싶다.
결국 우리는 우리에게 돌아온다
헤르만 헤세는 말했다.
인생의 목적은
자기 자신을 찾는 것이다.
나는 그 말을
일흔이 넘어서야 이해했다.
젊을 때는
세상 속에서
나를 잃어버리고 살았다.
그러나 여행을 하며
나는 조금씩
나에게 돌아오고 있었다.
작은 마을 카페에 앉아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며
나는 오래 생각했다.
나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그리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 것인가.
답은 아주 단순했다.
이제는
서두르지 않고 살겠다.
누군가와 경쟁하지 않고
내 속도로 걷겠다.
많이 가지는 삶보다
평온한 삶을 살겠다.
그래서 가끔
지도를 펼쳐 본다.
어딘가에
아직 걸어 보지 못한 길이 있는지.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나는 또 하나의 진실을 배우게 될 것이다.
인생이란
결국
자기 자신에게 돌아오는
긴 여행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