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가 아마도 50대 초반이였을것이다. 복지관에서 미용봉사를 하시는 선생님께서 나를 데리고 수영장에 갔다. 기억이 안 나는데 내돈으로 수영복을 샀는지 미용선생님께서 사준건지 모르겠다. 수영복을 입은것만으로 나는 너무나 챙피해서 가능하면 몸을 물로 가리고 있었는지, 물속에서 눈을 감고 있었는지.... 갑자기 " 눈 떠! " 하고 소리를 질러서 놀래서 물에서 일어섰던것같다. 알고는 못할것은 많기도 하다. 수영을 배워야한다고 했으면 아마도 그곳에 가서 강사로 부터 그렇게 호되게 야단도 맞지 않았겠지. 별 생각없이 나는 수영강습라인에 들어가 있었던것이다. 처음이라 킥판잡고 발차기를 했겠지. 아님 호흡법이라도 배우고 있었을것이다. 기가 막힌 수영선수인생은 그렇게 시작이 되었다 하하. 금메달하나에 동메달도 하나 가지고 있으니 분명 수영선수로 출전했던것은 정확한 역사이다. 동생들이 와서 나의 메달을 보고는 너무 의아해하면서 '누님의 체력으로 이것을 따셨다니 그저 의문스럽기만 하네요 ㅎ' 하고 웃는것 같아 내가 죽기전에 그 비밀을 이야기 해주고 갈테니 내가 죽을것 같다고 하면 모두 모여야한다고 했더니. 아주 당황해 하면서 "우리 누님이 왜 죽어요" 한다.
며칠동안 열심히 수영강습을 받아 보았지만 짧디 짧은 다리에 툭 튀어나온 배에다 키는 왜 크지 않았는지?. 발은 왜 또 그리 작은지. 여러가지가 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강사님도 일찌감찌 나를 제껴놓고는 그래도 싫은 소리는 별로 하지 않았다. 한번이라도 싫은 소리했으면 1의 자격도 없는 나는 잘난맛에 그만 두었을것이다. 그렇게 헥헥거리며 다니는데 남편이 하루는 정색을 하고는 "그만두지. 운전도 못 배웠는데 그 어려운 수영을 배울수 있을까?!. 그냥 냇가에서 발차기나 하든지. 이게 집안꼴이 말이 아니잖아." 그 날도 얼마나 애를 썼는지 헉헉거리고 있으니 남편이 결론을 내주려 했다. 벽에 기대고 체력을 회복하다가 내가 이렇게 말했다. "3개월만 해 볼게요. 수영은 나 혼자만의 힘으로 하는것이 아니고 물이 도와주기 때문에 물만 잘 꼬이면 뭐가 될것도 같애요. 그 때도 안되면 그만 둘게요."
나는 동영상을 보면서 집에서도 수영연습을 했다. 누워서도 천장에 수영하는 그림을 그리면서 잠들기전까지 했다. 강습때는 밥도 줄여 배를 가볍게 하고 30분 먼저가서 연습하고, 강습이 끝나고도 30분 더 연습을 했다. 그때 나는 한문선생님을 모시고 한문시험공부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비염이 심하게 걸려서 선생님 보기에 매우 민망했다.
계속적으로 맑은 콧물이 흘러내리니....
단피요법을 책에서 읽고 당장 실천하고 이래저래 많이 치료했더니 괜찮아졌다.
그 때 단피도 많이 팔아 먹었네 ㅎ. 수영을 하다 호흡이 엇박자가 되면 귀에 물이 들어가는데 수시로 물이 들어가더니, 마침내는 중이염에 걸려 한쪽 귀가 어마무시하게 부어올랐다. 병원에서는 외이도염이라도 해서 이리저리 공부하고, 약 달여먹고 병원다니고 다 치료했다. 주사를 맞고 돌아오는데 귀가 막 줄어드는 느낌이 나서 나의 노력은
항상 허사가 되지 않는다는것을 실감했다.
마침내 팔꺽기에 들어갔고 3일동안 집에서 연습하다가 몸살이 나고 말았다.
또 일어나 변방강사님께 "내가 팔꺽기를 해 볼테니 되는지 봐주세요" "아이구 됐어요!"
하셔서 난 백배의 기를 받아 본강사님한테도 합격점을 받아냈다. 30명 강습생중에서 꼴찌로 다녔는데 난 중간으로 들어가야지 하고 목표를 세웠다.
그 때 부터 쇠고기를 조금씩 사다가 남편도 안주고 살짝 구워서 조금씩 먹었다.
나중에는 돈이 없어 수입쇠고기를 사기도 했다.
한번 남편한테 들켜서 돼지고기로 바꾸기도 했었다.
드디어 나는 열번째 안으로 들어가는데 성공했다.
작은아이때문에 인천에 가서 지낼때도 사설수영장에 비싼 돈내고 다녔다.
그런데 그곳은 연습할곳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모두가 수영선수들 뿐이라 함께하는것을 싫어했고 걸리적거린다고 소리소리 지르곤했지만 나는 살짝 살짝 다니면서 끝없는 노력을 했는데 딸도 똑 같은 말을 했다. 왜 그리 열심하냐고........!!.
'네가 엄마 마음을 어떻게 알겠니?!. 그리고 그 맛은 또 어떻게 알고'
아빠한테는 말하지마했더니 다행히 아무일 없이 나는
그 어렵다는 돌핀킥까지 거뜬히 해냈다.
그 뒤로 비싸게 산 옷들을 차마 버리지 못하고 장농에 넣어두었는데 수영한지 몇년 지나자 그 옷들이 착착 맞아 들어가는데 스스로 놀래면서 비툴어진 자세가 많이 바로 되었다는것을 그때서야 실감할수 있었다. 수영을 하기 위해서 걷기를 하고, 자전거를 타고, 단백질을 섭취하고, 오로지 수영을 잘하기 위해서 혼신을 다했다. 수영을 하러다니기 위해서 그 날은 다른 일정도 잡지를 않고 있다. 쉬지않고 한시간 수영을 하면 700칼로리가 소모된다고 한다. 신체가 짧아서 더 소모될지도 모른다ㅋㅋ.
그리고 요새 다시 좌측몸이 추워지면서 코감기에 시달렸는데 선생님께서
도와주셔서 이제 괜찮아지고 있다.
젊은 30-40대에 나는 늘 몸이 좋지 않아서 남편에게 싫은 소리도 많이 듣고 우울증에 빠져서 힘들었다. 지금 오히려 그 때 보다 건강하다. 몸도 마음도.....!!.
항상 최선을 다해서 살고, 또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그 저 우리에게는 오늘만이 있을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