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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형제는 4남1녀로 오남매로 이루어저 있고 내위로 형님 한분, 누나 한분, 그리고 밑으로 남동생이 들이다. 누나 한분 빼고는 모두가 광주에 산다.
그러다보니 모두가 바쁜 생활중에도 잘 만나고 단합도 잘된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주말에 토요일 한시까지 능주ㅇㅇ식당에 모여!, 여수ㅇㅇ회집으로 모여! 식으로 부부 동반 가족끼리 점심식사도 자주 하는 편이다.
그리고 가족묘를 만들어 놓고 주 1-2회이상씩은 개별적으로 산소를 자주 찾는다. 묘지가 산중에 있는것이 아니고 거의 평지나 다름없는 나주 성산리 동네의 야산에 있어 찾아보기가 편하다.
묘지 옆으로 장성 땜물이 들어오는 수로가 나고 차가 다닐수 있는 도로가 나면서 산소 땅의 일부가 나뉘어저 100여평이 떨어저 있어 이곳에 교회를 하나 조그맣게 지어 마을교회로 사용하고 있다. 산소에는 가족들이 주차할 수있는 주차장도 있어 교회도 있고 주차장도 있는 산소가 된셈이다.
묘지에는 삼대 조부모부터 모셔저 있고 묘비는 전부 한글로 쓰여저 있다. 묘비에는 살아 계실때의 교회 직분에 따라 장로,권사, 집사등이 적혀있고 태어나신 일자와 돌아가신 일자가 양력으로 적혀있고(우리집은 음력을 쓰지 않는다.) 묘비 주인공의 배우자, 자녀 손자까지 적혀있어 묘비의 글자수가 많은 편이다.
그래서 아버님이 살아 생전에 자녀는 셋이상 두지 말도록 권하셨다. 그래서 오남매가 똑같이 자녀를 셋씩 낳았다.
물론 아버님께서 3대 독자라고 다섯을 키우시다보니 힘이 드셨기에 적게 낳으라는 의미가 더 크지만 셋이상 낳으면 네번째는 이름을 새길데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모두가 기술도 좋게 2남 1녀씩 낳았는데 유독 막내 동생만 딸 셋을 낳고 말았다.
행여 아들 낳기를 원해 하나 더 낳을까봐 딸 하나 더 낳으면 포볼로 걸어 가게 된다며 야구의 볼을 딸, 아들을 스트라익으로 표현 하시며 딸 셋을 예쁘고 훌륭하게 키우라고 격려를 하시곤 했었다. 볼 넷이면 포볼로 걸어 나감은 그만큼 인생이 힘들어 진다는 예기셨다.
이렇게 우리 형제까지는 잘 되어 가는데 그 다음부터가 삐꺽거리기 시작했다.
형님이 손녀가 셋, 내가 손녀가 다섯(그래서 五對零 할아버지가 됬다.)바로 밑에 동생이 손녀가 셋, 막내 동생이 손녀가 둘, 모두가 손녀만 본것이다.
드디어 작년 설에 비상령이 내려젔다. 집안 대가 끊기겠다고 형님이 셋 아니라 고추 낳을 때까지 낳으라고 동생들과 자녀를 들볶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나서 형님은 아들, 며느리 다구친 보람으로 금년설에 고추 달린 손주를 안아보시고 좋아 하시며 하는 말씀이"야! 너희들 뭣하고 있어?" 하시며 그 어린 놈을 추운날 산소엘 데려 가시는 게다.
이제는 형님네 둘째 며느리가 많이 볶기게 생겼다. 부부가 의사라 딸 하나로 그만두고 싶은데 큰일 났다고 나에게 구원 요청을 한다.
나는 아들 둘과 딸 결혼 다 결혼 시키고 두 사람만 홀가분히 살지만 자녀들 힘들까봐 왠만하면 그만 낳으라 하는데 조카 며느리가 부러워 죽는다.
그리고 특이 한것은 네 형제가 돌아가며 어른들의 제사를 모시고 있다. 처음에는 형님네 집에서만 모셨는데 형님도 많이 바쁘시고 형수님도 약국을 운영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셨든터라 둘째인 내가 나서서 같이 나누어 모시겠다 했더니 동생들도 같이 하겠다 하여 사이좋게 돌아가며 모시고 있다. 사실 형수님은 힘들어도 장남 며느리란 굴레 때문에 본인의 입으로는 할수도 없는 고민거리를 둘째인 내가 해결해 주었다고 무척 고마워 하신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자기들도 배워 가겠다고 배우러 온다. 제사를 나누어 돌아가며 모시다 보니 책임감도 생기고 형제간의 우애도 더욱 돈독해진 것 같다.
이렇게 해서 내가 金氏에서 오(五)씨네로 성이 바뀐 오대영(五對零)할아버지가 된 사연이다.
이는 히딩크 감독이 처음에 5:0으로 지면서 얻은 별명이지만 히딩크 감독은 그 뒤로 열심히 하여 월드컵 4강신화를 이루며 그이름을 버리고 일약 영웅이 되었는데 그가 버린 이름을 내가 주워온 모양이다.
그런데 자식과 며느리들 힘들게 하면서 까지 오대영 할아버지 이름을 버리고 싶지는 않다.
나는 그저 딸네 병원 잘되고 큰 아들 공무원 생활 잘하고, 막내 아들 사고 없이 무사히 하늘을 잘 날아 다니고 사위 며느리들 건강하고 알토란 같은 손녀 다섯이 예쁘고 착하게 자라주면 오대영이고 십대영이고 아무 상관 없다.
자녀들이 건강하고 바르게 세상을 살아가면 되지 꼭 고추달린 손주가 필요한 것은 아닌것 같다.
고추달린 자식을 원하기 보다는 이렇게 살아라는 의미로 자녀들에게 논어의 글을 주었다.
知者不惑, 仁者不憂, 勇者不懼(지자불혹, 인자불우, 용자불구) 지혜있는 사람은 혹(惑)이 없고, 인자한 사람은 근심이 없고, 용기있는 사람은 두려움이 없다.
지헤와 인자함 그리고 용기가 이 세상 살아 가는데 고추 달린 자식보다도 더 필요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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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리 삼대영(3:0)이가 런닝머신에 왼손 엄지 손가락이 많이 다처 성모병원에서 이식수술 하느라 서울에 와있는 바람에 카페에 잘 들르지도 못하고 글도 못쓰고 있네.벗들도 애들 조심하시게.-옥봉-
오랫동안 친구들을 못 만났었네, 아직은 이렇게 숨쉬고 살면서 그동안 5대0이 변해서 8대0이 되였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