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응보형주의에 대한 비판
1부에서 살펴본 응보형주의는 형법이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여러가지 논리적 단점을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것은 '범죄의 책임성과 위험성'에 기인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아들이 엄마를 폭행하려는 이웃의 아저씨를 제지하다가 살인을 저지른 경우, 보복에 기인하게 되면 살인이라는 죄의 책임성에 해당하는 사형을 당해야 하지만, 아들이 '극악범죄의 위험성'이 있다고 보기엔 위의 사례로서는 설명이 안되는 측면이 있죠. 이러한 응보형주의는 어떤 요건하에서 책임이 국가에게 형벌을 주어야하는 가에 대해서 아무런 해답을 내릴 수 없게 하죠.
이것보다 훨씬 중요한것은 국가의 형벌권이 오판에 기했다거나, 해악에 대한 해악인 응보가 왜 국가에게 주어야하는 권리인지 설명할 수 없게 합니다.
A가 B를 죽였는데, 왜 B나 B의 주위가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국가가 대신 보복을 집행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전혀 주지 않습니다.
또한 응보라는 '야만'적인 수단을 국가가 대신 자행하였을때, 그 국가의 야만성에 대한 판단은 누가 할 수 있느냐의 문제에 봉착하게 되지요.
2. 목적형 주의 - 일반예방주의의 등장
목적형 주의란 형벌의 목적이 장래의 범죄를 예방하는데 있다고 해석하는 견해입니다.
이러한 목적형 주의는 국가의 형벌권 발동을 설명하는데 선구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보복을 국가가 대신해주는 것이 아니라 범죄를 방지하는 목적때문에 형벌권이 발동한다는 이론이므로 국가의 야만주의에서 인도주의적 측면으로의 전환을 가져왔습니다.
일반예방주의는 형벌을 사회에 대한 작용으로 이해하여 형벌의 목적은 일반인, 즉 잠재적 범죄인의 범죄를 억누르는 범죄예방에 있다고 생각하는 이론입니다.
자, 여기 신형 200만원짜리 노트북이 도서관에 방치되어 있습니다. 우연히 그 도서관에는 형사가 있었는데, 그 노트북을 훔쳐 달아나려는 도둑을 목격하였습니다. 형사는 잽싸게 그 노트북 도둑을 붙잡았고, 경찰서로 연행에 갑니다.
일반예방주의는 그 범죄현장을 목격한 일반인에게 주목합니다.
일반인들은 형벌권이 실행되는 것을 보고, 범죄를 저지르면 잡혀갈 것이라는 걸 알게되어 형벌권의 발동을 두려워하여 범죄를 저지르려는 마음이 사그라들 것입니다.
형벌권의 발동이 일반인들... 잠재적 범죄성향이 있는 일반인들의 범죄를 예방케 하는 것이죠.
(1) 베까리아.
1764년 이탈리아의 법학자 체사레 베까리아는 '범죄와 형벌'이라는 책을 내놓는데요. 그는 사회계약이론에 근거를 두고 계몽주의 형법사상을 이론적으로 전개하였지요.
그는 형벌권이란 시민이 사회계약을 통하여 공탁한 자유와 총화에 근거하여야 하며 이 근거를 초월한 형벌권의 행사는 권력의 남용이므로 부정한 것이라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우리 형법학에서 가장 중요한 범죄와 형벌을 미리 법률로서 정해아 한다는 '죄형법정주의'와 '범죄와 형벌의 균형론'을 주장하였으며, 형벌의 목적은 이미 죄를 범한 범인에게 고통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일반인이 다시 동일한 범죄를 범하지 않도록 예방하는데 있다고 하였지요.
(2) 포이에르 바흐
사진에 보이는 포이에르바흐는 너무나 유명한 종교학자이자 철학자인 포이에르바흐인데요. 제가 설명하려는 포이에르바흐는 이 철학자의 아버지인 법학자인 포이에르 바흐(1775~ 1833)입니다. ㅎㅎ 참 훌륭한 집안입니다. 아들도 아버지도 역사애 기리 남을 학자이니... ㅎ
포이에른바흐는 '심리강제설'을 주장했습니다. 위의 노트북의 예처럼 범죄의 성향이 있는 일반인들의 심리를 강제하여 범죄를 예방하자는 이론이었습니다.
3. 특별예방주의.
(1) 일반예방주의에 대한 비판
심리강제설은 국가의 야만적 형벌권을 범죄의 예방이라는 목적으로 설명하면서 인도주의적이고, 합리적인 형벌권의 근거를 설명했지만 여전히 국가의 형벌권의 오판가능성에 대해 합리적인 답을 제공해주지는 못했죠.
뿐만아니라, 일반예방주의는 잠재적 범죄자들을 모두 형벌권이 발동한 것을 보면,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것이라는 '이성적 인간상'을 전제로 한것이기 때문에.
순간적인 격정에 의한 범죄에 대한 형벌권이나 형벌의 집행을 보아도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범죄자들에게는 아무것도 통용되지 않아 범죄예방의 목적이 실현될 수 없게 되죠.
(2) 체사레 롬브로소
일반예방주의의 약점은 19세기 후반 롬브로소가 쓴 '범죄인론'이라는 책이 등장하면서부터 차츰 해소되기 시작합니다.
롬브로조는 형벌론에 '유전자'라는 독특한 과학적 견해를 집어넣었습니다.
롬브로조는 의사였는데, 교도소 보건의로 근무하게 됩니다.
롬브로조가 돌보는 환자들을 보니 골격과 형상이 비슷한 친구들이 비슷한 범죄를 저지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형벌론에 격세유전(隔世遺傳)이라는 유전학을 끌고 옵니다. 격세란 '사이뜰 격(隔)'자를 써서, 한세대를 건너 뛰면서 유전적 성질이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예전 저희 교수님은 김무력 장군의 예를 들어주셨어요. 가야의 김무력장군의 무예가 깊었는데, 손자인 김유신 장군의 무예도 깊었죠. 이렇게 할아버지에서 손자로 건너뛰는 유전을 격세유전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롬브로조는 범죄는 질병과 같이 선천적 소질에서 오는 필연적 현상이므로 이에대한 형벌도 치료적 입장에서 과하여야 한다고 했죠.
이로써 수천년동안 범죄만 쳐다보는 응보형주의에서 일반인을 쳐다보는 일반예방주의로 흘러온 형벌의 이론이 드디어 범죄인 자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물론 롬브로조의 격세 유전은 말도 안되는 소리로 결론이 났지만, 그가 펼쳐낸 특별예방주의 이론은 그 후, 페리, 가로팔로, 마부르크 강령의 리스트로 이어지면서 점차 발전하여서 치료감호, 보호감호 등의 범죄인의 개선, 교화에 노력하게 만들었고, 범죄인의 개선, 교화에 초첨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법률의 오판가능성을 최소화 할 수 있게 되었죠.
(3) 특별예방주의에 대한 비판과 결론
특별예방주의도 여러가지 비판에 직면합니다.
범죄의 개선 교화에만 목적이 맞춰지면, 범죄자들이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어 더 큰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위험이 있고, 범죄자의 개선, 교화를 위해 지불해야 할 대가가 너무커서 국가의 재정낭비로 이어질 수 있으며, 형벌이 범죄인의 사회복귀를 위한 교육이라는 이유만으로 형벌의 정당성을 한정할 수도 없는 문제지요.
형벌은 세가지의 요소.
즉 응보적 요소와 일반예방적 요소, 특별예방적 요소가 적절하게 혼합될 때, 형벌권의 효과가 극대화 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은 다소 딱딱한
여러 이론을 살펴보고,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봤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피해자와 일반인이 범죄의 근심없이 살아가는 것일 겁니다.
어떡하면 효과적인 범죄예방과 안보가 이뤄질 지 많이 생각해보면서도 인도주의적이고, 합리적인 면을 포기하지않는 깨시민이 되시길 바래봅니다.~~~
안녕~~~
첫댓글 형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이론이 있다는 것을 오늘 글을 보고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또 다소 긴 글을 읽어주시니 저도 감사합니다.~~ㅎ
@천상의빛 천상의 빛님이 워낙 잘 정리해 주시니까요. ㅋㅋ 글도 유려히 잘 써주시지만 감성적인 글도 곧잘 써주시고, 읽는 걸 좋아해서 님 글 좋아합니다. ㅋㅋ
@JH1051 저도 이런 글 울 JH님 만은 읽어주겠지 하고 씁니다. ㅋㅋㅋ
@천상의빛 ㅋㅋ 좋은 글이라 많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천상의빛 뭐지 난 읽으면 안되겠넹....댓글 지워야겠넹.흥,,,ㅋㅋㅋ
@난이 ㅎㅎ 울 이모는 제 이모시죠. 제 글은 반드시 읽어주시는 분이시잖아요. 이모는 뭐든지 제외! 1등위에 있는 모랄까.. 그런거라서요. ㅎ
@천상의빛 천상때문에 웃네.....나가 천상이 이모여,,,,,,아이고 뿌듯혀,ㅎㅎㅎ
법이라는 게 역사가 깊은 만큼 그만큼의 다양한 이론이 나오는 것 같네요.
법...... 쉽지만은 않네요.
그러니까요. 저도 공무원 시험공부할때 형법개론 배웠었는데. 어휴.. ㅠㅠ 천상의빛님 존경합니다.지금은 기억이 전혀 안납니다.
격세유전 잼있는 이론이네유 대머리도 한대 걸러서 나타난다고 하던데...학교에서도 중2애들이 엄첨 유난하면 다음 해의 중2들은 좀 조용하지 해갈이 한다고하는데,,,다 읽고 완전히 이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칸트 헤겔 같은 아는사람 올만에 나오니 아는척 학고 싶네유 ㅎㅎㅎ
여윽시 우리 난이이모! ㅎ 격세유전 재밌죠? 울 이모는 알아줄지 알았어요. ㅋㅋㅋ
그런데 격세유전은 조금.. 우생학과 맥이 닿아 있는 것 같아 조금은 섬뜩하긴 합니다. 범죄자의 골격과 유전자라는 부분이 좀 그러네요.
형벌이론을 과학적으로 접근하긴 했지만, 실험과 증명을 통한 과학적 이론이 아니었죠. 그러다보니 헛점이 많지만 신박한 이론인 것만은 분명한 것 같아요. ㅋ
@천상의빛 그러니까요. 당시에 나올 수 있을 신박한 이론입니다. ㅋㅋ 글을 보니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JH1051 그전에 그알에서 살인자 찾는데...dna가 나왔는데 그 dna중에 우리나라 현씨성을가진 남자들만 가지는 형질이 있어서 범인 잡았는데...그거보면서 정말 섬뜩했는데...
@난이 유전자 감식같은 확실한 증거로 해서 진범을 잡는다면 좋겠지만, 그저 골격과 혈연관계만으로 범죄자군을 확정짓는건 조금 다른 문제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JH1051 마이너리트 리포트 생각나....미리 범죄를 예언해서 차단하는 유전자 형질도 그렇게 악용될수 있겠지? 과학이 발전하면....그리 될수도 있겠다...
히틀러가 유대인을 살해한 것도 우생학이랑 관련이 있겠넹....자꾸 섬뜩해지네유 ㅋ
@난이 안좋은 일들은 미리 막고 더 좋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행복한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 소원입니다.ㅋ
@JH1051 이곳이 그런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ㅎㅎ고양이 넘 이쁘다..환장혀
@난이 저도 난이님이 좋다하시니 좋네요.^^
여기가 수준 높은 글이 많다는 곳인가요?
ㅎㅎㅎㅎ
잘 찾아오셨어유....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