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렇게 붉으면 저렇게 뜨거우면 사랑처럼 단내가 풍풍 나는구나 강천산 단풍보다 더 싱싱한 색이 돋는구나
섬진강 한 굽이의 샘물 냄새 물씬 물씬 솟구쳐 오르고 양푼에 곰삭은 해 한 수저 떠넣고 붉은 밥을 비비면 칼칼한 입맛 고추씨 같은 별빛과 왕대나무숲 붐비는 바람소리 담 넘어 우리를 부르는 어머니의 가는 손 들린다
뜨거웠던 시절에 은어떼처럼 되돌아오는
***
무심히 식탁 옆의 붉은 의자를 닦았는데 하얀 행주에 고추 가루가 묻어 나왔다 고춧가루가 있는지 모르고 닦았던 거여서 깜짝 놀랐다 붉은 색 위에 붉은 색이 있으면 보이지 않는구나! 하는 새삼 그런 깨달음 그러니까 노오란 은행잎은 햇살 묻은 노오란 은행잎 일 수 있고 검은 눈동자에 검은 슬픔이 어려 있으면 보이지 않을 수 있는 거구나 아, 보이지 않는 걸 보는 거, 그게 성숙이고 사랑이고 그런거구나 시인이 태양초 고추장에 태양이 들어 있는 걸 보고. 어머니의 가는 손을 보듯이..
첫댓글얼굴에 까만 재가 묻은 아이보다 그아이를 바라보는 상대가 얼굴을 닦으려고 손이 올라가는 뫼비우스의 띠, 내용이 떠 오릅니다. 모두가 검다면, 모두가 빨갛다면 상대를 알아볼 수 없을터..ㅎ 우리는 이렇게 가끔씩 누군가를 통해 나를 들여다 보며 살아가나 봅니다.~^.^~ ㅎ
첫댓글 얼굴에 까만 재가 묻은 아이보다 그아이를 바라보는 상대가 얼굴을 닦으려고 손이 올라가는 뫼비우스의 띠, 내용이 떠 오릅니다.
모두가 검다면, 모두가 빨갛다면 상대를 알아볼 수 없을터..ㅎ
우리는 이렇게 가끔씩 누군가를 통해 나를 들여다 보며 살아가나 봅니다.~^.^~ ㅎ
소심님 덕분에 저도 좀 더 깊어집니다 ~~^^=
시를 읽으니 전 고추장에 밥 비벼 먹고싶어 군침이 도네요~~~ㅎㅎ
맞아요 ㅎ 고추장보고 밥 비벼 먹고 싶은 생각 안나는 사람은 간첩 중에 서양 간첩 ㅋㅋㅋㅋ
@초록별 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