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진객 물 오리떼들이 서호를 새 까맣게 덮고 있다. 절기는 겨울 문턱 소설이라 조금 쌀쌀하지만 볕이 따사로와 산책하기에는 괜찮은 날씨이다.
호수가를 위에서 내려다 보야할 정도로 물가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떼지어 노니는 새들을 육안으로 종류를 구별할 만큼 뚜렷히 보이지는 않지만 그들이 목 놓아 우는 떼창은 세상이 온통 그들의 세상인냥 산책하는 발소리 말소리 바람소리 심지어 덜컹거리며 요란한 소음을 내며 지나가는 전철소리도 모두 잠재우고 오직 그들만의 소리로 세상을 덮고 있다
동물들이 떼지어 있는 모습을 본 적이 많치 않아 빈틈없이 호수를 차지하고 떼창하는 모습은 나를 놀래키기고 신기하게 여기기에 충분하다.
가을 겨울하늘의 기러기떼 오리떼 두루미떼가 이들속에 섞여 있는지 보고 또 보며 눈을 떼지않고 보지만 구별할 능력은 없다
햇빛이 반짝이는 호수에 눈이 부셔오고
푸르른체 말라버린 버들잎이
간혹 단풍과 어우러지며 늦가을의 정취를 뿜어내고 있다
무르익어 가는 가을날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로 찬 바람맞을 준비로 잎들을 떨구고 있고
새들은 거의 미동도 없이 울어대고만 있다
호소가를 품은 숲은 가을의 색감이 어떠해야 할지 그림을 그리듯 색의 향연을 펼치고 있고 그 뒤로 멋대가리 없는 아파트들이 호수를 지배하듯 내려다 보고 있다
이곳은 정조대왕께서 수원성을 지으며 농사가 번창할 수 있도록 수원 주변에 저수지를 여럿 지었는데 그중 하나인 축만제 즉 서호이다. 대왕이 내린 복을 받으며 걷고 있는 이 길이 왠지 호사스럽게 느껴지는 것도 이런 역사에 기인한 때문인지 모르겠다
너른 들에는 농업기술센터가 여럿 벼 품종들을 실험 재배하고 있고 때 늦은 추수가 또 다른 볼 거리를 주고 있다
호수를 한 바퀴 돌자 비로서 새떼들이 같은 종끼리 무리를 져 있는것이 보이기 시작했고 울음소리도 비슷한듯 다르다는 것이 느껴진다
다음 산책에 앞서 새들에 대해 공부를 해서 이 놈들과 친숙해져야 겠다. 그래야 서로 벗님네 할수 있지 않을까?
<블러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