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업체 서희건설이 그동안 두각을 보여온 지역주택사업 분야에서의 리스크(위험)가 매우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증가하는 상황에 원자잿값 인상 여파로 분양사업은 침체기를 겪고 있다. 서희건설은 주력이던 지역주택사업이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서희건설의 지역주택사업 관련 지급보증 규모는 연 매출의 2배를 훨씬 웃도는 3조원대로 알려지면서 최근 10년 동안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수주잔고도 줄고 있어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봉관(78·사진) 회장이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의 대표 건설업체"라고 소개할 만큼 지역주택은 서희건설의 주력사업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서희건설이 타인을 위해 지급보증을 제공한 규모는 총 3조2309억원으로 전년(2조9995억원) 대비 6.8% 늘었다. 서희건설은 2016년(8537억원) 이후 6년 연속 보증 규모가 늘었으며 지난해엔 최근 10년(2013~2022년) 새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보증잔액 중 지역주택조합과 수분양자(계약자) 등에게 보증한 금액만 3조1304억원으로 97.7%를 차지했다. 2016년 이후 최대 규모다.
분양사업마저 순탄치 않으면서 위험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희건설은 '경산 서희스타힐스' 청약을 진행한 결과 64가구 모집에 5명만 신청했다. 지난해 9월 분양한 '인천강화 서희스타힐스 1단지'도 30가구 모집에 6명만 신청했다.
입주자모집공고를 취소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지난해 7월 공급한 '인천 서희스타힐스 더도화'는 전체 물량 70% 이상이 미계약되면서 결국 12월 입주자모집공고를 취소했고 서희건설은 기존 계약자에게 1.5배 위약금을 주고 분양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가 중단된 사업장도 있다. 서희건설은 경북 포항시 남옥지구 '포항흥해 서희스타힐스 더캐슬' 조합에 공사비 150억원 증액을 요구했지만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공사를 중단했다. 분양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유동성 위기가 우려된다.
신유진 기자 yujinS@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