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11시 서울 효창운동자에서 각 팀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2015 대교눈높이 전국 고등 축구리그' 서울지역 후반기리그 권역 조 추첨을 실시하고 있다. ⓒ K스포츠티비
'서울 극장'은 후반기에도 풍성한 '케미스트리'를 양산할 전망이다. 강팀들끼리 대거 한 권역에 몰리면서 우승을 향한 치열한 각축전이 불가피하다. 권역 리그 우승팀에게만 왕중왕전 출전이라는 특전이 주어지는 터라 각 팀의 머릿속은 여전히 복잡하다.
서울시축구협회는 22일 효창운동장에서 '2015 대교눈높이 전국고등축구 후기리그' 대진 추첨을 실시했다. 학원팀 26개팀, 클럽팀 10개팀 등 총 36개팀이 출전하는 후기리그는 7개 권역으로 나눠 각 권역별 우승팀이 32강 왕중왕전 진출을 손에 쥔다. 1라운드로 모든 승부가 갈리는 만큼 패배는 낙오로 직결된다.
올 시즌은 권역 리그 일정이 확 바뀌었다. 대학 체육특기자 입시 요강에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은 주말리그의 의미를 높이기 위해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눠 리그 일정을 치른다. 선수들의 대학 진학이 대부분 결정된 10월에 펼쳐졌던 왕중왕전을 6월로 앞당긴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전반기 때는 각 팀들이 대학 진학을 위해 고학년 위주로 리그 운영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눠 치러지면서 각 팀들은 매 경기가 결승전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후반기는 사정이 조금 달라진다. 후반기 리그가 개막하는 9월부터 체육특기자 수시 전형 일정이 시작되면서 고학년 선수들의 동기부여는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이로 인해 저학년 선수들을 위주로 리그 운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저학년 선수들에게는 후반기 리그가 기회의 장이다. 내년 시즌을 앞두고 자신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예비 모의고사'로 최적격이다. 각 팀들도 내년 시즌을 위한 플랜을 미리 짜맞출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낳는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 대해 금일 회의에 참석한 지도자들의 의견은 각기 달랐다. 왕중왕전 대회는 한 해 농사의 결실을 맺는 의미에서 마지막까지 3학년들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대부분 내 놓았다. 왕중왕전 챔피언 등극은 학교의 명예를 드 높일 수 있다는 점과 전국대회 중 최고의 메이저급 대회 우승은 값어치가 다른 대회와는 또 다른 성격의 의미를 부여함이다.
이러한 점을 미뤄 볼 때 우승을 향한 집념은 전반기보다 후반기가 더 치열할 확률이 높다. 최소 3위까지 왕중왕전 진출 특전이 주어졌던 전반기와 달리 후반기는 각 권역 우승팀에게만 왕중왕전 출전권이 주어지게 돼 매 경기가 전쟁터를 방불케한다. 특히 고교축구의 대표 강호인 보인고와 장훈고는 7권역에서 우승을 놓고 맞붙는 얄궂은 운명에 놓였다. 7개 권역 중 보인고와 장훈고의 라이벌전은 '서울 극장'의 최고 히트상품이라는 평가가 아깝지 않다.
서울 서부 리그 2위에 올라있는 보인고는 3학년 다수가 빠진다고 해도 U-17 대표 센터백 김승우와 미드필더 김호, 차범근축구대상 대상 출신의 이승재 등 각 포지션 별로 수준급의 선수들이 즐비하다. 특유의 빠른 원-투 패스로 상대를 요리하는 보인고의 팀 색깔에 별 무리없이 녹아드는 훌륭한 전술 이해도도 보인고 선수들의 큰 강점이다. 주축 선수들 대부분이 올 시즌 금석배 3위 등 고학년들과 경기를 같이 뛰면서 경험이 축적된 것도 보인고의 우승 전선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다.
윤종석 감독이 이끄는 장훈고도 결코 만만치 않다. 백운기 3위의 여세를 몰아 서울 북부 리그 우승을 눈앞에 둔 장훈고는 선수 개개인의 이름값은 보인고보다 다소 떨어지지만, 팀 조직력과 선수들의 정신력 등은 어느 팀에 뒤지지 않는다. 주축 선수들 대부분이 윤 감독이 동명초(서울) 감독 시절부터 유심히 지켜본 선수들이라 팀 스타일을 잘 이해한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U-17 대표인 김정원과 이준석, 김희망 등이 기량이 만만치 않아 보인고의 유일한 대항마로서 눈도장을 제대로 찍을 기세다.
고교축구의 대표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창고와 중앙고, 한빛FC U-18은 두 팀보다 객관적인 전력은 열세에 있으나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 만큼은 확고하다. 중동고, 대신고, 동대부고, 배재고, 노원레인보우FC U-18로 짜여진 6권역과 영등포공고, 경신고, 용문고, 여의도고, 서울FC마르티스 U-18로 구성된 4권역도 7권역에 버금가는 면면을 자랑한다. 특히 중동고, 대신고, 동대부고의 '3파전'이 예상되는 6권역은 '죽음의 권역'으로 손색없다.
매년 고교축구 판도에서 꾸준함을 자랑하는 중동고는 선수 개개인의 뛰어난 기량과 조직력의 조화를 바탕으로 후기 리그 우승을 꿈꾼다. 서울 북부 리그에서 장훈고에 이어 2위에 올라있는 중동고는 저학년 선수들의 기량도 고학년에 버금가는 위용을 자랑하고 있어 기대가 크다. 대신고와 동대부고는 후기 리그를 통해 명가재건에 탄력을 낸다는 복안이다. 서울 북부 리그 4위인 대신고는 저학년 선수들이 권역 리그를 통해 경험이 한껏 축적되며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동대부고는 스쿼드가 풍족하지 못한 핸디캡에도 저학년 선수들이 올 시즌 고학년 선수들과 같이 경기를 뛰면서 기량이 몰라보게 성장했다. 배재고와 노원레인보우FC U-18은 세 팀보다 무게감은 처지지만, 쉽게 물러서지 않는 끈끈함으로 '고춧가루 부대'의 반란을 벼른다. 4권역도 6권역에 못지 않게 팀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서울FC마르티스 U-18을 제외하면 나머지 팀들의 전력차는 종이 한 장에 불과하다. 어느 하나 쉬어갈 틈이 보이지 않는다.
올 시즌 백운기 준우승팀인 영등포공고는 선수 개개인의 이름값은 이전보다 떨어졌음에도 끈끈한 팀워크와 응집력으로 전력의 열세를 멋지게 뒤엎었다. 서울 남부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영등포공고는 저학년 선수들의 기량이 좋아 후기 리그에서 우승 샴페인을 꿈꾼다. U-17 대표 센터백 김재우와 스트라이커 하승운 등이 올 시즌 꾸준한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것도 영등포공고에 큰 힘이다. 경신고와 여의도고, 용문고도 쉽게 볼 상대는 아니다.
베테랑 안종관 감독이 이끄는 경신고는 저학년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 리빌딩이 점차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서울 서부 리그에서도 언남고 전 패배를 제외하면 선수들의 패배의식이 점차 사라지면서 팀 경쟁력이 살아나는 모양새다. 여의도고는 저학년 선수들이 올 시즌 고학년 선수들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황득하 감독의 조련 아래 선수들의 잠재력이 거짓말처럼 폭발하며 어느 팀과 견줘도 뒤질 것이 없다. 용문고는 서울 동부 리그 최고의 '블루칩'으로 각광받고 있다.
오랜 기간 침체기를 겪은 용문고는 서울 동부 리그에서 우승후보 재현고와 중랑FC U-18에 각각 6-4 승, 1-1 무승부를 거두는 등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경기력을 뽐내고 있다. 그동안 '승점 자판기'라는 오명을 올 시즌을 통해 탈피하는 모습이다. 고교축구의 대표 강호인 언남고와 경희고는 2권역, 중랑FC U-18과 동북고, 한양공고는 1권역에서 우승을 놓고 다툰다. 정종선 감독이 이끄는 언남고는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 속에서도 서울 남부 리그 우승을 거머쥐며 서울지역 사상 첫 권역 리그 4연패라는 전무후무한 대위업을 작성했다.
무엇보다 권역 리그 4연패는 단순한 예열에 불과하다는 것이 무서운 요인이다. 언남고는 스트라이커 조영욱과 센터백 이지솔 등이 팀의 주축으로 완벽하게 자리매김하며 전체적인 짜임새가 한층 가미됐다. 스트라이커 조영욱은 10골을 쓸어담는 가공할만한 파괴력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고, 지난해 매탄중(수원 U-15)의 전성기를 이끈 센터백 이지솔도 새내기 답지 않은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정종선 감독의 신뢰를 듬뿍받고 있다. 언남고의 유일한 대항마인 경희고의 기세도 언남고에 못지 않다.
지난 2년간의 '준우승 트라우마'를 딛고 서울 서부 리그 우승을 눈앞에 둔 경희고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팀 조직력이 무르익는 모습을 보여주며 기존 팀들의 간담을 서늘케하고 있다. 저학년 선수들 역시 고학년 선수들 못지 않은 활약을 보여주며 '원 팀'으로서 막강한 파급력을 자랑한다. 전-후기 통합 우승이라는 동기부여는 경희고 선수들의 투지를 더욱 자극한다. 중랑FC U-18과 동북고, 한양공고는 후반기 치열한 '3파전'을 예고하고 있다.
춘계연맹전 우승팀인 중랑FC U-18은 올 시즌 서울 동부 리그에서 기존 선수들의 부상과 경고누적 등 악재에도 저학년 선수들을 적절히 활용하며 중위권 추락의 위기를 모면했다. 저학년 선수들도 자신감을 끌어올린 것이 중랑FC U-18의 큰 수확이다. 동북고는 또 한 번 중랑FC U-18과 '리벤치 매치'를 펼치게 됐다. 지난 4월 17일 2-2 무승부를 기록했던 동북고는 2학년 선수들이 고학년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를 연출하며 경쟁력을 갖췄다. 특유의 빠른 공-수 전환으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패턴도 여전하다.
한양공고는 후기 리그를 잔뜩 벼르는 팀 중 하나다. '죽음의 권역'인 서울 북부 리그에서 왕중왕전 진출 탈락의 쓴맛을 본 한양공고는 후기 리그 만큼은 기필코 우승으로 떨어진 자존심을 회복한다는 각오가 가득하다. 중랑FC U-18, 동북고 등 강호들과 함께 피 말리는 접전이 예상되기에 치밀한 전략과 경기운영이 필요하다. 지난해 서울 북부 리그에서 1점차로 희비가 엇갈렸던 중경고와 대동세무고는 5권역에서 또 한 번 만난다. 서울 서부 리그 3위인 중경고는 현란한 패스 게임의 강점을 극대화해 후기 리그 챔피언 등극을 바라보고 있다.
매년 고학년 선수들의 공백에도 저학년 선수들이 이를 잘 메워주는 구조가 확립된 것이 고무적이다. 심봉섭 감독이 이끄는 대동세무고는 후기 리그에 '올인'했다. 지난해 중경고에 밀려 왕중왕전 진출에 실패한 대동세무고는 올 시즌 역시 서울 북부 리그에서 탈락의 쓴맛을 보며 체면을 구겼다. 후기 리그 만큼은 지난해 중경고에 왕중왕전 진출권을 내준 아픔을 우승으로 보상받을 각오다. 중대부고와 서울공고도 전기 리그의 부진을 후기 리그를 통해 만회한다고 이를 단단히 갈았다.
언남고와 함께 장기 레이스의 대표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재현고는 3권역에서 양천FC U-18, 광운전자공고, 남강고 등과 일전을 펼친다. 서울 동부 리그 공동선두에 올라있는 재현고는 선수들의 강한 정신력과 탁월한 기동력의 강점을 바탕으로 전-후기 통합 챔피언을 꿈꾼다. 골키퍼 이재우를 비롯해 저학년 선수들이 올 시즌 경기 감각을 잘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호재다. 양천FC U-18은 재현고의 '대항마'로서 면모를 과시할 기세다. 서울 북부 리그 3위에 올라있는 양천FC U-18은 끈끈한 조직력과 정신력으로 클럽축구의 매운 맛을 팍팍 뿌릴 계획이다. 선수들이 이기는 맛 터득으로 경쟁력을 갖춘 것이 상대에 큰 위협을 심어준다.
◇다음은 '2015 대교눈높이 전국고등축구 후기리그' 서울 권역 추첨 결과.
▲1권역=중랑FC U-18, 한양공고, 문일고, 동북고, 서초김정남FC U-18, 노원 SKD FC U-18
▲2권역=언남고, 경희고, 상문고, 숭실고, 서울유나이티드 U-18
▲3권역=재현고, 양천FC U-18, 광운전자공고, 남강고, 강서FC U-18
▲4권역=영등포공고, 경신고, 용문고, 여의도고, 서울FC마르티스 U-18
▲5권역=중경고, 대동세무고, 서울공고, 중대부고, 광진FC U-18
▲6권역=중동고, 대신고, 동대부고, 배재고, 노원레인보우FC U-18
▲7권역=보인고, 장훈고, 중앙고, 인창고, 한빛FC U-18
[K스포츠티비ㅣ황 삼 진 기자] sj12102002@naver.com
빠른 스포츠 미디어 뉴스 - 한국스포츠방송
저작권자 ⓒ 한국스포츠방송.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www.ks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