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망마레가 묻는 최후의 시련.
- 포뇨의 정체가 반어인이라도 괜찮은가요?
소스케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즉답합니다.
- 응, 난 물고기인 포뇨도 반어인인 포뇨도 인간인 포뇨도 다 좋아해요
일각에선 큰 갈등 없이 너무 맥없이 끝난다고 불평을 산 원인이기도 했습니다만
소스케에겐 너무나 당연한 일일 뿐입니다.
그게 무슨 비밀이었던 것도 아니고, 소스케에게 포뇨는 처음부터 물고기였습니다.
하지만 소스케에게 그런 건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었을 뿐인 거죠.
미야자키 하야오는 인터뷰에서
'소스케가 포뇨가 물을 뿜었을 때 우웩 하면서 물러서는 그런 아이였다면,
애초에 관계가 성립되지 않았을 것이다.' 라고 한 적이 있는데, 사실 그렇죠.
이 영화에서 포뇨는 토키, 쿠미코, 후지모토에게도 입으로 물을 뿜고 있습니다만
싫어하지 않고 즐거워한 것은 소스케 뿐이었습니다.
과연!!'두려움을 모르는 사내' 지크프리트 역할의 소스케입니다. :)
시련을 통과한 소스케를 가장 먼저 안아주는 것은,
이곳에 내려온 후로는 방해하는 일 없이 얌전히 구경하고 있던 토키입니다.
어쩌면 어릴 적 부비부비의 기억이 재연되면서,
그녀에게 어릴 적의 유연한 사고를 되찾아주었을지도 모릅니다.
아기에게 부비부비를 시전할 때의 포뇨가 반어인의 형태였다는 점은,
이 부비부비가 아기에게 어떤 마법적인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닐까 망상해볼 수도 있습니다.
(극중 인간의 형태를 갖춘 후에도 포뇨는 마법을 쓸 때마다 반어인의 형태를 드러냅니다.
여기서는 일단 1차적으로는 물 위를 달려가기 위해 반어인이 된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그녀가 본래의 시대로 돌아가는 데에 영향을 줬을 수도 있고,
마지막의 긍정적 태도 변화에 영향을 줬을 수도 있겠죠.
결국 영화를 보면서 제가 느꼈던,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느꼈을 위화감의 정체는
성인으로서 자연히 갖고 있었던 선입견과 덜 유연했던 사고회로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 영화를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만드는 것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화력(畵力)과 세계관이 빚어낸 포뇨라는 캐릭터의
또 하나의 '마법'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마법이 통하지 않았던 관객 여러분들도 언젠가 다시 접하면 마법이 통할 날이 있을 수 있겠죠.
문화 감상이라는 게 매번 볼 때마다 꼭 같은 것만은 아니고,
살다보면 스스로가 변하기도 하며, 감상이 확 바뀔 때가 분명히 있거든요.
포뇨해석쩐다...
ㄷ지브리영화는 해석하는게 넘 신기해..
다보고 해석 챙겨봐야지!! 재밋어ㅠㅠ
다시봐야겠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