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의 새, 묘음조 ‘가릉빈가’
가릉빈가(迦陵頻伽)는 불경에 나오는 상상의 새를 말하며, 줄여서 ‘빈가조(頻伽鳥)’라 부르기도 한다.
산스크리트어 ‘칼라빈카(Kalavinka)’의 음사(音寫)이다.
아름다운 목소리로 울며, 춤을 잘 춘다고 하여 묘음조(妙音鳥), 호성조(好聲鳥), 미음조(美音鳥),
선조(仙鳥) 등의 별명이 있고, ‘극락정토에 깃들어 산다’고 하여 극락조(極樂鳥)라고도 부른다.
불경 《아미타경》 《정토만다라》 등에 따르면 극락정토의 설산(雪山)에 살며, 머리와 상반신은 사람의
모양이고, 하반신과 날개·발·꼬리는 새의 모습(인두조신상 人頭鳥身像)을 하고 있다.
인두조신(人頭鳥身) 형상의 영험한 존재로 알려지며, 주로 인간의 상반신에 깃털달린 화관(花冠)을
쓰고 악기를 연주하는 형상으로 묘사된다.
이 상상의 새의 무늬를 조각한 불교가 성행했던 통일신라 시대의 수막새 기와들과 구리거울이 지금도
전해 오고 있으며, 가릉빈가가 새겨진 와당(瓦當)은 황룡사지를 비롯하여 분황사지, 삼랑사지, 임해
전지 등 여러 유적에서 발견되고 있어서 성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는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그러한 인두조신상이 나타나며, 고려시대 부도탑의 기단부에 새겨진
가릉빈가의 형상이 나타난다. 여기의 가릉빈가는 생황을 불고 있거나 피리, 비파를 연주하는 주악상
(奏樂像)이 대부분이다.
[출처] 상상의 새, 묘음조 ‘가릉빈가’|작성자 일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