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02년 3월 22일 금요일 오전 10∼저녁 10시
장 소 : 궁전 커피숍 (나운동)
누 가 : 군산시립국악원 설립 추진위원회
21세기는 각 나라간의 국경이 초월되는 글로벌 시대라고 말한다. 이같은 환경에서는 무엇보다 정보와 문화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정보가 국경없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수단이라면, 문화는 민족의 자존과 차이를 구분짓는 잣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각 민족간 차별성의 기준이 되는 문화는 민족의 혼과 뿌리에 바탕을 두어야 할 것이며, 민족의 혼과 뿌리를 근간으로 하는 전통문화의 대중화는 글로벌 시대의 출발점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업으로 인식된다.
또 21세기는 서해안 시대임을 강조한다. 호남의 관문인 군산시는 이 같은 지리적 요건에 걸맞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시대적 요구에 직면해 있다. 즉 그 어느때보다 외래인과 외국인의 왕래가 잦을 것이며, 이들이 타 도시로 나가지 않고 군산에 머물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예술분야는 물론 음식 및 관광분야 모두가 균형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군산시민의 절반도 안되는 남원시를 비롯, 정읍시 그리고 고창군의 경우 이미 수 년전부터 시립국악원을 설립하여 상시 공연체제로 운영하면서 자기의 고장을 찾아오는 외래인들에게 전통문화의 고장임을 자랑하고 인식시키면서 그들이 다시 찾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볼 때, 군산시의 경우 전통예술을 바탕으로 하는 상시공연장의 확보와 공연단을 관리할 수 있는 시립국악원의 설립은 필요성을 넘어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음을 알 수 있다.
군산시는 1948년 서울에서 국립국악원이 태어나던 같은 해에 군산국악원을 설립하여 전통문화의 대중화에 앞장서 온 역사깊은 도시이다. 따라서 그동안 배출된 유능한 인재들이 전국 각처에서 활동하며 군산이 전주시나 남원시 못지않는 뿌리깊은 전통문화의 산실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현재에는 이같은 전통을 이어받지 못하고 오히려 전통문화의 불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군산에서 그동안 배출된 유능한 학생들이 고향에서 활동하지 못하고 타 도시로 나아가 그곳을 위해 활약하는 일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인재들의 유출을 막는 일과 이들이 우리 고장을 위해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일은 무엇보다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글로벌 시대의 전통문화에 대한 중요성을 시민들에게 인식시키는 일과 서해안 시대의 관문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담당하며, 또 시민들에게 시대에 걸맞는 문화를 배우고 접할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군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많은 전통예술인 및 동호인 그리고 이에 뜻을 같이하는 시민들과 함께 시 당국에 시립국악원의 설립을 촉구하고자 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