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안양과 서울에 특강을 다녀오던길에 안동에 계시는 어느 장로님을 뵈려고 청량리를 떠나 안동을 들러 시외버스를 타고 대구로 돌아오던 길이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운전석 뒷자리에 앉아서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데 큰 배낭을 하나 들고 어떤 사람이 버스에 올라 저희들 건너편 좌석에 앉았고 잠시후 그를 아는듯한 아주머니 한사람이 올라타서 그와함께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이야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첫얘기를 들어보니 전혀 그렇게 보이지는 아니한데도 그 아저씨는 강의(무슨 강의인지는 모르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고 그 아주머니 역시 그의 강의를 듣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었나 봅니다.
처음에는 서로 반갑게 조금 큰소리로 인사를 나누고 이어서 계속 쉴틈도 없이 온갖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는데 이젠 편안히 쉬기는 틀렸구나 싶어서 조금 짜증스럽기도 했답니다.
그러다가 이게 웬일입니까.....
서로 나누던 얘기가 금새 하나님, 예수님,... 교회에 대한 얘기로 바뀌어서 그 아저씨는 아주머니에게 열변을 토하며 전도를 하는듯 하였고 그 아주머니 역시 교회에 조금씩 다닌터라 맞장구를 치며 그의 얘기를 모두 받아들이는 것이었습니다.
제 귀가 쫑긋해 졌습니다.
귀찮게 들리던 얘기들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얘기로 바뀌어버린 것입니다.
나중에 더 들어보니 그 남자분은 제가 방송을 통해서 들어본 그 유명한 짜장면 박사 박권용 집사님이었습니다.
제가 소개해 드리는 그분의 책을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분은 아주 어렵게 성장하였으나 자신을 돌아보지 아니하고 빈민과 어려운 이웃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돌아보며 섬기면서 지난 30년 가까운 세월을 살아온 사람이었습니다.
버스가 대구의 북부정류장에 도착한 후 버스에서 내려 주차장 한켠에 세워두었던 오트바이로 다가가서 짐을 챙기며 출발준비를 하던 그분에게 명함을 한장만 달라고 부탁하였더니 왜그러느냐고 묻습니다.
오래전에 그분의 얘기를 듣고는 그분이 운영하는 중국집에 가서 그 유명한 짜장면 한그릇을 먹고 싶었으나 여의치 못했던차에 잘됐다 싶었기에 말입니다.명함을 한장 건네주면서 저보고 왜그러느냐고 재차 물으면서 누구시냐고 물어와서 선교사라고 말씀을 드리니 정말 깜짝 놀라면서
"아이고, 선교사님이십니꺼.... 몰라봤십니더....." 라고 하면서 연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였고 이어 그분이 쓰신 책 - " 따뜻한 마음이 따뜻한 사랑을 만든다" - 을 한권 배낭에서 꺼내어 직접 싸인을 해서 건네주시고는 쓰윽 돌아서시더니 뭔가를 꺼내어서 제 주머니에 갑자기 밀어넣고는
"날씨도 싸늘한데 사모님하고 두분이서 따뜻한 삼계탕이나 사잡수이소, 그라고 언제 한번 우리 식당에 오시면 탕수육 맛 기가차게 해드리겠심더...." 라고 말하고는 오트바이를 타고 가버리십니다.
그분이 떠난 뒤에 저와 제 아내는 그저 뭔가에 홀린듯 멍하니 그분을 바라보면서 뒤통수를 얻어맞은 사람들처럼 잠시 어리둥절 했습니다.
저사람이 도대체 어떤 분이기에 생전 처음보는 사람이 단순히 선교사라는 말을 했다고 불쑥 오만원이나 되는 돈을 집어주고는 저렇게 신이나서 달려가는걸까...........
집에 돌아와서 그분이 건네준 책을 단숨에 읽었습니다.
그분은 찾아보기 그리 쉽지않은 입으로만이 아니라 몸으로, 삶으로 예수를 믿는 훌륭한 그리스도인이었습니다.
대구에 계시는 분들은 언제라도 틈이 나시면 봉덕동의 미군비행장 정문(관제탑) 바로 앞에 있는 동해반점(053-471-6089)에 가셔서 박집사님의 멋진 솜씨로 만들어내는 짜장면 한그릇 드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서점에 가셔서 그분께서 쓰신 책을 꼭 구입하여 읽어 보시기를 바랍니다.
아마 이 아름다운 가을에 또다른 싱그러운 만남이 되리라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