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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트리피케이션' 급속 진행
- 작년 식당 24곳 개업·17곳 폐업
"1년 만에 월세가 100만 원 올라 500만 원 넘게 낸다. 언제까지 버틸지 모르겠다."(부산 해운대구 송정동 광어골 A 커피숍) "구덕포 안쪽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해수욕장 앞은 1000만 원 넘게 월세를 내는 식당이 수두룩하다."(송정동 구덕포 B 레스토랑)
동부산관광단지 조성 등의 개발 호재로 주목받은 해운대구 송정동이 영세 상인의 무덤으로 전락하고 있다. 상승한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다른 곳으로 밀려나는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이 부산 중구 중앙동(본지 지난해 11월 26일 자 1면 등 보도)에 이어 해변 카페 문화촌으로 자리 잡은 송정동에도 발생하고 있다.
송정동의 지가 상승은 5년 새 급속하게 이뤄졌다. 해운대구는 2011년 마이너스(-) 3.5%였던 지가상승률이 2013년 5.1%에 이어 2015년 9.6% 등으로 껑충 뛰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해 시 평균 지가상승률은 5.8%였다. 지난해 해운대구에서도 송정동의 지가상승 폭은 재송동(9.7%)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중동은 9.0%, 좌동은 5.2% 등이다. 구 장현구 토지정보과장은 "송정동은 5년 전만 해도 민박집과 횟집만 즐비해 여름철 외에는 슬럼가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기장군 롯데아울렛과 동부산광관단지 개발로 카페 등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면서 땅값이 급격히 올랐다"고 분석했다.
직격탄을 맞은 곳은 이곳에서 오랫동안 영업해 온 카페와 식당 등이다. 임대료 상승을 견디지 못해 이미 송정동을 떠났거나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6년 넘게 레스토랑을 운영 중인 C 업체 사장은 "3개월 임대료가 밀렸다고 건물주가 명도소송까지 제기했다"며 "단골을 생각해 오래 영업하고 싶은데 건물주의 횡포가 심하다"고 토로했다.
개업과 폐업이 반복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수익금을 기대하며 많은 업체가 야심차게 개업하지만, 상당수가 계약 기간 2년도 견디지 못하고 사업을 접고 있다. 지난해 개업한 일반음식점 수는 24개. 같은 기간 17곳이 폐업했다. 37군데는 사장이 바뀌었다. 2014년도 21곳이 개업하고 14곳이 폐업했다. 사장이 바뀐 곳은 28곳이다.
인근 D부동산 관계자는 "지급한 임대료만큼 이익을 내지 못해서 이곳을 떠나는 것 아니겠느냐"며 "영업 시작 6개월 만에 가게를 내놓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 정성엽 안전도시국장은 "영세 상인을 보호하는 대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2011년 123곳이던 송정동 일반음식점은 지난해 193곳으로 증가한 것으로 구는 집계했다. 같은 기간 휴게음식점 수도 10곳에서 31곳으로 3배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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