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제일교회 특별한 섬김사역/ 도심교회 목회자 부부 30쌍 초대 사흘간 신앙 재점검·영성 다잡기/ 농어촌·여성 목사로 확대 계획
입력 : 2024-09-11 03:00
‘감리교 3040 목회자부부 리트릿’ 행사 참가자들이 9일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에서 강연을 듣고 있다. 정동제일교회 제공
“개척교회 현장에서 겪는 아픔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동역자가 생겼습니다.”
9일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천영태 목사)에서 만난 주정일(50·사랑인교회) 목사는 ‘감리교 3040목회자 부부 리트릿’을 통해 동역자를 얻었다고 말했다. 7년차 목회자인 주 목사는 유지혜(41) 사모와 3년째 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작은교회’ ‘개척교회’에 대한 오해와 편견으로 상처받을 때가 많았다”면서 “이곳에서 선배, 개척교회 목사님들과 소통하면서 위로 속에 행복한 목회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정동제일교회는 2022년부터 ‘3040’ 개척교회 목회자 부부를 초대해 쉼과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 최초 개신교회의 특별한 섬김 사역인 셈이다. 이를 위해 교인들은 사순절 기간 커피 외식 등을 끊거나 절제해 모은 ‘절제헌금’으로 이 행사를 지원하고 있다. 교회는 3년을 한 기수로 운영하며 연 1회 30쌍의 목회자 부부 가정을 초대한다. 3년을 한 기수로 묶은 것은 지속적인 교류와 참가자 간 자발적인 관계 형성을 도모하는 취지다.
리트릿을 시작한 첫해는 제주도에서 ‘목회자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스타트업 우아한형제들 이사 등 외부 강사진을 초청해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강원도 속초에서 여러 목회자를 초청, 다양한 사역을 경험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서울 도심에서 사흘 일정으로 마련된 올해 행사는 기도와 집회 비중을 늘려 목회자의 신앙 재점검에 초점을 맞췄다.
천영태 정동제일교회 목사는 “지금의 목회 현장이 내게 주신 가장 적합한 곳이라는 신앙고백이 있어야 한다”면서 “우리 자리가 메마른 땅 같더라도 이를 기름진 땅으로 만드는 것은 기쁨”이라고 말했다. 이어 “목회를 하며 회의감이 드는 시기가 올 수 있다. 이때 기억할 것은 방법보다 방향”이라며 “목회 방향이 하나님께 가 있다면 목회 모습은 다양성의 문제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신도배 서울드림교회 목사는 ‘교회가 맞이하고 있는 도전들’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목회자 부부들을 독려했다. 신 목사는 “예수님 시대 기독교는 원래 가난했고 환영받지 못한 공동체였다”면서 “세상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교회를 버텨낸다면 다음세대 교회가 다시 세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인 영성을 쌓지 않으면 외로워질 수 있다. 하나님 뜻과 내 뜻이 일치할 수 있도록 내적 영성을 계속 쌓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천 목사는 “1기가 도심 개척교회 목회자를 위한 리트릿이었다”면서 “2기, 3기에는 농어촌 개척교회, 여성 목회자 개척교회 등 여러 형태의 다음세대 목회자에게 쉼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