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단 당점으로 구사한 공이 목적구에 맞은 후 밀고(?) 들어가서 테이블을 한바퀴 도는 현상에 대해서 설명하는 내용은 이미 적어주신대로이며, 다만 그 중에 조금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어서 부족한 생각을 디밀어봅니다.
(여기에 대한 내용은 조금 복잡하여 아무리 짧게 정리를 해도 꽤 깁니다.
고령 등의 이유로 긴 글 읽기 어려우신 분들은 그냥 저 아래 쪽 결론 부분부터 읽으시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 글자색을 바꿔서 표시 해두었습니다. 내려가다 보면 눈에 뜨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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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당구공 주행의 물리적인 원리를 점검해보겠습니다.
[1] 당구공의 회전과 공의 진행(주행)은 상당히 관계가 있습니다만, 그것은 본질적으로 서로 다른 현상입니다.
쉽게 예를 들자면 당구공이 전진을 한다고 해서 그것이 우리가 통상 이야기하는 전진 회전력에 의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당구공이 앞으로 나가는 것은 전진력으로 표현되는 힘에 의한 것입니다.
이 전진력에 의해서 당구공은 미끄럼 주행과 구름 주행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구름 주행과 전진 회전은 다른 것입니다.
전진회전력이 당구공의 전진에 도움을 주는 것은 분명합니다만, 전진력 그 자체는 아닙니다.
또 후진 회전력에 대해서도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단 당점의 타구가 후진 회전력을 만든다고 이야기 합니다만, 이것은 공이 바닥에 붙어 있고, 앞으로 나가고자 하는 힘이 상쇄 되었을 때에만 '후진' 이라는 말이 성립할 뿐입니다.
테이블의 바닥을 생각하지 않는다면(가령 당구공이 약간 떠 있는 상태 등) 하단 당점의 회전력도 '전진력'을 만들어 냅니다.
[2] 당구공의 탄성 계수는 1 에 가깝기는 하지만 완전 탄성체는 아니어서, 정면 충돌을 하여도 모든 전진력이 다 소실되는 것은 아닙니다.
완전탄성체는 그야 말로 이론적인 물질이며, 현실에 존재하는 당구공은 그렇게 될 수 없습니다.
당구공이 정면 충돌을 하여도 전진방향의 힘은 어느 정도 남습니다.
더구나 우리가 경험하는 대부분의 경우처럼 완전한 정면 충돌이 아닌 경우에는 전진방향의 힘이 상당히 남아 있게 됩니다.
[3] 당구공이 완전 탄성체라고 하여도, 정면 충돌시에 회전력까지 모두 전달되는 것은 아닙니다.
충돌 후에 수구의 회전력이 모두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경험으로 익히 잘 이해가 될 것입니다.
(사실 회전력의 전달 문제는 당구공의 마찰력의 문제일 뿐 탄성 계수와는 관계가 별로 없습니다.)
이 회전력은 당구공의 전진에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칩니다.
이상의 이론을 전제로 하여 수구가 목적구에 부딪힌 후의 움직임 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봅시다.
우리는 수구를 타구 하였을 때 이 공에 두 가지 힘이 작용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전진방향의 진행력과 회전력이 그것입니다.
당구공이 앞으로 나가는 것은 전진방향의 진행력에 의한 것인데, 그 힘의 크기에 따라 수구는 2가지 다른 움직임을 보입니다.
1) 힘이 클 때, 수구는 고유한 회전(타구시 당점에 의해 만들어진 회전)을 유지한 채 테이블 위를 미끄러지듯이 진행합니다.
2) 그러나 힘이 작아지면(대략 마찰력보다 작아질 때) 공은 진행력은 진행방향의 회전력(타구에 의한 회전과는 다른 것입니다)으로 변해서 굴러갑니다.
그러다가 힘이 아주 없어지면 정지하게 되지요. (이때 타구에 의한 회전력이 남아 있으면 그 회전력이 테이블 면의 마찰력과 작용하여 수구를 엉뚱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들 수 있습니다. 멈춰설 것 같은 공이 갑자기 원을 그리며 움직이는 현상이 그것입니다.)
이렇게 진행하던 공이 목적구에와 충돌한 후에는 어떤 움직임을 보일까요?
너무나 당연히 부딪힌 후 수구에 남아있는 힘의 크기에 따라 결정될 것입니다.
힘이 많이 남아있으면 1)번의 움직임일 것이고 남은 힘이 적으면 2)번의 움직임, 힘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면 정지 할 것입니다.
목적구와 충돌한 후에는 2)번의 움직임만 있을 것이라는 것은 우리의 선입견일 뿐입니다.
흔히 황오시라고 부르는, 목적구에 맞은 후 곡구를 일으키는 공이나, 하단으로 끌어쳤는데 목적구와 충돌한 후 약간 앞으로 나갔다가 뒤로 끌리기 시작하는 공들을 생각하면 이해가 될 것입니다.
자, 이제 논의가 되고 있는 공에 대해 생각을 해봅시다.
우리의 수구는 타구 후에 어떤 운동을 할까요.
물론 타구의 내용에 따라 달라질텐데, 하단 당점으로 수구를 칠 때 충분히 전진력을 실어준다면...
수구는 목적구에 도달할 때 까지 계속 하단 당점에 의한 회전력을 유지하면서 테이블위를 미끄러져 갈 것이고, 목적구와 충돌한 이후에도 다소 줄기는 했지만 아직은 충분한 전진력을 유지하여 (위에서 이야기한 1)번의 움직임) 그 힘으로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때 수구에는 하단 당점에 의한 회전력도 여전히 유지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그 상태에서 전진력은 점점 줄어들면서(목적구와 충돌로 인해 그 힘이 급격히 감소 했으므로) 진행하다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첫번째 쿠션에 부딪히게 됩니다.
이때에도 타구시의 하단 회전력이 살아있다면 수구는 후진 방향(2 목적구가 있는 쪽)의 진행력을 크게 얻게 되어 3 쿠션을 거치고 주행할 힘을 충분히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 것으로 실제로 이렇게 타구를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개는 1 쿠션에 닿을 때 쯤이면 전진력이 매우 약해져서 미끄러지는 상태의 전진이 굴러가는 상태의 전진으로 바뀌기 직전이 될 것입니다.
어떻든 이야기 드리고 싶은 포인트는 이 공에서 하단을 주고 치는 것이 그냥 편법이 아니고 하단 회전력을 실어 두는 것이 공의 주행거리를 늘리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공을 보내기 위해서는 다음의 조건을 만족하도록 타구해야 합니다.
- 수구에 하단 당점에 의한 후진 회전력이 실려야 한다.
- 수구가 목적구와 충돌한 이후에도 전진력이 테이블과의 마찰력 이상으로 남아 있도록 충분히 강하게 타구해야 한다.(가장 세게 쳐야 한다는 말은 절대로 아닙니다.)
- 단순히 하단 당점보다는 사이드 회전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유의해야 할 것은 전진하는 공에서, 후진 회전력은 마찰력을 증대시킨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후진 회전력을 아주 강하게 넣으면 두번째 조건을 충족시키기가 어렵게 됩니다.
이 점을 생각하여 후진 회전력은 그렇게 많이 들어가지 않도록 조절을 해야 합니다.
(이 후진 회전력의 정도와 전진력의 강도 사이의 조절이, 설명하여 가르쳐 줄수 없는 바로 그 부분으로 각자가 연습하여 터득해야 하는 핵심 부분입니다.)
따라서 질문에서 이야기 했던 극하단의 당점은 조금 아닌 것 같습니다.
* 지금까지의 이론을 검증해보려면 다음과 같은 생각을 진행해보면 좋겠습니다.
이 이론에서 포인트는 수구가 1 목적구와 충돌한 후, 전진력이 어느 정도 남아있어서 미끄럼 주행을 하는 (구름 주행이 아닌...) 상태로 첫번째 쿠션에 닿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질문과 같은 공이 진행이 이루어지려면 목적구와 첫번째 쿠션 사이가 멀어서는 곤란합니다. 수구가 목적구와 충돌하면서 전진력을 많이 잃어버리기 때문에 테이블의 마찰에 의해 전진력이 급속히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즉 이 이론이 맞다면, 질문과 같은 공은 목적구가 테이블의 중앙에 있을 때는 구사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 실은... 써 놓고도 무슨 말인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0-
고수가 아니래서리... ㅠ.ㅠ
첫댓글 수능 답안지로 활용될만 합니다.전진력과 전진회전의 표현이 참 적절하며 저는 완전히 동감입니다.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수능에 당구 문제가 출제될 그 날을 위하여~~ 빠샤~ ^^
너무 길어서...집에가서 천천히 읽어보겠습니다~ ㅡㅡㅋ
천천히 집에 가시지 않구요~~ ^^
이 글은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최첨단 학문인 "당구물리학"의 박사학위 논문 요약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사료되는 바입니다.
비록 노안이지만, 눈빠지도록 읽을 만한 가치가 넘친다고 봅니다. ㅎㅎ~~
혹시 학위를 하나 더 받게 되면 이참에 학위 수집에 나서볼까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네...저도 밤 1시에 읽어 보고 독후감을 올리겠습니다
앗..저는 로또입니다.........로그아웃을 생활화합시다
ㅋㅋ밤 2 시쯤에 글 수정할까 생각해보겠습니다.^^
논문심사위원회를 통과했음을 알려드립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당구학박사 학위취득을 추카드립니다
"각각의 당점과 스트로크에 의해 내공이 주행할 때
상태와 거리 또는 첫공과의 충돌, 쿠션에 닿은 후등 제반 요인에 따라 어떤 힘들이 어떤 상태로 작용하는가?" 라는
저의 해묵은 고민에 가장 학술적인 이론을 제시하신 것에 대해 매우 감사합니다.
클럽에게 뵙게 되는 대로 고생스런 한게임 대접하겠습니다.....
당구 공의 움직임은, 잠시 머리를 쉴 여유가 있을 때 마다 꺼내보는 화두와 같은 것인데... 오랜 시간을 그리 해도 별 깨우침이 없습니다. 쩝. 여러가지가 부족한 탓이라 한탄합니다만, 그 와중에 자작나무님의 조언과 격려가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머리가 아파 옵니다
이건... 수식이 하나도 없지 않습니까~~~~ ^^
수식이면 외우면 됩니다!!! 이해를 해야하기에......헐~~~~~~~~10번 정독하면 이해가 될려나요???
수식도 이해해야 하는거 아닌가요? -0-;
이래서 서울대를 못갔나 봅니다...전 왜 이론보다 실전이 좋은지...ㅋ
엉? 쫑귀신님.. 학생이었어요? 으음. 몰랐네~~~ (혹시 노인대학? ㅋㅋㅋ)
써놓고 모르겠다는 겸손이신것같고... 해당 공에 대한 이해를 이론적으로 너무 정확하게 아시고 있는듯합니다. 이 글을 읽고나니 이해가 되는군요... 대단하십니다... 꾸벅~~~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 말이겠지만 제 글이 도움이 되었다니 매우 기쁩니다.
ㄷㄷㄷ;;; 감사합니다... 비슷하게나마 이해? 정리?를 할수 있겠습니다. 역효과를 발생 시키는 극하단을 굳이 치기보다 편한 중당점에서부터 시작해 봐야 할것 같습니다.
실력이 늘으면 되려나요?ㄷㄷ;
으흐흐.. 그게 되면 실력이 늘은거이지요... ㅎㅎㅎ
너무 어렵네요... 그래도 열심히 끝까지 읽었습니다.ㅎ
앞으로도 좋은 글 잘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실제로 보면 간단한 것일 수 있는데, 글로 적다보니.. 으음~~~
잘 봤습니다...
읽어도 잘 몰라서..
잘보긴했는데...읽어도 잘 몰라서..
ㅋㅋ 머 꼭 알아야 되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인내심을 갖고 읽다가 결국 서화님이 서두에 쓰신 결론을 먼저 봐도 된다는 말이 생각나서 중간에 건너 뛰었습니다.
근데 결론만 읽어도...뭔 말인지???*#&^*#(#&???ㅋㅋㅋ
네 결론을 읽으면서 그게 무슨 말인지 궁금해지면, 앞 부분을 읽으면 그 해답이 나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