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N' 피켓을 들고 항의하는 한 네티즌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에 분노한 네티즌들이 촟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밀양사건'에 대한 당국의 가벼운 처벌과 피해자 보호소홀, 수사관행 개선을 촉구하는 네티즌들이 11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예정대로 촟불집회를 강행했다.
이날 집회는 디시인사이드(이하 디시) '폐인'들이 주도하고 '웃긴 대학', '오늘의 유머', '마이클럽', '네이버카페' 등 여타 인터넷 커뮤니티 회원들이 다양하게 참여했다. 네티즌 '연합집회'라고 할 만한 이날 집회는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촟불과 피켓을 든 200여명의 네티즌 및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되었다.
저녁 6시 30분부터 교보문고 정문과 후문 등에 삼삼오오 산발적으로 서성이던 30 ~ 40명의 네티즌들은 7시께 이르러 일제히 후문쪽으로 모이면서 단일대오를 이루었다. 이 과정에서 지나가던 많은 시민들이 합류해 점점 인원수가 불어났다.
참석자들의 면면은 다양했다. 고등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고 여자보다는 남자가 훨씬 많았다.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온 가족들도 있었으며 일부 여중생들은 플래카드를 만들어 나오기도 했다. 초등학생의 모습도 보였고 밀양에서 올라온 네티즌도 있었으며 심지어 저녁에 내무반을 나온 의경도 있었다.
힌 고교생 네티즌은 '오늘 촛불 집회에 나오느라 기말고사도 아직 안끝났는데 시험 망쳤다'라고 투덜되기도 하였으나 해야 할 일을 당연히 한다는 듯 표정은 밝아보였다.
뚜렷한 주최측이 없었던 이 날의 행사 참석자들은 처음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쓰는 서로의 닉네임을 묻고 어색해 하다가 개죽이 망토를 두르고 나온 몇몇 디시폐인들의 주도로 장내를 정리하면서 점점 열띤 집회양상을 띄기 시작했다.
▶ 네티즌들은 자유발언을 하며 질서정연하게 집회를 진행했다.
'초햏인사이드'라는 네티즌이 집회를 주도하고 '..(점두개)' 라는 네티즌이 사회를 보았다. 이들은 디시에서 활동하는 '폐인'들이었다. '초햏인사이드'라는 디시폐인은 전날에도 디시의 각 갤러리를 돌아다니면서 집회공지를 띄우는 등 열성적으로 금번 시위참여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 네티즌들은 자유 발언시간을 통해 자발적으로 앞으로 나와 경찰의 미흡한 수사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였고 때로는 박수갈채가 터지기도 하였다. 이들은 훈방조치로 풀려난 가해자들의 처벌을 강화하고 피해자에게 폭언을 한 경찰관들을 징계하는 등 수사관행을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 이날의 집회를 보도한 SBS 화면
일부 참석자는 언론의 무관심에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졸업여행 끝나고 집회에 참석했다는 김모씨(서울 명일동 19)는 "더이상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터져서는 안된다. 강간범이 훈방이라니 말이 되는가"라며 "국제적인 망신사건에 국내언론은 애써 무관심하다가 이제서야 관심을 보인다"라고 언론을 성토했다.
경찰 관계자들이 나와서 끝까지 집회를 지켜보았지만 예상대로 별다른 불상사는 없었다. 집회에 참가한 네티즌들은 마이크나 확성기 사용을 자제했고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도로점거 등의 불법적인 행동 없이 질서정연하게 집회를 끝내고 쓰레기를 치우며 자진해산해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여주었다.
이후 촛불집회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날 행사를 주도한 디시폐인들은 향후 당국의 반응과 네티즌들의 의견을 모아 대응할 계획이라고 한다.
▼밀양 사건 항의, 네티즌들 거리로 나선다▼
△ 밀양사건 항의시위를 예고하는 네티즌들의 포스터
경남 밀양지역 고교생들이 여중고생 5명을 무려 1년간 집단 성폭행한 '밀양사건'에 대해 당국이 가해자 41명중 3명만 구속 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는 대부분 불구속입건, 훈방조치 등 '가벼운' 조치를 내리자 네티즌들 집단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디시인사이드 등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마다 들끓는 여론이 심상치 않다. 네티즌들은 결코 이번 조치를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사를 담당했던 울산 남부경찰서와 밀양시청 홈페이지에도 성난 네티즌들의 빗발치는 항의가 쏟아지고 있다.
더구나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이번 사건을 자세한 내용까지 곁들여 보도함에 따라 한류열풍에 찬물을 끼얹는 국제적 망신이라고 네티즌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네티즌들의 끝없는 분노는 심지어 '밀양 강간마을', '밀양 안사는게 자랑' '밀양을 강간특구로 지정하라'라는 등 밀양을 비하하는 원색적인 비난으로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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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떻게 이런일들이 일어나는지 소름이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