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의 소제목은 “예수님과 자캐오”입니다. 4복음서 가운데 루카 복음서에만 나오는 고유한 이야기입니다.
예루살렘을 향하여 가시던 길에 예수님께서 예리코를 지나실 때 “마침 거기에 자캐오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루카 19, 2) ‘마침’ 이라는 낱말에서 우리는 자캐오에게 예수님과의 만남이 운명적이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캐오는 예수님의 소문을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었나 봅니다. 루카 복음서는 “그는 예수님께서 어떠한 분이신지 보려고 애썼지만 군중에 가려 볼 수가 없었다.”(19, 3)라고 합니다. 그 까닭을 같은 절에서는 “키가 작았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키 작은 이가 예수님을 뵈려고 애를 쓰는 모습을 보았다면 적어도 한두 사람은 그에게 곁을 내주지 않았을까요? 자캐오가 예수님을 뵐 수 없었던 진짜 이유는 아마도 그가 “세관장이고 또 부자”(19, 2), 곧 죄인으로 불리며 따돌림받는 사람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자캐오는 어떻게든 예수님을 뵈려고 “앞질러 달려가 돌무화과나무로 올라[갑니]다.”(19, 4)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 나무 아래에 이르시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19, 5) 사람들에게 죄인 취급받던 자캐오의 이름을 불러 주셨고, 간신히 나무 위에 올라가 다리가 후들거리는 그에게 ‘나 여기 있으니, 그만 내려오라.’ 고 하시며, 그의 집에 머물겠다고 하셨지요. 이는 자캐오에게 행운 가운데 행운이요 구원이었습니다.
예수님을 대접하던 자캐오가 말합니다. “보십시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19, 8) 예수님의 관심과 사랑이 그에게 닿아 마침내 꽃을 피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