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교회 다니는 기쁨
교계 신문을 보니 어느 교회가 청소 인력을 구한다는 광고를 취재했습니다. 청소 인력을 모집한 교회는 1000명이 출석하는 큰 교회였습니다. 그런데 교회가 청소 노동자를 구하는 건 여기만이 아니었습니다. 출석 교인이 1000명이 넘는 데 교회에 청소할 봉사자가 그렇게 없었을까요. 취재기자가 그 교회에 사정을 물어봤답니다. 그랬더니 교회 측 대답이, 청소해야 할 공간이 너무 많아 교인들에게 봉사를 맡기기엔 부담이 될 것 같았고, 또 주일에 청소할 일이 많은데 사역과 겹쳐서 외주를 주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교회도, 교회가 너무 크다 보니 청소할 곳이 많아서 교인들에게 맡기기 어렵다는 이유와 함께, 교인들이 청소하면 이런저런 청소 요청 사항을 교인들에게 쉽게 전달하기 어렵다, 또 교인들이 청소하다가 다른 교인들과 마주치며 민망하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그 대답에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지만 교회가 큰 만큼 교인도 1000명이나 되는데,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가 부목사 때 매주 토요일 밤늦게까지 사찰 집사님 부부만이 힘겹게 청소하시던 모습이 안쓰럽게 떠올랐습니다.
사실 청소 문제만이 아닙니다. 교회 식당 봉사도 이제는 교인들이 하지 않고 외주를 주거나 식권을 주는 교회가 적지 않답니다. 그 과정에서 어렵고 곤란한 일들이 많이 발생한답니다. 예수님께서 나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셨다고 하신 말씀을, 그냥 단순히 받아들인다면 외부에 돈 주고 청소부를 사서 성전 청소하는 일은 좀 아닌 것 같습니다. 교회가 크다면 교인도 그만큼 많을 것이니 그렇다면 그게 무슨 문제일까.
잠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는 작은 교회인 우리 교회가 참 감사했습니다. 전 교인이(?) 돌아가면서 매주 청소하는 우리 교회. 저도 그 당번에 속해서 청소할 때마다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왜냐, 청소할 공간이 작으니까요! 교회가 크면 얼마나 청소할 때 힘들겠습니까만, 우리 교회는 작아서 오래 걸리지 않고 청소하는데, 그때마다 감사한 마음입니다. 하나님, 작은 교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교회가 컸으면 얼마나 청소할 때 힘들었을까요, 하고요! 성전을 청소한 후에 느껴지는 그 충만함! 마치 더러운 내 자신을 깨끗게 한 기쁨! 섬김 후에 찾아오는 행복! 이건 작은 교회 다니는 사람만이 느끼는 행복일 겁니다☺
(2025년 1월 12일 주일 주보에서)
첫댓글
성전 청소후에 목사님께 청소 검열 부탁드리면 언제나
위트있는 말씀으로 피로를 확 날려주시는 목사님의 신도
사랑은 최고 최고십니다*^^*
목사님께 항상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