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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장, 출 산
다영은 매일 조심스런 마음으로 보내고 있었다.
달이 지나갈수록 배는 점점 눈에 뜨일정도로 달라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고 있었다.
아무리 콜셋으로 꽉 조인다고 해도 불러져 오는 배를 감춘다는 것에는 이제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생각을
하면서 어머니의 눈을 피한다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음을 깨닫는다.
다영은 공부를 한다는 핑게를 대면서 매일밤 늦은 시간까지 귀가를 하지 않고 있었다.
도서관에 있다는 연락을 어머니께 하곤 하지만 가끔은 송용호와의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들의 불안한
앞날을 걱정을 하곤 한다.
"다영아!
지금이라도 내가 부모님을 만나서 사죄를 드리고 우리의 결혼을 허락을 받자!"
"아니에요!
지금은 아직 시기가 일러요.
내가 알아보니까 육개 월이 넘으면 중절 수술을 받을 수가 없다고 하니까 그때까지 기다려야해요.
설마 아기를 없애려고 나를 배를 가르는 수술을 시키시지는 않으실거라고 믿어요.
그때가 되면 우리 부모님께서도 우리의 결혼을 반대하실 수는 없으실 거에요."
"그래도 너를 보면 자꾸 네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모든 것을 네가 혼자서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 정말 나를 못견디게 괴롭히고 있어!"
"그래요!
그런 당신 마음도 알고 있어요.
허지만 이것은 내가 감당해야 할 문제니까 너무 신경을 쓰지 마세요."
그러나 다영이의 마음도 괴롭고 착찹하다.
자신을 그토록 믿고 사랑해 주시는 부모님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주게 된다는 것이 자식으로서 할 도리가
아님을 알고 있는 다영이다.
그렇게 마음을 졸이면서 자신의 몸에 각별한 신경을 쓰면서 벌써 칠개 월이 넘도록 어머니의 눈을 피할수가
있었다는 것이 정말 놀라울 정도라고 생각을 하면서 다영은 복대로 자신의 배를 칭칭 동여매고 있었다.
숨이 막힐 정도로 복대를 감고 또 감는다.
다행히 겨울철이여서 두꺼운 옷으로 가리고 나니 그다지 많은 표시는 나지 않은 것 같다.
다영은 외출을 하려고 이층의 자신의 방문을 나선다.
"다영아!
어디 나가려고 하니?"
어머니인 안희경이 다영의 방을 오려고 이층을 올라 오면서 다영은 본다.
"어?.....
어....엄마!"
"너 왜 그렇게 놀라니?"
"아.......아니에요!"
"잠시 나하고 얘기 좀 하자!"
안희경은 다영의 방으로 들어선다.
외출을 하려던 다영은 어머니의 뒤를 따라서 자신의 방으로 들어선다.
안희경은 다영의 몸매를 자세히 관찰을 하고 있다.
"어.....엄마!
왜 그래요?"
다영은 말을 더듬으면서 불안한 얼굴로 어머니의 눈길을 피하려하고 있었다.
"너......
그 외투를 좀 벗어봐라!"
"왜....왜요?"
다영은 얼굴이 사색이 된다.
안희경은 다영의 외투를 직접 벗기고는 다영이의 몸매를 손으로 더듬어본다.
"어......엄마!"
안희경은 다영이의 배가 너무나 단단하다고 느끼면서 얼굴의 핏기가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설마?.........
아니지?
다영아!
이 엄마가 잘못 알고 있는 거지?"
".................."
안희경여사는 벌써부터 다영이의 몸매가 전과 같지 않다는 것을 느끼면서 다영이를 자세히
관찰을 하곤 했었다.
허나 자신의 생각이 잘못된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말을 하면서 다영이를 의심하고 있는 자신의 마음을
탓하곤 했었다.
더구나 다영이는 갑자기 도서관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고 집에 귀가하는 시간이 늦어지고 있는 탓에 다영이에 대한 자신의 기우가 부질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자꾸만 다영이의 모든 행동이 어색하고 무언가 부자유스럽다고 생각을 하면서 다영이를
살피고 있었던 것이다.
안희경여사는 무언가 불안한 생각이 휩싸이고 있는 자신의 마음을 달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곤 했지만
마음의 불안이 가셔지지를 않고 있었다.
다영은 이미 모든 것을 각오하면서 어머니를 본다.
"엄마!
미안해요!........."
"다영아!........"
안희경여사는 비틀거린다.
정신이 아득해 지면서 눈앞이 하얗게 되면서 아무런 생각도 없이 머릿속이 텅 비어버리는 느낌이다.
"남자는?......
용원이 오빠가 맞니?........."
"네!"
안희경여사는 다영의 방을 나간다.
다영은 그대로 의자에 주저 앉는다.
이제는 굳이 외출을 할 이유가 없어졌다.
어머니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 나가려던 다영이였다.
그러나 이미 어머니가 아신 이상에는 어머니를 피하고 싶지도 않았고 굳이 변명을 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던 것이다.
안희경여사는 며칠동안 아무런 말도 없다.
다영은 마음이 더욱 불안하면서도 어머니에게 무어라 말을 할수가 없었다.
매일을 불안한 마음으로 과연 어머니가 어떤 생각을 하실지 어머니의 처분을 기다리면서 자신의
방에서 나오지도 않고 그대로 숨을 죽이면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사날이 지난 후에야 안희경여사는 다영을 부른다.
"엄마는 너에게 정말 실망을 했다."
"엄마!
용서해 주세요!"
"네가 아무리 그런다 해도 그 사람과는 결혼을 할 수가 없다."
"엄마!.........."
"너를 너무나 믿었던 이 엄마의 잘못이 크다.
그러나 아버지와 나는 그 사람을 네 배필로는 절대로 맞이할 수가 없다는 것을 너는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안희경여사의 표정은 너무나 차갑게 변해있었다.
딸을 바라보는 안희경여사의 눈초리는 매서울 정도로 침착하고 냉정을 잃지 않고 있었다.
"너는 이제부터 밖으로는 한발자욱도 나가지 못한다.
별도로 지시가 있을 때까지 네 방에서 꼼짝도 하지 말고 있어야 한다."
"엄마!
제발!........"
그러나 안희경여사는 대꾸조차 하지도 않는다.
"엄마!
잘못했어요!
용서해 주세요.
그리고 우리 결혼을 허락해 주세요.
이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피나는 노력을 했습니다."
"난 너와 더 이상 말을 하고 싶지 않다.
네가 그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나도 내 자식의 앞날을 지키기 위해서 못할 일이 없는 사람이다.
지금은 너하고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기가 싫다.
어서 네 방으로 올라가서 조용히 기다리고 있거라!"
"................"
다영은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음을 깨닫는다.
그렇게 거의 한달여를 다영을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자신의 방에서 지낸다.
그리고 어느 날 다영은 차에 태워져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다영은 시골의 어느 산장에 와 있었다.
그곳이 어디인지 다영이 자신도 알지 못하고 있었다.
전화도 없는 이 산장에서의 생활은 너무나 답답하고 가슴을 조이게 하는 일이었지만 출산 막달을
눈앞에 두고 있는 다영은 자신의 배가 너무나 불러온 것을 보면서 꼼짝을 할 수가 없다.
막상 복대를 끄르고 나자 그때까지 묶여져 있었던 배는 갑자기 숨을 토하듯이 불러져 오고 있었다.
어머니는 아무런 말도 없이 다영이를 이곳으로 보낸 것이다.
안희경여사로서는 그대로 다영이를 집에다 방치해 둘수가 없음을 알고 있었다.
이 사실이 언론에 누출이 된다면 자신의 집안은 물론이려니와 남편의 체면은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되는 것이었다.
다행히 아직까지 다영이 언론에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딸이라서 비밀리에 일을 처리한다면 모든 것이
원만히 수습이 되리라고 안희경여사는 생각하고 있었다.
안희경여사는 친정의 작은 별장에 아무도 몰래 다영을 보내놓는다.
자신의 친정에서 어려서부터 자신을 길러준 유모는 나이가 많기는 하지만 워낙에 입이 무겁고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부모 이상가는 사람이라서 믿을수가 있는 사람이었다.
또한 그녀는 아이를 받은 경험이 여러 번 있는 사람이다.
만약의 난산을 대비해서 모든 것을 자신의 유모에게 맡겨서 시골의 산부인과와 긴밀한
연락을 취해놓고 있었다.
안희경여사는 다영을 아무도 모르게 제 자리에 되돌려놓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안희경여사는 다영이 모르게 송용호를 만나서 다짐을 받았던 것이다.
다시는 두번 다시 다영을 만나지 못하도록 송용호를 엄포를 주기도 하고 회유를 하기도 하면서 그가 다영을
찾지 않을 것을 다집을 받기도 했다.
남편인 정민수 회장은 차라리 입을 다물고 만다.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고 절대로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 지금 자신의 집안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정민수 회장을 괴롭히고 있었다.
정민수회장은 다영을 만나지 않고 그대로 아내의 뜻을 따른다.
다영의 모습을 보면 자신의 마음이 어떻게 폭팔을 할지 자신으로서도 감당을 하기가 쉽지가 않을 것임이
자명한 일이다.
이제는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이정훈을 사윗감으로 맞이하기는 다 틀렸다고 생각을 하면 할수록 분노가 치민다.
보면 볼수록 마음에 꼭 드는 사윗감이었다.
언젠가는 반드시 사위로 삼을 것이라는 기대와 꿈이 사라져버린 지금 정민수회장의 마음은 더 없이 허전하고 공허하게만 느껴져서 마음을 다잡을 수가 없다.
정민수 회장은 거의 매일을 술을 마시고 귀가를 한다.
"여보!
당신에게 정말 면목이 없어요!
미안하다는 말도 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받아야 할 고통이라면 받아야겠지!
허나 내 자식이 그럴 줄은 정말 상상하지도 못한 일이였소!"
"오늘 그애를 보냈어요!"
"소문이 나지 않게 감쪽같이 마무리를 해야 할 텐데....."
"그건 걱정하시 마세요!
아무도 모르게 보냈으니까요."
"기사는 누굴 보냈소?"
"유모가 운전을 아직은 잘하고 있어요.
이번에 유모에게 차를 하나 뽑아서 주었어요.
새벽에 유모가 직접 와서 태우고 갔어요."
"그래!
당신이 한 일이라면 뒷 탈이 없겠지!
그리고 나서 곧바로 외국으로 내 보내서 공부를 더 하고 들어오면 모든 것을 잊을 수가 있겠지!"
그들은 한숨을 깊게 내 쉰다.
다영은 자신이 출산을 하기 위해서 이곳으로 와 있지만 막상 출산을 하고 나면 부모님의 마음이 달라지리라고 생각을 하면서 답답함을 참고 견디고 있었다.
차라리 아기를 위해서라도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그 동안 먹고 싶었던 음식을 마음놓고 먹는 것이 아기를
위해서도 자신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곳에서도 다영은 외출을 금지 당하고 있었다.
워낙에 인가하고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기는 하지만 가까운 곳에 산책을 나간다 해도 절대로 혼자선 밖으로
나갈 수가 없도록 해 놓고 있었다.
단 두사람 뿐인 산장에는 적막하기가 말할 수 없다.
가끔씩 음식물들을 공급해 주러 오는 사람이외에는 아무도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그 나마도 다영은 사람을
만날 수 조차 없었다.
"할머니!
이곳이 너무나 조용해서 답답해요!"
"애기씨!
그래도 지금 애기씨한테는 이런 곳이 안성맞춤이지요.
회장님이나 사모님을 생각해 보세요.
지금 애기씨가 사람들의 눈에 뜨인다면 애기씨의 부모님의 체면이 어떨 것인가를 생각해 보세요!"
"허지만........"
"조금만 참고 기다리시면 다시 집으로 돌아가실 겁니다."
"할머니!
공연히 저 때문에 고생을 하시게 해서 미안해요!"
"나야 워낙에 이런 곳이 체질에 맞는 사람이지요.
난 평생을 사람들이 많은 곳에는 살아오지를 않았고 그런곳에 가면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다영이는 유일한 말벗인 자신을 돌봐주는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눈다.
먼저 말을 걸지 않으면 어떤 말이라도 먼저 하는 법이 없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다영은 자신을 돌보아 주는
할머니가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말은 없어도 자신의 모든 것을 알아서 불편함이 없도록 신경을 써주면서 자상하게 보살펴주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드는 것이다.
산장은 그리 크지는 않지만 이층으로 되어있었다.
다영의 침실은 이층에 있어서 이층에서 내려다 보이는 숲속은 참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그리 더운 날씨는 아니지만 이제 여름의 문턱에 와 있는 계절은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고 상쾌한 느낌을 갖게 해주고 있었다.
다영은 송용호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에 가장 그리운 사람은 바로 그였다.
그 사람만 옆에 함께 있다면 얼마든지 이곳에서의 생활도 행복할 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그가 지금 자신과의 연락이 끊어져서 얼마나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니 마음이 조여온다.
"용호씨!
잠시만 기다려요!
우리들의 아기를 안고 당신한테 갈게요!"
다영은 빈 허공을 바라보면서 말을 한다.
다영은 한밤중에 통증을 느낀다.
마침 옆방에서 잠을 자고 있던 할머니는 다영의 비명소리에 달려온다.
"걱정 말아요!
아프면 마음놓고 소리도 지르고...."
산통이 시작이 된 것이다.
다영은 오랜시간을 산고에 고생을 한다.
다음날 오후가 되어서야 다영은 출산을 한다.
다영은 온 몸이 기진 맥진해서 늘어져 있었다.
다행히 순산을 하는 바람에 의사를 청하지 않아도 할머니의 손으로 모든것을 처리해 나갈 수가 있었다.
"애기는요?......."
"건강해요!
아무걱정말고 푹 한잠 자도록 해요!"
다영이는 스르르 자신도 모르게 잠이든다.
첫댓글 잘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즐감하고 감니다
감사히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