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 소재, 모티브, 스타일, 카테고리 등으로 분류해 다양한 트렌드 제시”
주얼리 트렌드는 레드카펫, 패션 런웨이, 그리고 실생활을 통해 예측된다. 그 결과는 디자이너들이 문화, 경제, 사회 요소로부터 받은 영향과 영감이 투영된 산물인데 사실상 어떤 트렌드도 극적으로 새로운 것은 아니다. 모든 스타일은 돌고 돈다. 다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혁신성이 가미되거나 감성의 변화를 반영할 뿐이다.
2013년 글로벌 주얼리 트렌드로는 크게 컬러, 소재, 모티브, 스타일, 카테고리의 5가지 분야에 걸쳐 정리할 수 있다.
컬러에 있어서는 올해의 색으로 선정된 에메랄드 그린과 작년에 이어 아르데코의 회귀와 함께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블랙 앤 화이트가 대세다. 소재로는 드루지를 비롯해 작년과 같이 자연주의 재료가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이며 캐보션 스톤의 약진이 기대된다. 디자인 모티브로는 새롭게 등장한 뱀과 동물, 시느와즈리, 고딕 모티브를 꼽을 수 있고, 주얼리 스타일로는 소프트 앤 스윗, 믹스 앤 밍글, 레이스 룩, 고급 코스튬 주얼리, 그리고 태슬이 대세다. 마지막으로 카테고리에 있어서는 귀걸이와 팔찌의 강세가 예상되는데 드롭, 후프 귀걸이, 그리고 작년에 이어 지속되는 커프와 매듭 팔찌의 활약이 돋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에메랄드 그린- 2012년이 탠저린 탱고(Tangerine Tango)라는 밝은 오렌지 빛의 해였다면 2013년에는 진한 에메랄드 물결을 기대해 보자. 색채연구소 팬톤(PANTONE)이 제시하는 2013년의 컬러인 에메랄드 그린은 지난 시즌 인기 있었던 파스텔톤의 민트 그린과는 확연히 느낌이 다른 그린과 블루가 오묘하게 섞인 진하고 톤다운된 색이다. 이미 수많은 패션 컬렉션과 레드카펫 위의 주얼리로 널리 사랑을 받고 있는 에메랄드 그린은 세련되고 고급스러우며 성장, 치유, 새로운 인생, 번영과 회복, 웰빙을 대표하는 컬러이다. 올해에는 고가의 에메랄드뿐 아니라 갖가지 녹색의 보석을 활용한 다양한 가격대, 크기, 디자인의 그린 주얼리가 거리를 수놓을 것으로 보인다.
블랙 앤 화이트- 2012년의 아르데코 스타일 여파가 아직도 남아있는 듯하다. 게다가 흑과 백의 대비로 추구되는 단순함은 복잡한 삶 속에서 생각보다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당분간은 다이아몬드나 백수정, 블랙 스피넬, 오닉스, 화이트 토파즈처럼 서로간 음과 양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블랙 앤 화이트 주얼리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드루지(Drusy)와 자연주의 소재- 2012년과 마찬가지로 원석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살린 주얼리, 특히 드루지 보석을 활용한 스타일의 인기가 계속될 예정이다. 드루지는 벨벳 위에 설탕을 뿌린듯한 반짝거림과 자유로운 형태로 인해 멋스러운 포인트 주얼리로 제격이다. 특히 저렴한 가격과 거의 모든 컬러로 산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올해에는 보다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캐보션(Cabochons)- 지난 몇 년 간 슬라이스(slice)가 장악했던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캐보션은 내포물이 많아 다면체로 연마하기 어려운 원석에 우아한 매력를 부여할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이다. 가격적인 부담이 적고 캐주얼한 의상과도 잘 어울리는 캐보션의 2013년 활약을 기대해 본다.
뱀 모티브- 2013년은 계사년 뱀의 해이다. 이미 불가리에서는 발빠르게 Serpenti 컬렉션으로 엄청난 양의 광고를 집행 중이고, 그 밖에도 수많은 디자이너들과 제조사에서는 스타일리시하고 시크한 뱀 모티브 주얼리 작업에 한창이다. 더불어 꽃, 나비, 해양생물과 정글동물 등의 꽃과 동물 모티브도 2013년에는 자주 눈에 띌 것으로 보인다.
시느와즈리(Chinoiserie)- 이미 패션계에서는 중국풍 모티브와 디자인이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주얼리에서도 대나무, 비취, 체리꽃 등 수묵화를 담아놓은 듯한 동양의 정서가 농후한 디자인을 기대해볼 수 있다.
고딕 모티브(Gothic)- 2013년에는 특히 해골 모티브가 기대되는 아이템이다. 기존에는 악세서리나 패션 주얼리 분야에서 주로 활용된 모티브였지만 올해에는 골드, 실버, 그리고 귀보석을 통해서도 고딕 모티브의 인기는 계속 될 전망이다. 고가의 하이 주얼리 브랜드에서도 상징적이거나 사실적인 표현을 통해 조금씩 고딕 무드를 가미하고 있다.
소프트 앤 스윗- 2013년에도 지속되는 금값의 고공행진으로 인해 앙증맞은 사이즈의 골드 팬던트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예측된다. 더불어 매트한 마감의 부드러운 스타일, 달콤한 반투명색의 보석을 활용한 드롭 귀걸이 등 ‘소프트 앤 스윗’ 주얼리가 전반적으로 사랑을 받을 전망이다.
고급 코스튬 주얼리- 경제불황은 드디어 코스튬 주얼리에도 널찍한 자리를 내주었다. 2013년에는 자연주의 소재, 데님, 헐렁한 실루엣의 캐주얼 꾸뛰르와 더불어 완성도 높은 코스튬 주얼리가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캐주얼 꾸뛰르 주얼리로는 안드라 닌(Anndra Neen)이나 미리엄 살랏(Miriam Salat) 같은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믹스 앤 밍글- 여전히 단색이 대세이긴 하지만 주얼리 디자이너들은 상반되는 색 또는 서로 보완적인 색들의 짝 맞추기를 통해 또 하나의 아름다운 창조물을 만들어낸다. 2013년의 스타일은 어떻게 상상력을 발휘해 창조적인 색감과 디자인을 구현하느냐가 관건이다.
레이스 룩- 수년간 계속되고 있는 레이스 트렌드는 혁신적인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2013년에 보다 발전되고 다양해진 형태로 나타날 전망이다. 보석 세팅 혹은 금속 자체만으로 표현되거나, 럭셔리와 심플 컨셉 등 온갖 종류의 소재와 스타일을 아우르는 창의성과 기술력의 조화를 기대해 본다.
태슬(Tassels)- 2013년에는 보다 다양한 종류의 태슬 귀걸이와 펜던트가 눈에 띌 것으로 보인다. 유색석과 러프한 다이아몬드 원석, 시드펄(seed pearl), 금속 체인을 활용한 디자인이 작년에 비해 업그레이드된 제품으로 나올 전망이다.
드롭 귀걸이- 귀밑으로 살짝 떨어지는 스타일의 드롭 귀걸이는 2012년 레드카펫의 대세였던 스터드 귀걸이보다는 확실히 특별함을 부각시켜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3년에는 로맨틱한 의상과 최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스타일로 재해석될 전망이다.
후프 귀걸이- 여성의 얼굴을 가장 돋보이게 해주는 스테디셀러인 후프 귀걸이는 2013년 여러 가지의 형태와 사이즈, 그리고 다이아몬드, 진주, 유색석, 에나멜 등을 활용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구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커프 팔찌- 매 시즌 패셔너블한 아이템으로 각광받던 커프 역시 2013년에도 인기가 계속될 전망이다. 착용하는 방법에 따라 다양성이 돋보이는 커프는 이제 착용범위가 손목뿐 아니라 팔 전반으로 확대되어 감각적인 스타일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매듭 팔찌- 골드나 실버 팔찌의 대체품으로 인기몰이중인 매듭팔찌는 여러 형태의 실이나 줄에 보석과 금속을 엮은 스타일이다. 매듭의 소재로는 가죽, 실크줄, 심지어 고무까지 다양한 소재가 쓰인다. 금속 팔찌보다 가벼우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글: 윤성원/주얼리 칼럼니스트
출처 : 주얼리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