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동 56사단을 지난 우리 일행은 그 코스 중에 위치한 황치산(황희 정승의 큰 아들)과 황윤길(임진왜란 직전 일본에 正使로 파견갔던)의 묘를 가보자는 내 의견에 따라 그 곳에 오른다. 그런데 바로 눈 앞에 보이긴 한데 그 곳까지 이르는 길이 없어 덤불을 헤치고 간신히 올랐다 내려오는데 이 와중에 반바지를 입고온 秀님 풀에 베어 풀독이 올랐다고 난리다. 그 뿐 아니라 볼 것도 없이 고생만 하게 왜 그 곳에 갔냐고 모두들 불만이 가득.ㅎㅎ
묘역에서 마악 내려오는 일행의 뒤로 하얀 밤꽃이 절정을 이뤄 멋진 모습을 연출하기도.
북한산 온천을 지나 옥녀봉, 삼막골 갈림길인 고개에 이른 우리는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정승님은 우측의 사격장쪽으로 가시고 36번지님과 나는 코스를 중간 점검, 삼막골로 넘어가기로 한다.
삼막골에 도착하니 12시. 아침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마마님은 배가 고프다는데 정승님은 아직 배가 고프지 않으니 좀 더 있다 먹자고 하시니 대략난감. ㅎㅎ 그러나 시간이 되었으니 이 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고 각각의 배낭에서 먹을 것을 꺼내는데 이 날따라 그 종류가 푸짐도 하다.
김밥, 메밀밥에 수박, 체리, 토마토에 산딸기까지. 그 와중에 秀님은 컵라면 먹겠다고 뜨거운 물 붓고 정성스레 기다리더니 고만 실수로 통채로 흙에 엎고 말아 혀를 차며 아쉬워 하는 불행을 맞기도.ㅋㅋ
점심식사를 마치곤 삼막골에서 다시 이 일대에서 가장 높은 옥녀봉으로 오른다. 길은 그리 험하지 않지만 잠시 비오고 습도가 높아 후텁지근해서 제법 짜증스럽더라는.
드디어 옥녀봉 정상 도착. 몇 고지인지 알 수는 없으나 헬기장도 있고 이 사진 보는 사람들 알 턱이 없으니 그냥 850M로 하잖다. 이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의견일치를 이룸. 아마도 100고지 정도 아닐까 싶은데.ㅎㅎ
옥녀봉에서 하산, 지축동 능선길로 오르려고 큰 대로를 건너니 아뿔사 길잃은 강아지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더라는.
주인이 일부러 버린 것일까 아님 목끈이 끊어져 길을 잃은 것일까? 모처럼 사람을 만나 반가웠던지 우릴 자꾸 따라오는 것을 애써 멀리 쫒아 보냈지만 혹시 차에 치어 죽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한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이 강아지 어떻게 되었을지 지금도 정말 궁금.
지축동 능선은 삼송역까지 약 2Km 제법 길게 이어지는데 우리는 지축역에서 하산하기로 하고 걷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정승님 지리산 둘레길에서 시도한 맨발걷기를 시작하시더라는. 이 지축동 능선길은 아마도 군사도로인 듯 차가 다닐 수 있는 폭의 길이 이어지다 어느 순간부터 좁은 오솔길로 변해 이어지는 구간. 이 곳에서 秀님이 죽은 두더쥐를 발견하곤 기겁을 하고 소리를 지르는 작은 소동이 벌어지기도.ㅎㅎ
지축역 인근에서 능선을 내려와 지축역에 당도, 맨발로 걸어 오시는 정승님을 기다리며 걷기로 더운 몸을 잠시 식히고 있는 일행.
드뎌 일행이 다 모여 뒤풀이 장소인 경남식당으로 이동. 이 경남식당은 마치 시골동네 식당같이 정겨운 곳인데 보기와는 달리 아구찜, 꽃게찜 및 탕, 낙지 찜 등으로 유명해서 인근 고양시 사람들 뿐 아니라 멀리 서울서도 사람들이 많이 와 휴일이면 하루종일 손님들로 시끌벅적한 곳인데 이 곳도 아파트가 들어서게 되므로 곧 동네 전체가 철거된다니 아쉽기 그지 없다.
이 곳에 도착한 시간이 2시 30분. 점심식사한지 채 두시간도 되지 않아 아직 배가 꺼지지 않아 우리 일행은 낙지무침, 아구찜 小짜리로 각 하나씩 시키니 금방 밑반찬 두 벌이 상에 깔린다. 이 집은 본 음식도 맛있지만 밑반찬도 그에 못지 않은데 가오리찜, 장조림, 물김치, 해파리 냉채, 오이지, 메생이 부침개등 어느 하나 맛없는 것이 없다. 또 식사 마치고 입가심으로 나오는 식혜의 깔끔한 맛은 어떻고. 므흣
낙지찜, 낙지 볶음은 많이 먹어 봤으나 낙지 무침은 이 곳에서 그 날 첨 먹어봤는데 싱싱한 낙지를 살짝 데친 것에 향극한 나리 등 갖은 야채와 더불어 새콤 매콤 무친 맛이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모두들 배불러 못먹겠다 하더니 어느새 낙지 무침은 물론 아구찜까지말끔히 비우게 되더라는. ㅎㅎ
뒤풀이까지 마친 일행은 지축역에서 작별을 고하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이 날 날씨도 덥고 비가 와 눅눅했는데 끝까지 올레길 걷기를 마친 북한산님, 정승&마마님, 36번지님 그리고 秀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초행길은 꼭 사전답사를 해야 하는데 제가 그리하지 못해 중간중간 잠시 길을 헤매곤 해서 많이 죄송했습니다. 모쪼록 너른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길요. 다음엔 더욱 만전을 기해 그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일행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데 우리 아파트 화단에 영산홍 붉은 꽃이 한창이어 사진 한 장 찍어 봤습니다.
꽃이 비슷해 영산홍과 철쭉을 구분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은데 철쭉은 분홍, 흰꽃 등 색깔이 비교적 다양하지만 영산홍은 사진에서 보는 붉은 꽃 딱 한가지고 개화시기도 철쭉이 피는 5월보다 늦은 6월 중순임을 알려드리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ㅎㅎ
첫댓글 사진 잘 보았습니다. 보답하는 뜻으로 저의 월롱산 산행 후기도 곧 올리것습니다.
식사들 하고나니 표정들이 화안
그저 남정네들이 일욜날
그날 약속이라도 한듯 전부 웰빙으로다가... 많이먹고도 속이 편안했답니다.
전날 빡센 산행에 올렛길까정 길 찿아가는 훈장님 길눈 밝은신거 인정합니다. 중간에 좀 헤매긴 했지만서두요
훈장님 아니면 올렛길 걸어 보는 생각이나 해 보겠습니까? 덕분에... 특별한 경험이였어요^^
훈장님의 따뜾한 리딩 수고많으셨읍니다. 어제한번 더 열일 제쳐놓고 뵙겟읍니다. ^^*
제가 이곳에서 군대생활 1년 하고 제대 헷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