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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 용어, 공망(空亡)
배우는 입장에서는 의문이 많기 마련입니다. 의문이 질문으로 바뀌려면 숙성이 필요한데요, 이는 스스로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집니다. 답을 찾을 만큼 찾고나서 하는 질문은 뭐가 달라도 다릅니다. 그렇지 않고 밑도 끝도 없이 "공망이 뭐냐?"고 하면 참 거시기 합니다.
"사주에서 공망이 뭔지는 어렴풋이 알겠다. 그러나 10개의 천간과 12개의 지지가 쉼 없이 반복 순환하고 있다면 '공망'이 이치적으로 맞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여기저기 찾아보니 얘기가 다 다르다. 그리고 공망된 글자를 형충하거나 합하면 '해공解空(공망이 해제됨)' 된다고 하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설명을 청해도 되겠습니까?"
이분의 질문은 숙성이 되었습니다.
사주에서 공망(空亡)의 정의와 개념
'공망(空亡)'은 사주명리학의 전문 용어입니다. 空은 '비었다, 공허하다'는 뜻이고, 亡은 '없다'라는 뜻이니까 공망은 "뭔가 있어야 할 것이 비고 없는 상태"입니다. 공망은 10 천간과 12 지지가 짝을 지어 60甲子를 조합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천간 지지가 순서대로 짝을 지으면 甲子, 乙丑, 丙寅, 丁卯, 戊辰, 己巳, 庚午, 辛未, 壬申, 癸酉까지는 이상이 없지만 뒤에 남는 지지, 즉 戌과 亥는 짝이 없게 되는 현상을 가리켜 '공망'이라고 합니다.
甲子~癸酉까지 10개의 조합을 하나의 순旬1) 이라고 합니다. 순은 '열흘'을 뜻합니다. 갑자부터 시작한다고 해서 갑자순입니다. 순은 모두 첫째 천간인 甲에서 시작합니다. 60갑자에는 6개의 순이 있으며, 갑자, 갑술, 갑신, 갑오, 갑진, 갑인순이 그것입니다. 갑술순은 갑술부터 을해, 병자, 정축, 무인, 기묘, 경진, 신사, 임오, 계미까지인데, 갑자순에서와 같이 계미 다음에 오는 申과 酉는 천간에 올 수 있는 짝이 없으므로 공망입니다. (다른 순은 직접 찾아보세요.) 그러니까 공망은 '순'에서 나온 것이고, 정식 이름도 '순중 공망'입니다.
1) 旬(10일) : 하늘의 운행 질서인 10천간의 1주기이다. (1候는 5일, 1旬은 2候) 따라서 60甲子는 6개의 순으로 이루어지며 이를 6번 반복하여 순환하면 360일(1년)이 된다. 三才의 원리에 따라 한 달은 3순(초순, 중순, 하순)이며, 두 달은 6순으로 60甲子의 1주기이다. 이것이 6번 반복되면 1년 12달이다. 그래서 6은 '완성의 수'이다.
그럼 6은 어디서 왔을까요? 6은 천간의 6순이기도 하지만 12지지에서 온 것입니다. 하늘의 질서인 10천간은 땅의 질서인 12지지를 만나 짝을 지어야 즉 간지를 만들어야만 실체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간지는 선양후음2), 양간양지(陽干陽支), 음간음지(陰干陰支)의 원칙에 따라3) 하나의 천간은 12개 지지를 다 만날 수 없고 한 칸씩을 건너뛰어야 자신의 짝을 만날 수 있습니다(2진법). 무슨 말이냐. 양간인 甲이 양지인 子를 만나 甲子를 만들었으므로 음간인 乙은 양지인 子와는 짝을 이룰 수 없고 반드시 子다음의 음지인 丑과 짝을 지어야 합니다. 따라서 하나의 천간은 6개의 지지하고만 짝을 지을 수 있습니다. 이는 지지도 같습니다. 양지인 子가 양간인 甲과 짝이 되었으므로 음지인 丑은 양간인 甲과는 짝을 지을 수 없고 甲 다음의 음간인 乙과 지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甲과 丑, 乙과 子는 영원히 짝이 될 수 없습니다.
2) 선양후음의 원칙 : 천간과 지지는 양이 먼저고 음이 나중인 양음양음의 순으로 되어 있다. 하늘이 먼저 생기고 나서 땅이 생긴 이치를 따른 것이다. 이는 시간의 순서이므로 앞뒤가 바뀔 수 없다. 성경도 하나님이 남자(양)를 먼저 만드시고 그다음에 여자(음)을 만드셨다고 적고 있다. 그러므로 甲년이나 甲일보다 乙년이나 乙일이 먼저 올 수 없고, 丑월이나 丑시가 子월이나 子시의 앞에 올 수 없다.
3) 양간양지, 음간음지의 원칙 : 60甲子의 조합을 만드는 대원칙. 즉 양의 천간은 반드시 양의 지지를, 음의 천간은 반드시 음의 지지를 만나야 짝을 지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원칙은 이미 만들어진 60甲子의 조합에서 나온 것이다. 즉 선양후음의 원칙에 따라 천간은 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의 순으로, 지지는 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의 순이므로 이들이 순서에 따라 차례로 만나면 甲子, 乙丑, 丙寅, 丁卯로 짝을 지을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양간양지, 음간음지가 된다. 또 천간 지지는 시간의 순서이므로 앞뒤가 바뀔 수 없기 때문에 甲子와 乙丑은 가능하지만 甲丑과 乙子는 불가능한 것이다.
문제는 공망에 대한 학설이 구구하다는 것입니다. 사주명리학의 수요가 늘어나기도 했지만 인터넷 등 정보 과잉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물론 학문의 발전은 기존 학설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합니다. 그렇더라도 충분한 임상 결과 없이 '공망이 있네 없네' 하면 이는 학문하는 자세라고 할 수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선학은 10천간 12지지를 조합한 60갑자가 지축의 경사로 인한 삼천양지의 운동체계이며, (링크) 이 운동의 비대칭과 불균형을 '공망'이란 개념으로 이해했다는 것입니다.
사주 공망에 관한 쟁점
1. 천간과 지지는 서로 맞물려서 계속 순환하는 구조인데 짝이 없는 지지가 어디 있느냐. 그러므로 공망은 허구다.
"톱니가 10개인 바퀴와 12개인 바퀴가 서로 맞물려 돌아간다면 짝이 없는 톱니가 있을 수 있는가? 그러므로 공망은 평면에 펼쳐놓은 도표 상의 상상일 뿐 실재하지 않는 허구다."
음, 그럴듯합니다. 예리하기까지 합니다. 실제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엔 오랜 서양식 교육으로 과학화된(?) 인식 능력의 한계일 뿐입니다. 평면적인 것은 오히려 그쪽입니다. 현상을 공식에 맞추려 했으니까요. 10개와 12개의 톱니가 맞물려서 돌아가려면 둘의 크기와 속도가 달라야 하고, 이의 비대칭과 불균형에 따른 '왜곡'이 발생합니다. 과학 얘기가 나왔으니 더 나가 볼까요? 다음은 헤미헬릭스4) 구조에서의 왜곡을 설명한 하버드대 가티아 베르톨디Katia Bertoldi 교수의 논문을 요약한 것입니다. 컴퓨터 실력 때문에 그림을 옮겨오지는 못하고 몇 줄로 줄였습니다. 그대도 한 번 가보기 바랍니다. 사주 공망의 원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지축의 경사에 의한 3양2음 즉 삼천양지 운동에 따른 비대칭과 불균형을 이해하기에는 충분할 것입니다. (블로그 가서 보기)
4) hemihelix : 움직임에 따른 분자의 비대칭성chirality으로 인해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왜곡이 발생하는 나선형을 닮은 3차원의 기하학적 모양
1) 서로 다른 성질의 두 물체가 만나서 상호 작용을 하면 나선형의 구조물이 만들어진다.
2) 이 구조물은 두 물체의 조건에 의해 어느 한 방향만 꼬이는 나선형 구조가 되거나, 두 방향의 꼬임이 동시에 반복되는 헤미헬릭스 구조가 된다.
3) 왜곡perversion은 꼬임의 방향이 서로 반대로 바뀌는 것을 말하며, 이는 수학의 변곡점point of inflection이나 육상의 반환점에 비유할 수 있다. 넓은 의미에서는 2개의 꼬임 방향 중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으므로 태극에 비유할 수 있다.
베르톨디 교수는 두 개의 고무밴드를 이용해 조절이 가능한 헤미헬릭스 구조를 만들었다. 두 개의 밴드는 식별을 위해 다른 색을 칠한 다음 면이 서로 닿도록 붙인다. 밴드의 어느 한쪽 끝을 한 번 비튼(꼬은) 다음 양 끝을 서로 연결하면 뫼비우스의 띠가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하나의 고리는 왼손 방향과 오른손 방향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양 끝의 연결 부위에서 그 비틀린 방향이 반대로 바뀌는 왜곡이 발생한다. 그러나 실제는 연결 부위의 반대쪽에서 왜곡이 1개 더 발생하므로 1개의 고리에서 모두 2개의 왜곡이 발생한다.(여기까지)
전통 관법에서 신살은 이론체계가 부실한 면이 있습니다. 공망도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를 부정할 수 있을까요? 사주명리학은 삶을 다루는 학문이고, 삶은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로 이어집니다. 있는 것과 없는 것,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들리는 것과 들리지 않는 것, 만질 수 있는 것과 만질 수 없는 것들의 경계에 의지해 그 운행 법칙을 논하기에는 우주가 너무 크고 넓습니다.
2. 공망의 작용 범위와 길흉, 충형이나 합을 하면 해공(解空)하는가? 등에 대하여
이 부분도 주장이 많이 달라 잘라 말하기가 그렇습니다. 강호 고수도 의견이 갈리는데, (고수는 무슨) 우리가 얼마나 연구자료를 소홀히 하고 폐쇄적이고 배타적인지를 보여주는 여러 예 중 하나입니다. 더 뭐라 하기가 뭣한 것은, 사주명리학의 속성 상 비밀스럽고 은밀한 영역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저는 사주 공망을 아래의 선에서 이해하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각자 쓰기 나름일 것입니다.
[출처] 사주 용어, 공망(空亡)|작성자 단제선생

첫댓글 헤미헬릭스의 고무줄을 저는 마른 오징어에서 찾았습니다
요놈을 석쇠위에 올리면 ....
앗뜨거 ....
요리비틀고 저리비틀고...
공망은 이미 오징어 몸통에 내재되어 있었다는거...
고 백남봉 씨가 생각납니다
그양반이 오징어를 기가 막히게 구웠었는데...
다음글 기다려 봅니다
일관성이 중요 함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공망이 헛것이란것만 알아도 고수입니다.
모르고 가르치고 모르고 쓰고 참 웃기는 일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공망 아닌것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렸지만 후학들이 공망 무시하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하중기 선생부터가 공망을 활용하셨는데 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