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주 목요일과 토요일을 영주에서 보냈습니다. 애정을 가지고 있는 문학단체 두 곳 정기총회와 월례회에 참석하기 위함이었지요. 정월대보름 전이라고 두 곳 모두 윷놀이까지 했습니다.
여럿이 모인 곳에서는 늘 예의가 바른 이가 대우를 받습니다. 사회생활에서는 아무래도 나이가 우선 고려사항이고, 그래도 문학단체이다보니 이름값도 한몫 합니다.
모임에서 만난 그 분은 개중에 젊은 분인데도 어르신들/선배를 모시는 예의가 참 바르더군요. 옆에 계시는 분들도, “참 경우 바르군”하면서 칭찬이 자자했습니다.
흔히, 사리에 옳고 그름과 시비의 분간이 뚜렷한 사람을, ‘경우가 바른 사람’이라고 하는데요. 이것은 ‘경위’를 잘못 쓴 겁니다.
경우(境遇)는 “(어떤 조건이 있는) 특별한 형편이나 사정”이라는 뜻으로, ‘만일 비가 올 경우에는 가지 않겠다.’처럼 씁니다.
경위(涇渭)는 “사리의 옳고 그름과 시비의 분간”이라는 뜻으로, ‘경위 없이 행동하지 마라.’처럼 씁니다.
본래 경위는 중국 황하의 지류인 ‘경수(涇水)’와 ‘위수(渭水)’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말입니다. 이 두 물은 서안 부근에서 만나 합쳐지는데, 경수는 늘 흐리고, 위수는 늘 맑아 두 물이 섞여 흐르는 동안에도 구별이 분명하다 해서 그런 뜻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럼, ‘경우가 바르다’의 반대말은 무엇일까요? 당연히 ‘경우가 바르지 않다’가 되겠지요. 보통은, ‘경위가 그르다’라고 하는데, 실은 ‘경위가 없다’라고 해야 맞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경위 바르게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
보태기) 경위(涇渭)와 발음이 같은 경위(經緯)는, "일이 진행되어 온 과정"을 뜻하고 날 경(經) 자, 씨 위(緯) 자를 씁니다. ‘날’은 “천, 돗자리, 짚신 따위를 짤 때 세로로 놓는 실”을 말하고, ‘씨’는 “천, 돗자리, 짚신 따위를 짤 때 가로로 놓는 실”을 말합니다. 곧, “직물(織物)의 날과 씨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 경위인데요. 마치 날실과 씨실을 엇갈리게 해서 쫀쫀한 베를 짜듯이 “일이 진행되어 온 과정”을 ‘경위’라고 합니다.
지구상의 어던 곳을 표시할 때도 사용하는 경도와 위도 역시 같은 뜻에서 비롯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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