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2012-09-04 12면기사 / 편집 2012-09-03 21:54:11
왕의 사랑과 죽음 뒤에 숨은 용서·화해 메시지
글로벌아트오페라단 베르디‘가면무도회’ 13-15일 충남대 정심화홀
이탈리아 비극 오페라에 등장하는 여주인공들은 희생과 헌신이 그 특징이다.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면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포기하거나 변심하지 않는다.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처럼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병들어 죽거나, '리골레토'의 질다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려고 목숨을 바치기도 한다. 이에 반해 베르디의 오페라 '가면 무도회'는 남주인공에게 죽음을 선사한 의외적인 작품이다. 넘치는 혈기와 질투심으로 소프라노를 죽게 만드는 테너 주인공의 기본적인 이미지는 이 작품에서 완전히 뒤집힌다. '가면 무도회'의 남자주인공 구스타프 3세는 백성을 사랑하는 군주이며 연인을 배려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18세기 스웨덴 국왕 암살 실화 바탕
당대 왕실 화려한 분위기 완벽 재현
대형 무대∙고난도 성악 기교 볼거리
글로벌아트오페라단(단장 김영석)의 '가면 무도회'가 13일부터 15일까지 오후 7시 충남대학교 정심화국제문화회관 정심화홀에서 열린다. 글로벌아트오페라단은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지역 성악가들과 안디무지크 필하모니아와 함께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멋진 무대를 선사할 계획이다.
18세기 스웨덴 국왕의 암살 실화를 둘러싼 세 남녀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이 작품은 용서와 화해의 미학을 담은 베르디의 역작이다. 스웨덴의 계몽군주 구스타프 3세는 25세의 젊은 나이에 군주의 자리에 올라 새로운 정책으로 적극적인 개혁을 선도하다가 46세에 예기치 않게 생을 마감한다. 1792년 어느 날 스톡홀름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가면무도회에서 앙카르스트룀 대위가 쏜 총에 암살당하고 마는 것. 이 충격적인 암살 사건의 전말에는 어떤 뒷이야기가 숨어있을까?
▲글로벌아트오페라단 단원들이 오페라 '가면무도회'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사진=글로벌아트오페라단 제공
19세기 오페라 작곡가 베르디는 이 암살 실화에 앙카르스트룀 백작 부인과 국왕 사이에 허락되지 않은 사랑이 있다는 허구를 가미한 외젠 스크리브의 대본 '가면 무도회'를 주목하고 작업에 들어간다. 당시 이탈리아는 프랑스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 이탈리아의 독립투사에 의한 나폴레옹 3세 암살미수 사건이 일어나자 검열당국은 베르디에게 이 작품의 작곡 금지 명령을 내린다. 하지만 여러 차례 제목, 시대 배경을 변경해 가까스로 검열을 통과해 1859년 로마 아폴로 극장에서 초연된다. 당시 이탈리아 국민들은 '비바 베르디'를 외치며 그를 격려했다고 한다. '비바 베르디'란 당시 이탈리아 통일운동을 이끌고 있던 국민적 영웅 빗토리오 엠마누엘레를 지지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민의 응원에 힘입어 베르디는 죽음의 순간까지 용서와 화해를 노래하는 국왕 구스타보를 통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당대 왕실의 화려한 분위기와 사람들의 의상을 그대로 선보일 계획이다. 김인준 국민대 공연예술학부 교수가 무대 디자인을 맡아 18세기 스웨덴 왕실의 모습을 완벽 재현한다.
무대에 서는 성악가들은 난이도 높기로 유명한 베르디 오페라를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 객석을 감동으로 물들인다는 각오다. 리카르도 역에 테너 김영석, 곽진영, 아멜리아 역에 소프라노 이경은, 조현애, 박민정, 레나토 역에 바리톤 허진영, 길경호, 임희성 등이 맡는다.
김영석 단장은 "베르디 오페라는 규모가 워낙 큰데다 성악가의 고난이도 기교가 필요해 대전에서 공연된 적이 거의 없었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시민들에게 대전지역 오페라단도 수준 높은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보였다. 1만-7만원.
<☎042(485)3355
정민아 기자 mina@daejonilbo.com>
※ 베르디 / 가면무도회 줄거리
[Un Ballo in Maschera]
*원래 『구스타브 3세 또는 가면무도회(Gustave Ⅲ ou lebal masque)』
• 작곡 : Giuseppe Verdi
• 원작 : 프랑스 극작가 스크리브(Eugene Scrive:1791-1861)의 희극 Gustav 3세
• 대본 : Antonio somma 1809-1865
• 초연 : 1859년 2월 17일 로마의 아폴로 극장
• 구성 : 총 3막 (1막 1장, 2장 / 2막 / 3막 1장, 2장)
• 작품의 배경: 베르디의「가면무도회」는 1792년에 있었던 스웨덴 국왕 구스타프 3세의 암살사건을 소재로 한 오페라이다. 구스타프 3세는 정치적 대립으로 인해 앙카르스트롬 백작에게 권총으로 암살당했는데 오페라의 줄거리는 이 사건에다 앙카르스트롬의 처와 국왕이 밀애하는 내용이 덧붙여져서 더욱 극적이고 재미있는 작품으로 만들어졌다.
베르디는 1857년 나폴리의 산 카를로 극장으로부터 작곡의뢰를 받아 이 오페라를 불과 두달 반 만에 완성시켰으나 당시 나폴레옹 3세 치하에서 마침 암살미수 사건까지 있었던 터라 나폴리에서는 검열을 통과할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이듬해 1859년 2월 17일 이 오페라의 초연을 적극적으로 원했던 로마 아폴로 극장에서 초연하게 되었다.
그러자 작품 내용이 문제가 되어 결국 작품의 무대를 스웨덴에서 영국 지배하의 17세기 미국의 보스턴으로 바꾸고 구스타프 3세를 보스턴 총독 리카르도로 바꾸어서 공연이 허가되었다. 그렇지만 때로는 원작대로 구스타프 3세로 다시 고쳐 공연되기도 한다.
• 오페라 줄거리: 보스턴 총독인 리카르도는 자신의 충실한 비서인 레나토의 부인 아멜리아를 몰래 사랑한다. 그러나 레나토는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하고 역도들에게 생명을 위협받고 있는 리카르도를 걱정하며 그의 안전을 위해 충성을 맹세한다. 한편 터무니없는 예언으로 백성을 현혹시키고 있는 흑인 여자 점장이-울리카의 처형을 판사가 요구하지만 오스카가 그녀의 점이 매우 잘 들어맞는다는 말에 흥미를 갖고 점을 보기 위해 어부로 변장하고 그녀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리카르도는 불륜의 사랑을 단념하기 위해 점장이를 찾은 아멜리아를 발견하게 된다. 점장이는 아메리아에게 한밤중에 교수대가 있는 교외의 적막한 곳에 가서 거기에 자라고 있는 마법의 풀을 뽑으라고 처방한다. 이것을 들은 리카르도는 그녀가 자기와의 사랑으로 인해 고민하는 것을 알고 그녀를 동정하며 자기도 한밤 중 그 벌판으로 나갈 것을 결심하며 점장이의 집으로 들어간다. 점장이 울리카는 단번에 리카르도가 사람을 다스리는 귀인이라 알아 맞추고 그에게 그와 오늘 최초로 악수하는 사람에게 살해당한다고 예언한다. 리카르도는 재미있다는 듯이 따라온 측근들에게 악수를 청하지만 그 누구도 그와 악수하려 하지 않는다. 그때 그곳에 한발 늦게 도착한 레나토가 들어와 아무 사정도 모르고 리카르도가 무사한 것을 보고 그와 악수한다. 리카르도는 자신의 가장 충성스런 레나토가 자신을 살해할 리가 없다고 웃으면서 모든 사람들은 리카르도를 찬양한다.
보스턴 교외의 적막한 벌판에 아멜리아는 마법의 풀을 뜯기 위해 나타나고 아멜리아의 신변을 걱정하는 리카르도가 나타나 둘은 잠시 사랑의 기쁨을 맛보지만 리카르도의 신변을 걱정하며 따라온 레나토는 리카르도에게 반역을 노리는 자가 가까이 있다고 충고하자 리카르도아 아멜리아는 긴장한다. 레나토가 아멜리아를 알아보면 큰일이다. 리카르도는 면사포를 쓴 아멜리아를 레나토에게 얼굴을 보지 말고 시가지 입구까지 바래다 주라고 명령하고 떠난다.
바로 이어 톰과 사무엘이 역도들을 몰고 나타나지만 리카르도를 놓친 것을 분해하며 리카르도의 여자의 신분을 알아내려고 레나토와 다툴 때 아메리아는 더 이상 자신의 신분을 숨길수 없음을 깨닫고 이들 틈에 끼어들어 자신의 면사포를 들어 올린다. 역도들은 자기 마누라가 유혹당하는 것을 감싸게 되고 만 레나토를 모욕하고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레나토는 결국 리카르도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가면무도회가 열리는 날, 이런 사실도 알지 못하고 리카르도는 더 이상 아멜리아의 사랑을 방해하지 않기로 다짐하고 레나토와 아멜리아를 다른 곳으로 보내 주려고 생각한다.
리카르도는 오스카에게서 어느 부인(사실은 아멜리아)이 보내온 편지를 통해 무도회에서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가 있다는 내용이지만, 개의치 않고 가면무도회에 참석한다.
‘가면무도회’에서 리카르도와 아멜리아가 작별 인사를 나누는 순간 레나토는 리카르도를 칼로 찌르고 리카르도는 쓰러진다. 리카르도는 레나토의 새로운 곳으로의 발령장을 꺼내어 그에게 주고, 아멜리아가 결백하다는 것을 맹세하고 레나토아 다른 역도들을 용서해 줄 것을 부탁하고 레나토에게 아멜리아와 행복하게 살라고 말하며 숨을 거둔다. 사람들은 불운한 밤을 저주하면서 리카르도의 관대한 마음을 찬양하고 그의 명복을 빈다.
• 'Un Ballo in Maschera' 오페라 작품의 공연의 의의와 가치
해서는 안 되는 사랑,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한다는 것은 인간 사회 여건 속에서 인간의 힘으로서는 도저히 헤아릴 수 없는 숙명적인 사랑일 수밖에 없다.
권좌에 앉은 사람이 본인을 보좌하는 가까운 부하의 부인과 눈이 맞아 사랑의 감정이 싹터 올라 보좌하는 충신에게 치욕을 안겨주고 마침내는 충신의 손에 의해 죽어가는 것 역시 숙명적이라 하겠다. 사랑이란 어느 곳에서나 위력을 발휘한다. 그래서 사랑은 논리와 사고를 초월하여 존재하는 것이다.
베르디의 젊은 시절의 야심적인 이 작품은 어쩌면 그의 음악 드라마가 최고조로 상승했었던 시절의 작품임에 틀림없다. 곳곳마다 피어오르는 음악언어가 드라마와 일치되는 양상을 쉽사리 찾아 볼 수 있다.
오페라「가면무도회」는 가면무도회가 있는 마지막 장면만을 두고 오페라 제목이 쓰여지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첫 막부터 전 막을 통해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리카르도와 아멜리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 <http://cafe.daum.net/SPOFriends>에서
*사진 및 노래 : http://cafe.daum.net/saxophonecbclub
Oscar / Volta la terrea fronte
"빛나는 별을 보십시오." / 울리카의 예언과 점이 잘 맞는다며 그녀를 변호한다.
음원출처: http://www.sac.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