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인야구 경력 4년차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렇게 좋아해서 시작한 야구생활이지만 일요일마다 시간을 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였습니다.
때론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싶기도하고..경기에서 대패하는 날엔 그 자체가 또다른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작년에는 무척 힘든 한 시즌을 보냈습니다. 능력도 없으면서 덜컥 1년 임기의 감독직을 맡았다가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으며 능력있는 주전선수들의 부진한 참석(군입대,해외유학,개인사정 등등...)으로 맘고생도 많이 했더랬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주 포지션이 투수인데 팔꿈치부상으로 1년 내내 고생까지 덤으로 했었습니다.
그러나 어김없이 사회인야구 시즌은 돌아오고.... 토요일 저녁에는 술자리의 달콤한 유혹도 마다한체 유니폼과 글러브를 챙기고 있는 제 자신을 또 보게 됩니다.
100년전 이땅에 최초로 야구가 들어올무렵 선구자 역할을 한 YMCA야구단의 활약을 코믹터치로 그린 이 영화는 남다른 의미의 영화로 기억될꺼 같습니다.
오늘날 일요일마다 죽자사자 야구에 미쳐있는 저에게는 어떻게 보면 선배들이요 스승들의 모습을 화면을 통해 만난다는느낌...이것이 영화라는 매체의 힘이라고 봅니다.
야구를 통해 신분차이,나이차이를 극복하여 한데 어울리는 모습은 지금의 아마츄어 동호회 선수들의 모습과 마찬가지더군요. 게다가 Y야구단은 지금 제가 감히 넘볼수 없는 ...명실상부 국가대표의 역할까지 하며 일본팀과 "국가대항전"을 치룹니다.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의 조감독을 했던 김현석 감독은 감독데뷔작을 또(?)다시 야구소재영화를 택함으로서 얼마나 그가 야구광인지 짐작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 극장개봉 무렵에는 모 스포츠신문에 약 10회에 걸쳐 야구칼럼을 연재했는데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인지 야구하는 장면을 꽤나 "의도된 어설픔"을 적절히 섞어 잘 표현했습니다.송강호의 타격모습이나 김주혁의 투구동작은 자연스러운 편입니다.
출연하는 영화마다 180도 변하는 황정민, 어느세 훌쩍 커버린 량현량하의 모습을 보는 것도 이 영화의 잔재미입니다. <반칙왕>에 이어 부자로 나오는 신구와 송강호....여기서도 아버지께 무릎꿇고 맞는것을보고는 반칙왕을 기억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Y야구단은 야구를 소재로 한 영화이기는 하나 스포츠영화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시대배경 탓이라고 생각되는데 야구를 통해 백년 전 서민들의 모습을 그린 휴먼드라마라고 생각됩니다.
유니폼을 처음입고 거울앞에서 이리저리 비춰보던 송강호의 모습을 보고 너무나 흐뭇하였습니다
4년전 저또한 똑같이 그랬거든요....
그동안 줄곧 신던 스파이크가 이젠 수명을 다한것 같습니다. 2만원짜리 메이커없는 싸구려 였는데...지난 주엔 피칭을 하다 끈까지 떨어져 나갔습니다. 괜찮은 놈으로 하나 골라보러 동대문운동장에나 이번주에 가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