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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은 히스 레저의 달이 될 것 같다. 광활한 대자연에서 펼쳐지는 두 남자의 20년에 걸친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브로크백 마운틴>과 전설적인 바람둥이 <카사노바>에서 히스 레저의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게 됐다.
특히 <브로크백 마운틴>은 그에게 각종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안겨주었던 작품으로 히스 레저 최고의 연기력을 보여주어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미 그는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부문에 노미네이션 되었고, 만약 그가 수상하게 된다면 아카데미 역대 최연소 남우주연상의 주인공이 된다.
또한 상대 배우였던 미셸 윌리엄스와 실제로 결혼까지 이어져 <브로크백 마운틴>은 히스 레저에게 여러모로 특별한 작품이 됐다. 그 각별하고 특별한 사연들을 개봉에 앞서 인터뷰로 들어봤다.
대본을 읽어 본 첫 소감은?
글쎄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위험’, ‘논란’, ‘우려’ 등의 평가가 나올 것이라는 게 눈에 훤히 보였어요. 처음에는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시나리오를 읽자 점점 빨려 들어가게 되었죠. 결국 처음의 우려는 말끔히 사라졌고, 그런 평가는 작품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인위적인 평가일 뿐이라고 판단하게 되었어요.
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선입견을 버리고 보면 굉장히 위대한, 최고로 아름다운 시나리오입니다. 엄청나게 복잡하고 외로운 남자를 연기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저는 정말로 흥분했었습니다.
저는 그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논란거리이냐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해요. 저에게 이 영화의 이야기는 전혀 논란거리가 아니었으며, 또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분에 거슬리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이해는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배역을 거절할만한 이유는 안되죠. 게다가 이안 감독과는 늘 같이 일해보고 싶었거든요.
저는 이런 종류의 사랑, 남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의 동성간의 사랑을 질병이나 역병, 혹은 치료대상으로 생각하거나 선택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이라고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그 사랑을 그려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이러한 관계들 속에서 경험한 친밀함과 정서의 수준은 정확히 이성애자 커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것과 똑같아요. 굉장히 중요한 일이죠. 더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이들의 사랑을 이해해주길 바래요.
그렇다고 어떤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작업을 한 것은 아닙니다. 만일 제가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영향을 주겠다고는 의도를 가지고 했다면 지금 같은 영화는 나올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과 판단을 사전에 알고 있을 때는 아무도 안 볼 영화라고 상정해야 순수한 영혼을 가지고 금기나 제약 없이 영화를 찍을 수 있습니다.
영화의 페이스도 원작과 똑같습니다. 원작대로 따라가다 보면 다른 말이 필요 없죠.(웃음) 어느새 이야기에 푹 빠지게 됩니다.
매우 사실적인 동성애 장면이 등장하는데, 사실적으로 표현하는데 힘들지 않았나?
긴장하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첫 장면을 찍고 나서 떨게 없다고 생각했어요. ‘어쨌든 사람 하는 일인데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지’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그 정사 장면들도 줄거리에 따르면 상대역에 비해 제 역할이 훨씬 더 쉽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제이크 길렌할이 맡은 잭은 주저 없이 경험자로서 능숙하게 해내야 하는 배역인데 반해 제 배역은 에니스의 성격처럼 꺼리면서 긴장하고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거든요.
저로서는 맡은 역의 배우로서의 느낌을 감출 필요가 없었어요. 카메라에 몸을 맡긴 채 그대로 찍게 하면 되었거든요. 저는 그게 옳다고 생각했어요. 이제 막 경험을 하게 된 자로서 숨길 게 별로 없었기 때문에, 그게 좀더 솔직한 느낌에 가까울 거라고 생각했어요.
혹시 이 역할을 맡지 말라고 말한 사람이 있었는가.
없어요. 있다면 제 자신밖에 없을 텐데요.(웃음) 그런 건 이번 영화 때만 특별히 그런 게 아니라 다른 영화 때도 마찬가지에요. 어떤 배역을 원하거나 맡을 경우 저는 늘 한 발 떨어져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그래야 제가 할 수 없는 역인지 해서는 안 되는 역인지 판단이 서게 되거든요. 하지만 또 그렇게 하는 게 집중력과 자제심, 절제력을 발휘해서 배역에 대한 자기 확신을 갖게 하는데 필요하다고 봅니다.
원작자 애니 프루가 영화를 보고 나서는 에니스하면 당신을 떠올린다고 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이에 대한 소감은?
전세계 게이 활동가와 인권단체들이 바로 이런 영화를 기다려 왔다고 평하면서, 동성애자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꿀 수도 있을 거라는 기대를 했다. 기분 좋은 평인가?
물론입니다. 나는 기꺼이 그런 기대와 한편에 서겠습니다. 지금 제가 할 일은 모든 사람들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런 입장을 취하는 것은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것에 대해 항의하고 혐오감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여전히 있다는 게 제게 어떤 직접적인 영향을 끼쳐서가 아니라 실망스럽기 때문입니다.
그럴 정력이 있다면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사람들을 말리는데 써야 하는 것 아닌가요? 잘 모르겠지만 좀 실망스러워요. 결국 성숙하지 않은 자세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어요.
또한 앞서 말했듯이 솔직히 이번 영화가 지금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울릴 거라고는 의도하지도 기대하지도 않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동성애자를 보는 일반인들의 관점을 향상시켰다면 그건 굉장한 일입니다.
우익 종교단체 특히 미국에서 역풍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예상했던 대로인가요?
사실 그렇지 않았고 오히려 반대였어요. 미국에서도 유타주의 한 극장에서만 상영이 금지되었는데 그곳 솔트레이크시 경우도 사실 표는 이미 매진된 상태였어요. 여타 미국의 보수 공화당 지역에서도 매진 행진을 보이고 있는데 이건 정말로 놀라운 일이죠. 역풍은 예상했던 일입니다. 우리 사회의 현실의 일부이기 때문이죠. 여하튼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배역 상담 차 동성애자 친구와 만난 적 있는가.
없습니다. 전적으로 제 철학에 따른 것입니다. 편견이란 딱지가 문제인데, 동성애자란 배역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려 돌아다닐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성이란 자기 연속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진 한 인간을 연기하기만 하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인간이면 누구나 갖는 결점과 결함을 지닌 인간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나머지는 이야기에 맡겨버리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이인 삼촌이 한 명 있기는 한데 남성미로 넘치는 분이셨죠. 오해하진 마세요. 삼촌은 저에게 정말 좋은 친구이셨어요. 삼촌을 모델로 삼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자신을 받아들이기 위해 어떤 과정을 겪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은 있어요.
좋은 조언이 되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배역은 원작과 대본에 아주 잘 묘사되어 모두 나와 있기 때문에 다른 것을 참조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전기 영화를 찍는 것과 거의 흡사할 정도로 명확한 스토리에 따라 정확히 연기만 하면 되었죠.
그리 대중적인 주제는 아니다. 화제가 되고 골든글로브 등 이미 여러 상을 받기도 했는데, 오스카 수상 등 영화상 열기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상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지금처럼 다른 사람들이 질문할 때 뿐이에요. 그렇지 않고 너무 의식적으로 상을 생각하는 것은 위험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촬영이 끝났고, 제가 할 일도 끝났습니다. 그걸로 그만인 거죠.
영화가 호평을 받으면 영예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현실과는 약간 거리가 있습니다. 영화상 시상식 시즌이 왔기 때문에 성공감과 낭패감이 동시에 교차하지만 그건 그저 기복일 뿐입니다. 숨쉬는 일과 같은 것으로,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미소로 넘길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안 감독과 함께 일하는 것은 어땠나.
감독님의 연출방식은 이원적인데, 하나는 촬영 전 단계에서 철두철미하게 준비한다는 점, 그리고 자신의 말을 아끼면서도 명확한 의사 표시를 한다는 점을 들 수 있어요. 그는 결코 품평회식의 대화를 하지 않고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는 사적인 대화를 좋아하세요.
반면에 촬영 단계에 접어들면 이때부터 감독님은 아무 말이 없어져요. 창작의 시간이 온 것이죠. 배우들의 창작시간은 촬영 전단계인데 비해서 감독님에게는 촬영단계가 바로 창작의 시간인거죠. 이때부터는 배우는 스스로 알아서야 해야만 합니다. 만약 제가 제 역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다면 미스캐스팅이 되는거죠.
감독님에게서 배우를 칭찬하는 말을 들을 거라고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에요. 촬영과정에서는 세계 최고의 굴욕감을 맛 볼 수도 있습니다. 감독의 손안에서 만사가 이뤄진다고 할 수 있는데, 일단 감독 지시에 복종하기로 약속한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 자신도 돌이켜보면 촬영과정 내내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었어요. 어떻게 보면 정말 외로운 경험이었죠.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이 영화는 외로움에 대한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감독님은 그걸 아셨던 겨죠. 촬영이 끝나고 감독님에 대한 존경심이 더욱 커졌습니다.
이 영화에서 미셀을 만났다는 것도 특별한 기억이 될 것이다.
초현실적인 일이죠. 어떤 면에선 이 영화가 제 인생을 뒤바꾸어 놓았다고 말할 수도 있어요. 이 영화를 선택한 뒤로 동시다발적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나게 되었죠. 결국 현재 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두 여자(아내와 딸)와 함께 살게 되었어요.
매일 두 여자에 대한 사랑이 더욱 더 깊어가요. 저는 할리우드 대신 브룩클린에 살고 있어요. 여기 살고 있어서 너무 행복해요. 행복 그 자체죠. 제 삶의 많은 부분이 이 영화 때문에 변화하게 되었어요. 절 선택해주신 이안 감독님께 평생 고마워할 거 같습니다.
완전 좋다규~연기잘해서 넘멋짐.ㅠ.ㅠ
첫댓글 아직도 휴유증이..... ㅠ_ㅠ
진짜 영화한편으로 틴에이저에서 연기파로 거듭난.... 히스 연기 날 울렸다구...아이엠샘 숀펜이후로 오랜만이야 날울린남자..ㅠ jack i swear.... 아직도 눈물이...
나 이거 아직 못봤는데 그렇게 재밌어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근데 난그장면 잠깐 이해못하고..하파서 우는줄알았다고...ㅋㅋ 막토할려고하길래..;;;ㅋㅋ
그게 원작에서는 내장을 후벼파는 고통이었다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본인도 그냥 복통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그게 슬픔이었다는걸 알았다고요. 원작 보고시퍼요 ㅠ
나는 잭 집에 가서 잭방으로 갈려고 계단 올라갈때부터 조낸 꺽꺽거리며 울었다규... 남방얘기 미리 들어서 알고있었는데 알고보니 더 슬펐다규~~ㅠ.ㅜ
스크랩해갈께요~
몇년적에 완전 빠져서 헤어나지못할때가 있었는데 다시 사랑이 불붙는구나~
평소에 별로라고 생각했던 배우였는데... 이 영화 보고 완전 반했음. 아카데미 바보!!
멋져. 목소리는 오나전 섹시.웃는건 애기같고.매력이 양파껍질처럼 벗길수록 술술 나오는 우리 희수♥
신인때부터 마음에 들어서...한동안 작품도 몇개못하고 조용하길래-내심 안타까워했었는데...이번에 제대로 작품 잘 만나서...실력이 인정된것 같삼...
이 남자도 잭도 둘다 넘 멋졌어요...
브로크백, 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막 눈물나는거다,,,,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