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만 대소동! 이건 완전한 소설이고 코미디이다! 대통령과 장관과 관료들과 언론이 경쟁적으로 투기판의 募客꾼처럼 행동하고 있다. 趙甲濟
대통령과 장관과 관료들과 언론이 경쟁적으로 영일만 대소동을 벌이고 있다. 대통령은 시추가 시작되기도 전 자료 검토 단계인데도 140억 배럴 대유전의 가능성이 높다고 선동했다. 200년 뒤에는 한국의 1인당 GDP가 세계 1위가 될 것이란 추정보다도 더 황당하다. 정부도 인정하는 통계에 의하더라도 유전 발견에 실패할 확률은 80%이다. 특히 140억 배럴 대유전 발견에 실패할 확률은 거의 100%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 기술 평가 전문 기업"이라고 추켜 세웠던 미국의 액트지오사는 매출액 면에선 구멍가게 수준이고 세계최고 수준이란 증거는 그 어디에도 없다. 이 회사보다도 경험과 자료가 많은 국책 연구기관과 전문가들을 젖히고 왜 이 허접한 회사 하나에 매달리는지가 궁금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렇게 환상적 이야기를 해놓고는 "지금부터는 실제 석유와 가스가 존재하는지, 실제 매장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는 탐사 시추 단계로 넘어갈 차례이다"고 했다. 한껏 상상의 나래를 편 뒤에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그건 어디까지나 추정이고 지금부터 확인 해보자"고 하니 보통 사람들은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는 "차분히 지켜 보자"고 했는데 본인이 먼저 흥분해 놓고는 영 딴 말을 한다. 이런 대통령을 이어 등장한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한 술 더 떴다. 마치 투기판의 募客꾼처럼 말했다. 공상에 망상을 보태니 뭐가 현실이고 뭐가 꿈인지 알 수가 없다. 그는 대통령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동해 석유·가스 매장 가치는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정도”라고 했다. 대유전을 발견해놓고 나서 할 이야기를 시추 한 번 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전은커녕 석유가 나올지 안 나올지도 모르는 단계에서 쏟아낸 막말이다. 만만한 게 삼성전자이다. 이때부터는 3류 소설가이다. 여기에 언론이 초를 친다. "이날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455조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2270조원에 달하는 거액"이라고 친절하게 해설한다. 바람잡이가 등장한 것이다. "동해 석유·가스 매장 가치"라는 표현을 하려면 시추를 해서 유전을 발견한 뒤 계산한 매장량이어야 하는데 지금은 서류검토 단계에 불과하다. 안 장관은 이어 “동해 석유·가스 상업개발은 2035년으로 전망된다”며 “2027∼2028년에는 공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것도 유전이 발견된다는 전제로 쓴 공상소설일 뿐이다. 조선닷컴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고위관계자는 “영일만 가스전의 추정매장량(35억~140억배럴)은 지금까지 세계에서 확인된 가장 큰 규모 심해가스전인 남미 가이아나(110억배럴)보다 큰 규모”라며 “우리나라에서 29년간 사용할 규모에 달한다”고 말했다고 했는데 꿈과 현실을 혼동하는 비교법이다. 고위관계자가 말한 것은 희망사항이고 가이아나는 현실이다. 조선닷컴은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다만 영일만 석유·가스전은 탐사자원량 기준이며, 가이아나 가스전은 직접 시추공을 뚫은 뒤의 발견잠재자원량 기준이라는 차이는 있다>고 했는데 이 차이는 꿈과 현실의 차이이다. 모든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의 호들갑 발표였다. 발표의 형식이 이미 대유전 발견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이제부터 시추는 윤 대통령의 예언을 만족시키는 쪽으로 진행될 것이다. 10 구멍을 파는 데 1조가 들어도 유전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압도적이다. 그래도 "나올 때까지 파라"고 할 사람이다. 의료대란의 구조와 같다. 아무런 과학적 합리적 근거가 없는 의대 증원 2000명을 내질러놓으니 벌어진 일련의 사태와 아무런 근거도 없는 "140억 배럴 대유전 확실" 소동은 귀결점도 같을 것이다. 국민건강과 국민경제를 해친다는 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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