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를 맞는 도내 각급학교가 신입생을 맞아 활기에 찬 분위기다. 어제 초·중등학교가 모두 입학식을 갖고 새 학기를 시작한 것이다. 소정의 교육 과정을 마친 학생들을 상급학교에 보내고 그 빈자리를 신입생들이 채운다. 해마다 이맘때면 이런 교육의 신진대사가 이뤄진다. 이 과정이 원활해야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가능해진다. 이것은 단순한 교육의 문제를 넘어 사회공동체의 기본 인프라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렇게 기대와 희망에 차 있어야 할 교육현장은 다른 한편 우려가 적지 않다. 농·어촌지역의 인구가 줄어들고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문을 닫는 학교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는 효율을 중시하는 정부의 정책과 맞물리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교육부는 올 들어 읍·면·동 지역의 학생 60명 이하의 통폐합 기준을 읍 지역은 초등 120명·중등 180명, 도시지역은 초등 240명·중등 300명 이하로 조정했다.
이런 기준을 적용할 경우 초등학교 220개, 중학교 65개, 고등학교 21개교를 비롯 306개 학교가 문을 닫을 처지라고 한다. 도내 전체학교의 45.5%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횡성 영월 화천 고성지역의 경우 초등학교의 81.6%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이런 추세를 방치한다면 사실상 농·어촌지역의 교육거점이 붕괴하고 지역공동체의 구심역할이 사라지게 된다. 이것은 지역 전체의 공동화를 유발함으로써 또 다른 파장을 예고한다.
실제로 어제 김대연(14) 학생 한 명이 각급 기관장과 지역주민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입학식을 가진 삼척 가곡중학교의 경우가 오늘의 교육 현실을 증언한다. 가곡중의 경우 특별한 사례가 아니다. 이처럼 어제 나홀로 졸업식을 가진 곳은 중등 1곳, 초등 26곳 등 27개교에 달한다. 아예 신입생이 없는 학교도 17곳이라고 한다. 이 같은 추세가 주는 시사점과 교육의 붕괴가 가져올 후폭풍에 대한 전면적인 고민과 대책이 절실하다.
희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원어민교사 수업, 밴드와 뮤지컬 동아리를 비롯한 다양한 특성화교육을 통해 폐교위기를 극복한 강릉 임곡초교의 경우는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준다. 이 학교의 독특한 교육과정이 알려지자 오히려 도시 학생이 몰려 지난해 2명이던 신입생이 올해 14명으로 늘었다. 교육을 국가 전략과 국토 정책으로 넓게 보는 인식의 대전환과 학교 현장의 이런 자구노력이 어우러질 때 위기의 해법이 없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