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문화로 살펴보는 한국인.
요즘 우리 한국 사람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블로그. 대표적으로 싸이월드 미니홈피 를 들 수 있다. 블로그라 하면 인터넷 웹 상에 자신의 홈페이지를 만들어 자신의 개성과 관심에 맞게 자료를 올리고 자신의 생활을 공개하며 소통하는 인터넷 공간이라 생각 되어진다. 인터넷이라는 도구가 매스미디어의 중요한 매개체로 떠오른 요즘, 난 우리 생활 속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블로그 문화를 살펴 보고자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특정 소수만이 그것도 어린 학생들이나 특정 직업인들만이 하던 블로그 문화는 이제 누구나 다들 쉽게 하는 또 인터넷을 하는 시간의 대부분을 할당하는 것으로 변화하였다. 나 역시도 처음 시작했을 당시 만큼 자주는 아니어도 정보 검색과 과제를 끝마친 뒤 틈이 날 때엔 항상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켜놓곤 한다.
누구나 자신 만의 소중한 공간에 자신의 소박한 하루 일과를 올릴 수도 있고, 친구들과 소중한 대화를 나눌 수도 있으며 오프라인에서 끊어졌던 인연들도 만날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블로그가 해주고 있다. 그 공간에서 만큼은 연예인 못지 않게 자신을 표현하며 인기를 얻을 수도 있다.
이런 모습 속에서 나는 점점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강해지는 한국인들을 볼 수 있다. 물론 이런 모습은 블로그 현상 이전부터 한국 젊은이들의 새로운 특징으로 떠오르는 문제였다. 현실 속에서 표출 할 수 없는 분노나 불만은 인터넷 세상 속에서 거친 언어로 표출 되어 지기도 하고, 서로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로 헐뜯고 비방하는 일도 많다. 또 여러 사이버 범죄가 사회 문제로 나타나기도 했었다. (이런 사이버 범죄 혹은 사이버 세계의 거친 문화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실제 생활 속에선 소심하고 내성적인 면이 많다는 소리도 있었다.)
자신의 블로그 속에서 이런 모습을 더 찾아볼 수 있다. 자신감이 없거나 내성적인 사람도 자신의 공간 속에서는 주인공이 되고 나를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편한 대화도 주고 받는다. 또 약간은 서먹한 사이 일지라도 친한 관계를 맺으며 소통한다. 또 매일 매일 자신의 일상생활을 업데이트 하거나 일기 형식의 글을 쓰면서 자신을 드러내게 된다. ( 요즘 거의 모든이들이 소유 하고 있을 듯한 디카와 폰카의 열풍에 블로그의 역할이 대단히 컷을 것이다.)
이런 장점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생활이 점점 사라지고 자신이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 부분까지도 공개되며 서로 모르는 사람과의 사이에도 비방과 욕설이 오가기도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의 이중생활" 블로그 속에서 가장 크게 나타나는 우리의 현실이기도 하다. 온라인 속에서 활발하던 사람이 밖으로 나온 세상 속에서는 사람 앞에 나서질 못한다거나, 서로의 블로그를 오가며 친분을 과시한 사람들도 막상 얼굴을 대하면 처음 만난 사람들마냥 서먹하기 그지 없어진다.
우리는 자기 표현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하지만 진정 적극적인 자기 표현은 못하고 있는 것 아닐까. 사이버 세상 안에서 만의 자기표현만이 존재 할 뿐 현실 속에서 스스로를 표현하는 것을 꺼려하고 어려워하며 점점 인터넷을 통한 표현만으로 만족하고 있지 않은가.
사이버 속에서만 자신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점점 더 현실 속에서의 발언권을 포기하고 있다. 혹 더 나아가서 우리는 현실보다는 블로그 속에서만의 세상만을 살고 싶어하는 것은 아닐까. 물론 아직은 현실세계가 우리와 더 밀접하지만 어린 세대로 갈수록 인터넷 문화는 인간을 지배하며 점점 더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추세다.
물론 자신을 표현하고 개성을 드러내는 것은 좋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이 아닌 사이버 속에서 더 적극적이고 활발하다면 다시 한번 돌이켜 보아야 할 듯 하다. 아무리 인터넷 문화가 중요해지고 인터넷 없인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지만 우리의 실제 삶이 인터넷보다 중요하단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지 않은가.
오프라인에서 내뱉을 수 없는 말들(물론 하지 말아야 될 말과 해야 될 말을 가려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을 자신의 인터넷 세상 속에서만 드러내며 불만을 고쳐간다 할지라도 진정한 본질은 변화하지 않는 것이다. 모든 문제에 점점 뒷짐지며 물러서서 방관만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인터넷 문화가 만들어 내는 현상인 듯 하다.
"내가 끼어 들 만한 문제가 아니다" 그 누구에게도 끼어 들고 빠지는 것이 아닌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다같이 심각하고 진지하게 고민하며 서로의 의견을 존중해 가는 것이 바람직한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시작이 아닐까. 세상 속에서 나의 생각을 점점 말하지 않고 어느 순간 내 생각이 없어질 때 우리는 집으로 돌아와 자신만의 블로그와 인터넷 공간에서 순간순간의 즉흥적 감정들을 내놓기도 한다.
나의 깊은 사고 없는 발언들이 상대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줄 수 있는지 우린 다시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아무리 시대가 변화하고 살기 좋아지는 세상이라 할지라도 모든 역사의 주인공은 인간 이어야 한다. 모든 문제의 중심에서 인간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그 문제를 풀어나갈 때 진정 살기 좋은 곳이 되는 것이다. 이런 문화는 인터넷 속의 거짓된 내가 아닌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상대방을 존중하고 내 의견을 당당히 내세울 수 있는 기본을 갖춘 내가 될 때 이루어질 것이다. 나 역시도 더 이상 블로그 속에서만 살아 있는 내가 되고 싶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