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2080년 무렵에는 남미 안데스산맥의 빙하가 사라질 수도 있다. 빙하 손실 지역에서는 식수원 부족 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빙하가 녹으면서 세계 곳곳에서 거대한 홍수나 산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 세계은행 보고서 인포그래픽 (출처:한국경제) > 세계은행이 11월 23일 발표한 기후변화 보고서 ‘Turn Down the Heat: Confronting the New Climate Normal' 의 내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지구의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과 비교했을 때 0.8℃ 더 높고 기후변화의 다양한 현상들이 이미 관측되고 있다. 지구의 평균 온도가 매달 관측 기록을 경신하고 있으며, 기후변화가 이런 지구온난화 현상의 원인일 가능성은 80% 이상이다.
세계은행 보고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는 강수의 빈도가 늘어났으며 강도 또한 강해졌다고 전했다. 가뭄이 심각한 지중해 지역은 건기가 장기간 지속되며, 북대서양 열대 사이클론의 증가로 카리브 해 인접국과 중앙 아메리카가 타격을 입게 된다.
2080년에 지구의 기온이 지금보다 약 4℃ 더 높아지는 최악의 경우, 해수면 상승폭은 58cm까지 커진다. 남미 내륙과 중앙아시아 빙하는 2/3 이상 녹아 사라지고 식수 부족으로 인한 자연재해도 증가할 것이다. 허리케인의 빈도수는 80% 증가하고 산불도 1년에 60~80일 정도 발생한다.
이 기후변화 시나리오에서 예상되는 영향은 매우 심각하다. △전례 없는 비정상적인 폭염, △강수 지역 및 수자원 가용능력 변경, △작물 수확량 및 식량 안보, △육지 및 해양 생태계의 변화, △기후변화에 따른 사회적 취약성 등의 문제가 향후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 가능성이 커지는 현상들로 손꼽혔다.
대륙별로 살펴보자면, 중앙‧남아메리카는 가뭄과 홍수가 더욱 양극화된다. 안데스 산맥 빙하 중 90%(2℃ 상승 시) 혹은 100%(4℃ 상승 시)가 녹아내릴 것이며, 기온 상승으로 인해 가뭄이 극심해지고 수자원 공급이 어려워지며 생태계가 균형을 잃게 된다.
자급자족하는 소규모 농업 종사자들뿐만 아니라 수출용 대규모 경작지를 운영하는 농업인들도 피해를 입게 된다. 1989~2009년을 기준으로 2050년 전망을 내보면 콩 재배를 주로 하는 브라질은 생산량이 70% 가까이 줄어들고 에콰도르의 옥수수 수확량도 60% 감소한다.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어종이 달라지고 어획량도 감소한다.
2005년 미국 남동부를 강타했던 ‘카트리나’ 같은 최고 등급 허리케인, 또는 그보다 한 단계 낮은 4등급 허리케인의 발생 빈도가 지금보다 약 80%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엘니뇨의 위험성이 커지고 해수면 상승폭이 38~114cm 까지 넓어진다. 해안 지역이라 취약성이 높아지는 카리브 해 근접국가들에는 농업과 사회기반시설 뿐만 아니라 관광산업에도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된다. < 산업화 이전 대비 2℃/4℃ 상승 시 중앙‧남아메리카 기온분포 (출처:세계은행) > 중동과 북아프리카는 현재 강수량의 20~40%까지 줄어 농업 생산량이 급격히 떨어진다. 농업용수의 70% 이상이 빗물이기 때문에 기온과 강수 변화가 농업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며칠씩 폭염이 지속되는 열파 현상이 발생하면 실외 노동자들, 만성질환을 가진 노년층, 임산부, 아동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고온에서 장시간 일하거나 생활할 때 생기는 열 스트레스,일사병, 열사병 등이 자주 나타날 것이다. 이상고온으로 위생상태가 악화되면서 깨끗한 물이 부족해지고 그로 인한 질병 위험성 또한 6~14%(~2039년), 16~38%(2077~2099년)로 점점 더 높아진다.
동유럽과 중앙아시아에서는 1년 중 60∼80일 동안 ‘산불 위험’ 상태가 되고, 1,000명 중 1명꼴로 이상고온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강물의 온도가 오르고 계절에 따라 강 유량에도 변동이 생기면서 서부 발칸 국가들의 전력 수급 중 20%를 차지하는 수력발전은 안정적인 발전 용량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러시아 북쪽에 두텁게 형성되어있는 산림지대는 기온 상승으로 인해 북쪽 툰드라 지역으로 이동한다. 지구 평균기온이 4℃ 정도 오르면 약 19%의 산림이 사라지고 산림에서 얻는 생산물의 양과 전 세계 탄소 흡수량이 크게 줄어든다.
향후 10~20년간의 기후변화 전망을 밝힌 보고서는 많으나, 장기적인 안목에서 기후변화를 분석한 보고서는 이번 세계은행의 기후변화 보고서가 처음이다. 분석 자료를 살펴보면 기후변화가 기상이변이나 강우 등에 변화를 주며 동‧식물과 인간의 삶 전반에 다양한 형태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계은행은 이런 재앙을 막으려면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부담금을 확대해 대체에너지 개발을 촉진하고 화석연료에 대한 지원금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기후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농업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세계 지도자들과 정책입안자들은 청정 대중교통, 청정에너지, 에너지 효율적인 기술에 투자가 집중될 수 있도록 정치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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