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아들, 딸이 현덕사를 산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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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기획으로 현덕사와 공감출판사 진행
아빠와 아들 딸 8팀 참가해 '가족소통의 정' 나눠
“아빠, 밥 먹은 거 제가 씻을게요. 식기 제게 주세요.”
지난16일부터 17일까지 강릉 현덕사에서 열린 ‘아빠와 함께하는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홍성우(11, 서울 공릉동)어린이는 저녁공양 후 제법 의젓한 말을 던진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아빠 홍원식(41, 회사원)씨는 내심 믿음직한 아들의 말에 입가에 미소가 고였다.
이날 행사에는 강릉 현덕사(주지 현종스님)와 도서출판 공감(대표 최명애)가 개최한 행사로 총 8개팀 20여명이 참여했다. 처음 도착한 가족들은 서먹서먹한 분위였다. 하지만 강원도 오대산 줄기인 만월산 깊은 곳에 위치한 현덕사의 맑은 공기를 접하자 기분이 달라졌다.
자신을 낮추고 자신을 공경하는 108배를 하고 있는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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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MBC 예능방송인 ‘아빠 어디가, 템플스테이’편에 출연해 ‘카리스마 스님’으로 알려진 현종스님을 만나자 환호가 나왔다. 또 최근에 출간한 <산사로 가는 즐거움>을 읽은 독자들이 참여해 현덕사는 친근한 사찰로 느껴지는 듯했다.
16일 오후3시에 행사가 시작됐다. 진행팀의 안내에 따라 참가자들은 차담실에 모였다. 서울과 수원 등 전국에서 온 가족이 자기소개를 하고 이어 현덕사주지스님이 인사말을 건냈다.
“오늘 참석하신 분들은 무척 소중한 인연으로 이곳에 오셨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아버지는 승진도 중요하고 돈도 중요하지만 가족의 행복이 더욱 중요합니다. 그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1박2일 동안 아빠와 아들, 딸이 함께 많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사찰에서 제공하는 수련복을 입은 가족들은 간단한 사찰에 대한 예절을 배웠다. 넓은 마당에서 아빠와 아들은 신나게 공도 차고 현덕사 강아지인 ‘보리’와 ‘깜둥이’와 뛰놀며 첫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오후 5시가 지나 저녁공양을 마친 가족들은 법당에 모여 사찰에 대한 안내를 듣고 저녁예불을 올렸다.
종교가 다른만큼 사찰에서는 ‘조상님들에 대한 예의’ 정도를 취하듯 예의를 취하면 된다는 사전안내에 따라 의식은 각자가 자유롭게 참여했다.
이어 자신을 돌아보는 108배를 하는 시간이 됐다. 행사진행을 맡은 현덕사 동림스님이 108배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나를 닦는 108배’ CD를 들으며 1배1배를 하기 시작했다.
“모든 생명을 지극히 내 안에 모시고 살림의 장을 확산해 나가는 생명과 평화를 위해 108배를 올립니다.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생각하며 첫 번째 절을 올립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 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며 두 번째 절을 올립니다. … (중략) … 이 모든 것을 품고 하나의 우주인 귀하고 귀한 생명인 나를 위해 백 여덟 번째 절을 올립니다.”
20여분에 걸친 힘든 108배를 마친 가족들은 차담실에 모여 108염주를 꿰는 시간을 마지막으로 하룻밤을 보냈다.
17일 새벽5시. 여명이 밝기도 전에 현덕사에 새벽 도량석이 울려퍼졌다. 부스스한 눈을 비비며 법당에 도착한 가족들은 부처님 전에 아침인사를 올리는 예불을 했다.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산사에서 하루를 시작한 가족들은 사찰에서 수행하는 스님들이 하는 식사법인 발우공양 체험시간을 가졌다.
모두가 처음 해보는 발우공양이라 자신이 담은 음식을 찌꺼기 하나 남기지 않고 먹느라 애를 먹었다. 아이들도 아빠도움 없이 씩씩하게 발우공양을 해 현종스님으로부터 칭찬을 받아았다. 아침공양 후에는 스님과 손을 잡고 현덕사를 산책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종스님이 자신의 저서 <산사로 가는 즐거움>을 사인해 가족에게 선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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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프로그램인 차담시간에는 ‘바리스타 현종스님’이 내려주는 향기진한 원두커피를 마시고, 아이들은 사찰에서 준비한 달콤한 식혜를 마셨다. 현종스님은 동참 가족 모두에게 일일이 스님의 저서 <산사로 가는 즐거움>을 보시하며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다갈것을 당부했다.
경기도 수원에서 참가한 장상옥(47) 장원석(14)부자(父子)는 “1박2일동안 산사에사 하룻밤을 보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앞으로 더욱 돈독한 ‘아빠와 아들’이 될 것 같다”는 참가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