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기능사 이상 작겨증 있어야
영구 체류 가능한 F4비자 발급
준비 쉬운 버섯.세탁 기능사 몰려
'조선족인가/ 잘 아는 학원이 있는데 따라오라'
27일 서울 지하철 대림역 12번 출구 앞 '김 실장' 10여 명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지금 등록하면 20만원을 할인해 주겠다'고 했다.
김 실장은 인근 직업훈련학원 홍보 담당자를 가르키는 업계 은어다.
거리에는 직업훈련학원 전단이 수십 장 뿌려져 있었다.
'외래어 많이 없고 쉬워요'
'기능사 시험 합격률은 96%' 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매월 선착순 3명에게 기능사 과정을 할인해 주는 학원도 있었다.
대림역 반경 1km 안에는 국가 자격증 전문 직업훈련학원이 22곳 영업 중이다.
수강생은 거의 중국 동포들이다.
재외동포비자(F4)를 따려는 사람들이다.
3년에 한 번 개인하면 한국에서 영구 체류가 가능하다.
그런데 이 비자를 받으려면 '기능사 이상의 국가 자격증'을 따야 한다.
애초 한국에서 일하는 중국 동포들은 방문취업비자(H2)를 주로 치득했다.
일할 수 있는 업종이 36개로 재한되지만 6주 기술 교육만 받으면 되고, 최장 4년 10개월간 한국에서 일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은 법무부가 '6주 기술교육'을 통한 H2 발급을 올해 1분기로 중단하면서 바뀌었다.
앞으로는 재외공관에서 새 기준으로 H2를 발급하겠다고 하자 중국 동포들을 F4로 눈을 돌렸다.
학원들은 중국 동포들을 상대로 영업에 나섰다.
최근 가장 인기 있는 국가자격증은 '버섯종균기능사'라고 한다.
기자가 한 직업훈련학원을 찾았을 때 중국 동포 여성은 '공부에는 자신이 없고 따기 제일 편한 게 뭐냐'고 했다.
학원장은 '버섯이나 세탁 기능사를 추천한다.
합격률이 90%가 넘으니 수월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강의에서도 '어렵지 않다'는 반응이 많았다.
지난 18일 찾은 대림동의 한 직업훈련학원, 버섯균 배양 실기 수업이진행되는 3시간 내내
이들 입에선 '식은 죽 먹기' 같은 말들이 나왔다.
강사가 '왜 실습을 제대로 안 하느냐'고 타박하자
한 수강생은 '내가 버섯을 키울 것도 아닌데'라고 했다. 김은중.이승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