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道德經 45章 – 크다
大成若缺 其用不弊 대성약결 기용불폐 大盈若沖 其用不窮 대영약충 기용불궁 大直若屈 大巧若拙 大辯若訥 대직약굴 대교약졸 대변약눌 靜勝躁 寒勝熱 정승조 한승열 淸靜爲天下正 청정위천하정 의역: 우리는 道를 알지 못한다. 不肖한 道는 이상하게 우리의 생각과는 전혀 다르다. 따라서 크게 이루는 것은 부족해 보이지만 쓰임은 항상 새로움을 유지한다(不新成). 가득 참은 빈 것처럼 보이지만, 그 작용은 다함이 없다. 크게 바름은 휘어져 보이고 큰 솜씨는 보잘 것 없어 보이고 크고 옳은 말은 어눌하게 들린다. 靜은 躁의 근본이요, 寒은 熱의 근본이다. 청정함이 바로 천하의 바름이다. |
지금부터 3개의 章을 통하여 道의 정체가 크다는 것을 살필 것이다. 老子의 변덕처럼 보이는 표현들이 있다. 예로 樸雖小를 주장하다가 道大라고 하지만 의미를 파고들면 동일한 것이다. 老子의 주장이 불초하게 느껴지지만 나머지 내용들을 종합하면 굉장히 분명하다. 老子는 빅뱅 이전의 무언가를 다양한 언어로 설명하면서 모른다, 죽지 않는다, 크다, 극도로 응축되어 작지만 누구도 다스리지 못한다,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등의 설명을 하고 있다.
우리는 왜 이런 표현들을 이해하지 못할까?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일상에서 활용하는 것들이 아니고, 138억 년 전의 동태를 현재의 色界에서는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45章의 주장도 다르지 않다. 우리는 분명하고 확실하고 물질적이고 현실적이고 손에 쥘 수 있고, 소유할 수 있는 것을 선호하지만 道의 정체와 거리가 멀다. 예로 살기 위해서는 돈과 권력이 중요하다 생각하지만 호흡을 멈추면 10분도 못가서 사망한다. 이렇게 중요한 존재 앞에서 돈과 권력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중요하다 생각했던 것들은 쓸모가 없고, 가치 없다고 느꼈던 것들은 없으면 안되는 것이었다. 노자는 이런 황당한 이치를 반어법으로 설명한다.
大成若缺 其用不弊(대성약결 기용불폐)
크게 이루는 것은 부족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쓰임은 항상 새로움을 유지한다.大成은 크게 이루지만 부족해 보인다. 우주 어미는 뒤에 숨어서 만물을 먹인다. 온 우주를 먹여 살릴 정도로 크면서도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다.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새로운 것처럼 유지된다. 공기처럼 중요하지만 아무리 사용해도 마르지 않는다. 물을 마셔야만 생명을 유지하면서도 물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한다. 공기와 물처럼 아무리 써도 해로움이 없는 것이 바로 不弊다. 낡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영원히 순환하는 시간처럼.
大盈若冲 其用不窮(대영약충 기용불궁)
가득 차면 빈 것처럼 보이지만, 그 작용력은 다함이 없다. 이 문장에서 沖은 충돌이 아니라 비어있음으로 해석해야 한다. 하지만 빈 것처럼 보이는 그 속에서 수시로 충돌이 일어나기에 움직이고 변화하여 순환하게 만든다. 이런 이유로 不窮 아무리 써도 마르지 않는다. 아무리 사용해도 없어지지 않으며 우주가 팽창하듯 계속 팽창한다.
大直若屈(대직약굴) 크게 바름은 휘어져 보이고
大巧若拙(대교약졸) 큰 솜씨는 보잘 것 없어 보이고
大辯若訥(대변약눌) 크고 옳은 말은 어눌하게 들린다.
靜勝躁 寒勝熱(정승조 한승열)
靜은 躁의 근본이요 寒은 熱의 근본이다. 이 부분은 상이한 표현들이 있지만, 老子의 의미는 동일하다. 빅뱅 이전의 혼탁하고 안정된 상태가 빅뱅 이후에 躁하고 熱해진다고 설명하면서 근본은 靜과 寒임을 표현한다.
淸靜爲天下正(청정위천하정)
청정함이 바로 천하의 바름이다.
아래의 詩는 老子의 표현에 어울린다.
人人僻署走如狂 사람들은 더위를 피하여 이리저리 뛰어다니지만
獨有禪師不出房 오로지 선사만이 방에서 머무네.
不是禪房無熱到 선방이 덥지 않은 것이 아니지만
但能心靜卽身凉 마음이 고요하니 몸이 어찌 더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