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잃은 LA, 인종 초월 온통 눈물바다." LA에서 잡화점을 운영해 온 한국인
홍정복 씨의 장례식에 관한 기사 제목입니다. 흑인 폭동으로 잘 알려진 이곳에서
흑인들에게 ''마마''(엄마) 소리를 들어온 홍씨가 강도의 총격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것입니다. 홍씨가 흑인들에게 보여 준 사랑은 매우 각별했습니다. 홍씨는 분유
살 돈이 없는 흑인 여성에게 물건을 거저 내주곤 했습니다. 자기 가게에서 맥주 몇 병을 훔쳐 달아나는 청년의 뒤에서 ''조심해, 넘어질라!''라며 걱정 어린 말을 해준 이야기는 흑인들 사이에 유명한 일화로 남아 있습니다. 이런 홍씨의 푸근한 정에 흑인들도 감사로 화답했습니다. 흑인 폭동이 일어났을 때, 흑인 주민들이 번갈아 가며 이 가게를 지켜
주었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LA 시의회의 허락을 받아 홍씨의 장례식을 ''지역사회장''으로 치렀습니다. 홍씨의 가게에는 ''목요일 휴업, 마마 장례식''이라는 팻말이 붙었고
주민들이 놓고 간 꽃다발, 촛불, 성경책, ''저들을 용서하소서. 그들은 자기가 한 일이 무엇인지 모릅니다''라는 성경 구절 등이 나붙었다고 합니다.
누군가 나의 이웃이 되어 주기를 기다리는 것은 주님의 가르침이 아닙니다. 내가 누군가의 이웃으로 사는 것이 주님의 방법입니다. 이웃으로 마땅히 치러야 할 사랑의 수고가 무엇인지 알고 주님의 뜻이 거기에 있음을 믿으며 행하는 것이야말로 홍씨의 삶이
가르치는 메시지입니다.
-「사람의 향기, 신앙의 향기」/ 박명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