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탄
이제 함 둘러 볼까요.-수도 타슈켄트
가이드 말대로 잠이 깬 건 4시반이었어. 나중에 아침 먹으면서 들어보니 누군가는 두시반에 일어나서 호텔을 서성거렸다더군. 대충 다시 잠을 청하여 일곱시쯤에 일어나서 씻고 TV를 켰더니(TV는 브라운관 20인치 구형임) 물론 온통 우즈벡방송인데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보니 YTN, 아리랑, KBS?? 등 3가지가 나오더라고 물론 화면은 흔들리고 지직거리고 하지만 그래서 최소한 뉴스는 볼 수 있어서 국내 소식은 모두 알 수가 있었어.
아침은 호텔부페였는데 주로 빵위주의 식단이 준비되어 있었어. 대충먹고 호텔밖을 나왔더니 상쾌한 공기가 참으로 시원하게 느껴지더라고. 주위를 둘러보니 호텔 바로 앞에 작은 건물 전면에 ‘HYUNDAI' 라고 선명하게 쓰인 간판이 있더라고. 차량은 주로 소형차인데 아침이고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아주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였어.
버스에 오르자 눈이 내리기 시작했어. 여기는 겨울이 우기라서 늘 눈비가 온다더군. 가이드에게 살짝 물어 보았더니 가끔씩은 해가 나기도 한다더군. 우리로서는 상상도 못할 날씨인것이지. 눈이 와도 해가 나기만 하면 금방 녹아 버린다는군. 여기 햇빛은 자외선의 강도가 한국의 6배정도 된다더군.
거리에 나서니 차가 별로 없었지만 신호등이 이상하더라고. 가이드에게 물어 보았더니 여기는 좌회전 신호가 없다는 거야 즉 마주보고 직진신호가 떨어지는데 그러면 좌회전 차량은 앞에오는 차량이 다 지나가거나 지나가는 중간에 알아서 좌회전을 하는 것이지 또한 우회전 차량도 직진신호가 떨어졌을 때만 우회전을 하더라고. 신호대기중 앞에 차량이 10대정도 있었는데 그중 5대가 마티즈 였어. 가끔씩 세라토가 눈에 뛰는 정도였어.
대우 김우중회장이 글로벌 경영을 외치면서 건설해 놓았던 대우자동차 공장이 아직도 현지에서 생산을 하고 있다더군. 그러니까 세라토 정도면 한국의 그렌져급이라고 하면 될 것 같아.
처음 들른곳은 독립기념광장과 대통령집무실, 정부청사 등이었는데 사실 별로 볼 것은 없더라고. 여기 대통령은 20년전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한 후부터 계속 집권해 왔는데 아들이 없어서 지금은 두 딸과 함께 전권을 휘두르고 있다더군. 대통령이나 두딸이 나서서 되지 않는 일이 하나도 없다고 하더군. 전형적인 후진국인 것이지.
이렇게 시내를 다니는데 도대체가 사람이 없는거 있지. 다 어디 가서 무얼 하는지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기가 어려울 정도야. 여기 우즈벡인구는 약 2,600만명, 수도 타슈켄트는 250만 그중 결찰이 20만, 군인이 8만. 바로 경찰국가인데 가이드에게 물어 보았더니 여기 사람들은 날씨가 조금이라도 추우면 도무지 밖에 나오지를 않고 집안에만 틀어 박혀 있다더군.
저녁에는 8시만 되면 거의 모든 상점이 문을 닫고 집으로 들어 간데네. 그래서 여기 우즈벡은 밤문화가 없는 곳이라는군.
소득은 2,000불 정도고 대졸초임호봉은 250불, 의사는 300불 정도인데 그래도 의사는 벤츠를 타고 다닌다네. 이유는 환자가 병원가면 약도 환자가 구해서 써야하고 수술한번하면 500불에서 1,000불정도의 뇌물이 필요하다더군. 버스요금은 우리돈 600원, 전철이 500원, 택시는 따로 흥정해서 가격을 정하고, 거주등록제가 있어서 타슈켄트 이외 사람이 타슈켄트에 살 수 없도록 법으로 엄격하게 규제를 하고 있다네. 글자 그대로 타슈켄트는 특별시라서 엄청난 특별혜택을 받으면서 살아가는 곳이 바로 수도 타슈켄트라더군. 수출흑자목표를 달성하려고 석유수입을 덜 하게 되는 10월경에는 전기 및 가스를 지방은 일부 끊어 버리기도 하고 주유소에 기름이 모자라서 난리를 친다는군.
‘아미르티모르’박물관에 갔는데 여기서는 모든 유적지가 아미르티모르와 관계가 있더군. 도대체가 아미르티모르를 빼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더라고. 아미르티모르는 우즈벡의 역사로서 인식되어져 있더라고. 사실 아미르티모르는 장군으로서 거의 500년을 집권한 절대권력자였어. 바로 징기스칸 같은 그런 인물로 추앙받고 있더군. 아모르티모르 박물관에서는 사실 그리 볼 것도 중요한 것도 없어 보였는데 천정이 황금색으로 장식되어 있었는데 가이드 말로는 천정을 장식하는데 황금 2,600킬로그램이나 소요 되었다는군.
여기는 관광문화가 발달하지 않아서 이런 유적지나 큰 건물에 주차장시설이 전혀 없었어. 그래도 차와 사람이 별로 없으니까 불편한 점은 전혀 없더라고.
대충 구경하고 하스트맘사원에 들렀는데 사원이라야 웅장한 건물하나밖에 없고 일층방에는 각종 공예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상점으로 꽉 차 있었어. 공예품의 수준은 상당히 정교하고 예쁜것들이 많았는데 주로 목공예, 가죽공예, 접시공예, 박공예, 천공예 등이었는데 여기서도 흥정을 잘 하니까 처음 가격의 40%정도에도 구입이 가능하더라고. 웅장한 사원벽은 주로 푸른색의 도자기를 구운 벽돌로 만들어져 있고 그 규모에 비하여 짜임새 라든가 실용성은 영 아닌거 같았어. 왜 이런걸 만들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정도였어. 그저 권력자가 자신의 위엄과 권위를 상징하기 위해 건물만 덜렁 만들어놓은 듯한 그런 느낌이었어.
대충 보고 우리는 역사박물관으로 갔어. 여기는 석기시대유물, 청동기시대 뭐 이런 것들이 있었는데 볼 것은 없고 건물입구 한편에 한국관이 마련되어 있더라고. 들어가 보니 한옥, 한복, 생활상(김치만드는 광경), 전통음악 등이 전시되어 있었어.
점심은 어제 저녁에 먹었던 해들이에서 대충 한식으로 먹었는데 제육볶음과 된장찌개 였어.
점심을 먹는데 그래도 술이 있어야 하지 않겠어. 가이드에게 부탁을 했더니 가이드가 가게에 가서 보드카를 사 왔더라고. 여긴 가게들이 모여 있는 경우가 많다는군 예를 들면 술파는 가게는 술파는 가게끼리 따로 모여서 장사를 하는데 간판조차도 제대로 없이 장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야. 보드카는 무색무취라고 하는데 마셔보니 전혀 거부감이 없고 아주 순하게 느껴지더라고. 가이드 말로는 보드카는 마시기는 쉬워도 일어나기는 어렵다네. 일어나는 순간 술이 깜빡 취해서 쓰러지기 일쑤라는군. 물론 빨리 깨기도 한다는군.
점심을 먹고 우리는 시내에 있는 TV타워에 구경하러 갔어. 타워에 들어가려는데 입장료를 내는데 웬걸 가이드가 돈을 한뭉치나 들고 계산을 하는거야. 물어 보았더니 이곳 우즈벡에서의 최고고액권은 1,000숨이라네. 우리돈 400원 정도. 음............그러면 결국은 우리나라기준으로 판단한다면 5만원권, 1만원권, 5천원권, 1천원권은 없고 오직 5백원짜리 지폐만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면 이해가 빠를 듯. 다섯명이서 고기집에서 식사하여 식사대금이 15만원 나왔다면 음...100장짜리 돈다발 3묶음을 지불해야 한다는 결론.........
타워에 입장하는데 검색이 얼마나 심한지 공항에서의 검색과 전혀 다를 바가 없었어.
여기 사람들은 이 타워를 엄청난 건축물인양 소중히 하면서 누군가가 폭파하지나 않을까 염려하는 분위기였어. 사실 타워 중간 즉 8층까지만 올라가는데 사실 거기는 내가 사는 아파트에도 미치지 못하는 높이인데 말이야.
올라가는 중간에 세계의 타워모형물을 설치를 해 놓았는데 서울타워도 태극기와 함께 한자리 차지하고 있더군. 올라가니 사실 시내가 잘 보이기는 하더라고 높은 건물이 별로 없어서일거야. 둘러 보았더니 일요일인데도 시야에 보이는 반경내에 사람이 다섯명이 보이더군. 날씨는 눈비가 오락가락하여 우중충한데 사람은 없고 진정 타슈켄트는 죽음의 도시인가?
그래도 8층에는 레스토랑이 있어서 또 가볍게 조금 먹고 있는데 우리가 앉아 있는 테이블이 천천히 돌아가더라고. 어......제법이네........
대충 놀다가 오페라 구경을 갔어.
도제니티의 ‘사랑의 묘약’ 이라는 오페라였는데 난 사실 촌에서 살아서 문화적으로 많이 고픈 사람 아니겠어. 상당히 기대를 가지고 봤지만 어쩌겠어. 언어가 통해야지. 대충내용이야 알고는 있지만 언어가 통하지 않으니까 감흥은 그리 깊지 못하더라고. 일행들 모두 지겨워 하는 눈치였어.
저녁 먹으러 갔는데 입구에서 고기 굽는 냄새가 코를 찌르는 거 있지. 여기는 양고기와 돼지고기를 즐겨 먹는데 오늘은 직화구이를 내어 오더군. 상당히 고급식당이었는데 둘러보니 현지인들이 대분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고려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한팀이 있었어.
이곳 우즈벡에는 고려인족이 약20만 정도 된다는군. 우리 교포는 2,000명 정도.
식사는 항상 풍성해서 많은 음식들이 남아 나갈 정도였어. 양고기와 돼지고기 직화구이는 짭짤한게 맛이 있더라고. 여기 우즈벡사람들은 우리보다 더 짜게 먹는거 같아. 일행들의 공통적인 얘기가 왜 이렇게 음식이 짜냐는 거였어.
대충 식사가 이루어지고 분위기가 무르익자 무대에서 가수가 노래를 불렀어. 첫곡은 현지우주벡 노래였고, 이어서 우리를 위해서 가요를 불러 주더라고. 녹색지대의 ‘사랑을 할꺼야’, 원더걸스의 ‘노바디’, ‘백만송이 장미’(원어)등이었는데 우리는 모두 신이 나서 손뼉치고 손흔들며 같이 따라 부르며 즐거워 했는데 조금 있으니 현지인들이 테이블중간으로 나와서 춤을 추기 시작하더라고 따라서 현지 고려인족으로 보이는 팀들이 나왔고 결국에는 우리팀도 같이 합세를 해서 한참을 신나게 놀았어. 이곳 사람들은 다민족이라 그 혈통에 따라서 외모가 확연하게 구분되고 있었어. 그 중 러시안계통의 여자들은 키가 크고 날씬하며 피부가 백옥같고 얼굴이 작으며 윤곽이 뚜렷하여 가히 미인이라고 할 만한 여자들이 곳곳에 있었어.
여기 식당에도 예외는 아니라서 170-180 정도의 키에 굽높은부츠를 신고 춤을 추는 모습은 정말로 아름다웠어. 가족끼리 온 사람도 있고, 연인과 같이 온 사람도 있었는데 연인과 같이 춤을 추고 있었던 한쌍은 정말 매혹적이더라고.
대충 정리하고 숙소로 돌아오니 10시가 다 되어 있었어. 대충 씻고 몇이서 모여 앉아 보드카 몇잔 들이키고 잠자리에 들었어.
첫댓글 타쉬켄트는 우즈벡에서 늘 꽉 지고 있는 도시라 하더군. 돈의 통제도 있고 ...잠시 몇 시간 지체하며 돌아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