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올까 내심 염려가 되었다.
어차피 10원이라도 안 보탤꺼 아니까 말이다.
요즘 좀 실의에 빠져 있는 XXX 저녁이나 사줄 생각
이었기 때문에 빠져줬으면 해서 XXX만 사준다고 엄포도 놨다.
눈치없는 XXX씨가 그년에게 저녁먹으러 가자고 한다.
이 싸가지 반응 좀 보소
"YYY씨(나)가 전 안사줄거잖아요. 안가요" 싸늘하기도 하지.
그쯤에서 그만하면 좋으련만 맘만 좋은 XXX는 결국 일으켜세웠다.
아이 씨 X 밟았다.
남을 위해 십원이라도 쓰는걸 못봤는데 어째 얻어먹는 일엔
빠지는 법이 없다.
마르쉐에 갔는데 이 싸가지 먹성도 좋지.
제일 많이 가져와서는 걸신들린 것 처럼 먹는다.
후르룩 쩝쩝 소리까지 서라운드로 내면서 말이다.
어른들이 봤으면 귀여움 꽤나 받았겠다.
내 이런 여자들의 속성을 알지 다 먹고 나서 맛이 없네
식욕이 없네 이런 소리나 할걸하고 생각했는데 아니나다를까
맛이 없네. 지중해 음식은 원래 좀 문제가 있네(그럼 왜 가져와?)
하며 거드름 뚝뚝 떨어뜨리고 앉아있다.
떡칠화장 땜에 정면보지도 못하고 밥먹은 나도 있다. 이 화상아.
어제 마르쉐 이후 왠만하면 자중해주길 바랬다.
젠장 이틀 연짱 싸가지는 좀 심하지 않은가?
악재는 겹친다고 했던가. 모부장님이 퇴사하시며 회식을
오늘로 잡아 버렸다.
싸가지 초장부터 시작이다.
모든사람 의견수렴한 결과 XX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그 싸가지 왈 "전 YY에서 안하면 안가요."
추궁해본 결과 친구들이랑 YY근처에서 한잔 빨기로 해서
꼭 YY로 가야한다는 거다.
씨바 어련하겠어. 결국 YY에서 회식하기로 결정났다.
여기는 YY 희희낙낙한 분위기이다.
어쩌다보니 요즘 여자들 바라는 신랑감 평균이 3200이라는 소리가 나왔다.
싸가지 분통을 터트린다. 나도 요즘 여자지만 정말 이해못하겠어.
3200으로 자기를 팔 일 있어? 여자 망신은 여자가 시킨다니깐.
난 월수 3~400 아니면 안해요. ^^
장하다. 싸가지.. 제발 소원 풀기 바란다.
YY에서 1차를 끝내고 ZZ에서 2차를 가지기로 했다.
물론 싸가지가 끝까지 우긴 결과다.
맥주 시키며 부장님이 안주1과 안주2를 시켰다.
싸가지가 가만있을 순 없지.
"언니~ 여기 안주2하고 안주3요" -_-;
(다방커피 우스개 생각난다)
그러고 노래방 분위기로 바뀌는데 마르쉐의 1:3답게 6번 중에 4번을 마이크
잡고 안 떨어진다. 두번 쉬는 동안 자기 다음 노래 고르느라 바빴고.......
하워링은 얼마나 나는지. 하워링을 유발하는 독특한 비법이 있나보다.
자 이제 싸가지의 업무능력에 대해 뒷다마 까보자.
욕 좀 먹자. 면전에서 스트레스 받은거 욕 좀 먹더라도
풀어야되잖겠는가.
단적인 예가 있다.
싸가지 메일을 보내는데 첨부를 빠뜨린거다.
지적받고 다시 메일 보냈다. 물론 첨부 빠뜨린 채로.
"어머 죄송해요. 다시 보낼께요"
이렇게 7번을 보냈다. 상상이 가시는가?
요즘은 많이 좋아졌다. 한번만 빠뜨린다.
정말이다. 예외가 없다. 한번에 성공하는 꼴을 못봤다.
물건 구매할 일이 있었는데 해당부서에서 SPEC을 싸가지 한테
메일로 보냈다. 하지만 정작 물건 받아보니 영 엉뚱한 SPEC이다.
당연히 해당부서 분개하고 어떻게 된일인지 문의들어왔다.
상사가 싸가지한테 물어볼 수 밖에 XX부서에서 이런 SPEC
요구했다는데 참고했나?
싸가지 왈 "당연하죠. 원하는데로 해줬는데 무슨 말씀이세요. 나참
그냥 쓰면되지 뭘 그런걸로 스트레스주고 그래욧"
오늘 술자리에서 성형수술 이야기가 나왔는데
항상 떠들던 싸가지 갑자기 조용해졌다. 입은 나발이 되었고
분위기 싸늘해진다. 좀 고쳤거든... 그래봤자 옥주현 옛날
모습이지만 말이다.
그러다 미스코리아 성형수술 이야기 나오니 물만난 물고기다.
걔네들 다 고쳤다. 돈 수억 들인다. 요즘 얘들 문제다.
그래 달래 싸가지겠느냐. 그 타이틀 고수할려면 왠만큼 노력해선
안돼지 암~
우리의 싸가지 대학 갓 졸업하고 취직해서 커피만 태우고 있는
새파란 신입이다.
원래 이런저런 일 시켰는데 다 펑크내고 빌빌거려서 결국
커피심부름이 주요업무가 되버렸다.
웃긴건 우리의 싸가지 그걸 아주 중요한 일로 여긴다는 거다.
상사가 다른 여사원한테 한번 커피타오라고 시킨적이 있는데
싸가지 발끈해버렸다. 그 여사원불러 따졌다.
"왜 남의 일 뺏고 그래요? 다음부터 이런일 있음 나한테 보내요."
^^
신세대답게 위아래 없는건 기본이다.
어느날 신입인 싸가지가 모과장을 부른다.
"모과장 일로와봐요" (그렇다. 정말 이렇게 불렀다)
"타이핑할 일 있는데요. 제가 지금 시간이 없어 그러니 대신 좀
해요." (타이핑도 메일과 같다. 한번에 성공한 적이 없다)
모과장 벙찔 수 밖에..
그러자 멋진 싸가지 말하길 "왜 기분나빠요?"
싸가지의 논리는 이랬다. 자기가 과장보다 한달 일찍 들어
왔으니 일 좀 시킨들 대수냐?
재주가 없어 대학나오고도 커피만 타는 싸가지가
회사 냉장고도 장악하고 있다.
평소 사람들이 간식거리 좀 사다놓으라고 주문했지만
싸가지의 대답은 귀찮아서 싫다는 거였다.
그러다 사장이 냉장고 열어보고 사기 차원에서 좀
사놓는게 어떻겠냐고 한마디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아아... 싸가지 평소 자기도 그렇게 생각했단다.
붕어대가린가? 어제 자기가 한말도 기억못하나.
뭐 이렇게 해서 이것 저것 사놓기로 했는데 싸가지의
진면목은 여기서 드러난다.
재정팀에는 고졸이지만 능력을 인정받은 경력 여사원이 있다.
똘똘하고 예뻐서 평소 싸가지의 온갖 질시를 참아내고 있다.
우리의 싸가지 딴엔 대졸이라는 자부심에 차 있어서 대뜸
이런다. "xxx씨 차 있지? 빵하고 과자 분당가서 좀 사와"
우리 회사는 강남에 있다. -_-;
xxx씨가 바로 옆에 가게 놔두고 왜 분당까지 가서 사와요 그러니
또 이런다. "그렇게 무거운걸 내가 어떻게 들고와욧"
씨방 옆 가게에서 자기가 들고오는건 무겁고 차몰고 분당가서
(왜 하필 분당이니?) 남이 사들고 오는건 가벼운가?
하긴 우리의 싸가지 볼펜 한자루를 사도 가게에 전화걸어서 배달
해달라고 한다. 이거 실화다. T_T
하도 잘 처먹어서 (마르셰의 1:3 주문 참고) 평소 덩치라고 불리는
몸집임에도 손하나 까딱거리길 싫어한다.
혹시 길거리에서 눈두덩이 파랗게 칠하고 유치한 색깔의 스카프 목에
두르고 덩치 큰 화장 떡칠녀 만나거든 사인이라도 받아둬라.
단 방심하지 마라. 돈 많은 남자 만나 팔자 고치는게 소원이라니
재섭으면 발목 잡힌다.
싸가지 없는 그녀는 회사로 우유를 받아먹고 있었다.
물론 그녀의 성격상 이번에도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한 며칠 받아먹더니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나 보다.
그래서 사원들의 건강을 위한다는 이유로 930ml짜리 큰거를
회사 공금으로 신청했다.
여기까진 정상적이다. 하지만 그녀의 엽기는 이제부터다.
우유 즐기는 사람이 별로 없어 냉장고에는 항상 세개정도
비축분이 쌓이기 시작했다.
싸가지 혼자 먹는거니 남을 수 밖에
보통사람이라면 우유를 끊던가 크기를 줄일 것이다.
우리의 싸가지 여기서 정말 영삼스러운 묘안을 생각해 냈다.
남는 우유를 썩여 우유팩 재료로 만든 것이다.
그래서 우리회사에는 책장에 항상 930ml 우유팩이 하나
썩은내를 풍기며 방치되어 있다.
먹음직스럽게 숙성되면 집에 들고가서 우유팩한단다.
싸가지 없는 그녀의 내공은 일취월장하는데 문재가 딸려
이를 널리 알리지 못하는 것이 한스럽다.
커피타기가 싸가지의 주요업무가 되버린 것은 무엇보다 어떤일이던
망쳐버리는 싸가지의 가공할만한 업무능력 탓이다.
(E-mail 일곱번 송부편 참조)
다행히 자기중심적인 성격이라 곧 커피타는걸 아주 중요한 일로
생각해 버리게 되었다.
싸가지가 커피를 탈 때는 특이한 버릇이 있다.
입대고 맛을 보는 것이 바로 그 버릇이다.
이게 어느지방 관습인지는 모르지만 나로서는 처음보는 방법이다.
처음 한번은 울며겨자먹기로 마셔줬지만 요즘은 안마신다.
그래도 탕비실의 숟가락 쓰기가 좀 찜찜하긴하다. 맛을 볼 땐
컵에 직접 입을 대지만 숟가락에도 입을 댔을것 같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애교(푸하~)로 넘어갔지만 최근에 충격적인 사실을
접했다.
싸가지에게 봉잡힌 xxx의 증언이다.
싸가지는 화장실 이용하고 손을 씻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매번 그러기야 하겠냐만서도 xxx의 눈에는 여러번 띄었단다.
왜 손 안씻냐는 xxx의 질문에 "한게 뭐 있다고 손 씻어욧"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참고로 싸가지는 커피탈 때 숟가락도 이용하지만 손으로 집어 넣기도
한다. 이것도 어느지방 관습인지는 모른다.
이말 듣고 석달전에 얻어마셨던 커피가 갑자기 화학반응을 하는 것
같아 속이 매슥해졌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사장이외엔 아무도 싸가지 타주는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사장이야 맛을 보는지 손가락을 집어넣는지 본적이 없으니
모르고 먹으면 다 보약이다.
싸가지가 자기 월급작다고 투덜거린다.
하긴 다방레지월급보다야 적지. 그래도 손님이 적잖아.
이렇게 쉬지 않고 사고칠 수 있다는건 아무리 생각해봐도
경이로운 일이다.
혹자는 지어낸 이야기거나 상당히 과장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겠지만
단연코 있는 그대로 임을 밝힌다.
싸가지의 주요업무인 커피타기에 필적하는 업무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친구와 전화로 수다떨기이다.
해서 바로 어제 문제의 그 사건이 터졌다.
회사의 공과금 영수증 챙기는 일도 싸가지의 몫이었는데 그 성격답게
몽땅 밀려 연체료를 내야하게 생겼다.
물론 싸가지는 일말의 가책도 받지 않는 눈치다.
독촉을 받고서야 주섬주섬 챙기더니 상사에게 결재 받으러 갔다.
상사가 꼼꼼한 편이라 결재항목을 챙겨보다가 전화요금 고지서에서
이상한 항목을 발견했다.
호주 1시간 30분!
이게 뭐냐고 물었지만 싸가지 당당하게 자기는 모른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싸가지의 친구가 호주에 살며, 회사전화로 종종 전화한다는 것을...
1~20분은 모르고 넘어갔지만 이번엔 심했다.
한번에 1시간 30분이라니!
게다가 그 뒤가 더 가관이다.
경리부에 가서 예의 바지런한 여사원에게 빨리 납부하라고 독촉한
것이다. 결재절차 다 뛰어넘고 윗선에 안 들키도록 말이다.
그렇다. 싸가지의 또 다른 별명은 부사장이다.
이사 아래로는 자기 발톱의 때로밖에 안 여기는 탓에 붙은 별명이다.
부사장이니 당연히 자기 지위로 결재절차 무시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아무튼 가끔씩은 그 머리를 열어 뇌를 조사해보고픈 충동이 인다.
참 이번주에는 무단결근도 했다.
다음날 와서 밝힌 결근사유가 우울해서였다.
X바 집에도 출근한다고 뻥치고 놀러갔다와선 한다는 소리가
고작 우울해서였다니!
상사가 놀고 있는 그녀를 불러 엑셀편집을 시켰다.
양이 좀 많긴 했지만 워낙 쉬운작업이었다.
급한일이니 빨리 해달라고 했지만 디스켓에 담더니
집에가서 해온다며 횅하니 퇴근해 버렸다.
너무나 자신만만한 태도였다.
하지만 다음날도 그다음날도 결과는 없다.
단 한줄도 진척이 없었던 것이다.
상사는 포기하고 아르바이트생에게 넘겼다.
그 다음날 xxx가 싸가지에게 역시 엑셀작업을 시켰다.
다음날까지 소식이 없다. 열받은 xxx 그냥 자기가 하겠다고
서류 넘겨 달라고 했다. 서류도 없다.
잃어버린 것이다. 서류 잃어버리고도 모른척 가만히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 길가던 행인이 주워(-_-;) 서류는 찾았다.
이것도 아르바이트생에게 넘어갔다.
(불쌍한 넘이다. 11시까지 남아 일하는 아르바이트라니)
일주일간 뭘하는지 모르겠지만 항상 바쁘다고 엄살이다.
어제도 듣자니 부장이 일시키는데 바빠서 못하겠다고 한다.
산책시간 줄이고 개인전화 줄이고 칼퇴근 안하고 노닥거리는
시간만 줄이면 될텐데
음.. 시간이 없긴 없군. 업무시간이 8시간인데
산책 1, 전화 1~3, 웹서핑 3~4시간 등등
어 시간이 모자란다.
싸가지도 나름대로 노는시간 분배하기 힘들었겠구나
2~3주 전 일이니까. 좀 지난 일이다.
싸가지가 충격적인 선언을 했다. 바로 퇴사를 결심한 것이다.
아무래도 버티기가 힘들었었나 보다.
인간적으로는 동정이 갔지만 그날 저녁 뜻있는 자들은 모여
조촐한 자축연을 열었다.(농담이다. 그냥 우연히 모인거다)
워낙 종잡을 수 없긴 해도 한짓도 있고 하니 그냥 퇴사될걸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고생끝에 낙이 온다는 속담이 있다. 여기에 대한 안티테제로
호사다마라는 속담도 있다.(헤겔이 한국와서 고생이 많다)
이번엔 고생끝에 마가 끼었다.
모대리가 있는데 말이 좀 많긴해도 싹싹한 편이다.
이넘이 싸가지를 회유시켰다.
줏대없는 싸가지는 모대리의 말을 100%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콧대가 한껏 높아졌다.
싸가지가 메일을 띄웠다.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그냥 계속
다니기로 했어요. 나불나불"
기대가 큰만큼 실망도 큰법이라 이번엔 내가 퇴사를 결심할까
잠시 고민해보았다.
과연 모대리의 이런 정신나간 행동을 한 이유는?
간단하다. 모대리 자신이 퇴사할려고 기회를 엿보고 있었는데
싸가지가 선수를 친거다. 요즘 상황이 좋지 않아 몇명이서
한꺼번에 퇴사 한다면 안좋을것 같아 싸가지를 회유시킨거다.
이걸 본인이 직접 털어놓았다. 이말 듣고보니 단순하고 머리가
빈 덕분에 쉽게 이용당하는 싸가지가 불쌍해보일뻔 했지만
기가 산 우리의 싸가지 당장 이름값을 하고 만다.
사장이 겁도없이 회사 대외비문서 관리를 싸가지에게 맡겼었다.
사람이 없기도 했지만 서류작성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컴에
담겨있는 거니 별일이야 있으랴 했겠지.
하지만 우리가 정확히 예상했던 대로 싸가지는 행동했다.
사람들이 문서요청하는게 귀찮다고 대외비 디렉토리를 암호없는
공유로 풀어버린 것이다. 그걸 누가 보고 잠가두라고 충고했지만
다음날까지 열려있었다.(지금은 모르겠다)
기고만장한 싸가지가 튕겨버린 것이다.
누가뭐래도 담당자는 자기 아닌가? 누가 감히 이래라저래라 해?
라는 생각인 모양이다.
덕분에 내 연봉이랑 고용계약서, 회사사업계획서니 뭐니 뭐니
개나 소나 말이나 닭이나 다 볼 수 있게 됐다. 만세 만세 만세
정보는 공유되야 하고 빌게쵸는 화형시켜야 한다.
전세계의 싸가지들은 단결하라.
[작가의 변]
사실 어떤인간이 단점만을 가지고 있겠는가?
그리고 뒷다마 깐다는게 인간의 도리도 아니다.
이런글을 쓰는 나도 아주 약간 괴롭다.
하지만 그녀의 행동은 나의 글쓰고 싶은 욕구를 너무나
자극한다. 그렇게 쉬지않고 소재를 만들어 주는
글재료도 흔하지 않다.
비록 그녀가 사고만 치고 싸가지 없는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다르게 보면 일종의 블랙코메디 같이
쓴웃음이나마 유발해주는 면도 있다.
옛말에도 있지 않은가 어리석은 벗에게서도 때론 배울게
있고 타산지석으로 삼을만한 돌뎅이(그렇다 돌뎅이다)
도 세상엔 널렸다.
싸가지땜에 열받아 날뛰던 사원들을 달래던
모부장의 말을 끝으로 작가의 변을 끝내고자 한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맙시다"
ps. 마지막글 땜에 죄가 뭔죄야 사람이 죽일놈이지라고
설파하던 또라이검사의 격언을 리플라이할 사람있겠죠?
미리 단속합니다.
내 밑으로 들어온 신입사원이 말썽이다.
출근시간이 9시인데 좀 빨리 오면 9:30~10:00
좀 늦으면 점심먹고 출근한다.
보통 일주일에 한번 별다른 연락없이 점심먹고
오는데 주의를 줘도 쇠귀에 경읽기고 환장하겠다.
게다가 한 성깔해서 과장이고 사장이고 무턱대고 대든다.
시한폭탄을 지고 있는 것 같다.
이놈을 어떻게 제대로 된 사원으로 만드나.... 젠장
우헤헤헤.... 이자식 아직까지 출근안했다.
어제는 그래도 11시 넘어 기어들어오더니 오늘은
점심시간 다 되가는데 안온다.
시킨일 안해서 내가 대신하고 차장이 대신 한 일이 있는데
차장이 휴일에 나와서 하고 자리를 안치웠나 보다.
그랬더니 어제 늦으막히 와서는 자기 자리 어질렀다고
뭐라 그런다. 어쩌구니가 없긴하지만 말해도 통할 상대가
아니라 그냥 참았다.
다른 중요한일도 내팽겨치고 있는데 다른 부서사람이
그거 나라도 대신 안하면 안될거라고 처리 좀 해달란다.
뭐 해야겠지. 다른 부서사람들 보기도 민망하고
부장보기도 쪽팔린다.
이자식은 품의서 한장 쓰라고 그러면 하루종일 붙들고 시간
보내는 놈이니 보나마나 제대로 안할테고
어째서 이런 고문관같은 자식이 굴러들어 왔을까
갓 졸업하고 일을 제대로 배워야 할텐데
자식이 나중에 회사 옮기면 어떡할려고 그러나 모르겠다.
요즘 얘들이 다 이러진 않을텐데
경리아가씨가 중요한 서류를 나에게 주러 왔다가
자리에 없어서 녀석한테 줬나보다.
나중에 얘기하길래 녀석에게 달라고 했더니 버럭 화내면서
내가 들고갔으면서 왜 자기한테 그러냐고 짜증냈다.
그러더니 자기일만 하는거다.
원래 내가 정신이 없어 그런가보다 하고 아무리 뒤져도 없길래
직접 녀석 책상위를 뒤졌다.
10초만에 찾았다. 이게 뭐냐고 했더니
가져가고 왜 도로 다시 가져 놨냐고 따진다.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녀석이 내게 돈을 빌렸다.
나중에 달랬더니 이미 갚았단다. 증인도 두명이 있단다.
역시 내 정신을 내가 못 믿기에 그러녀니 하고 물으러 갔다.
증인1: 아뇨 본 적 없는데요.
녀석 : 아이 씨~ 얼마 먹었어요. 증인 2한테 물어봅시다.
증인2: 나도 본적 없는데? 아까 얘기만 했잖아.
녀석 : 하여튼 줬으니까. 난 몰라요.
녀석의 문제점은 절대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거다.
언제든지 거짓말로 발뼘을 하고 그걸로 자신을 납득시킨다.
자신은 애교로 볼지 모르나 점점 신임을 잃게 된다는걸 모른다.
아... 난 아직 사람을 키울지 모르나 보다.
집에서 출퇴근하는데 점심먹고 나서는 아들에 대해 아무런
제재가 없는 부모님이 이해안되서 물어봤다.
넌 집에서 뭐라 안하냐?
자기도 물어봤댄다. 왜 안 깨웠냐고
부모님 대답이 걸작이다.
어제는 회사 창립기념일이라 논다고 했잖어?
그저께는 회사 운동회(-_-;) 라고 늦게 간다며?
녀석은 그저 늦게 잘 욕심에 거짓말을 했고 그것을 기억도
못한거다. 그걸 그저 받아주는 부모도 한심하긴 마찬가지지만....
역시 아직까지 출근안했다.
대단한 넘....
녀석이 이렇다보니 새로운 풍속도가 생겼다.
며칠전에 회사 다른 부서사람하고 내기를 했다.
난 녀석이 11시나 돼야 온다는데 걸었고
그사람은 오늘은 예감이 이상하다면서 9시 정시출근
하는데 걸었다.
결과적으로 내가 졌다.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9:50에 온거다.
10분 차이로 내가 졌다. 9시에 더 가까우니까 말이다.
녀석은 그렇게 내게 도움이 안된다.
아... 영화 한 프로 뜯기게 됐다.
녀석이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나랑 붙은 당구에서
4번을 다 져주는 아량을 베풀어 줬다.
물론, 당구비는 내가 다 냈다.
고마운 넘.... 니 땜에 내 속이 숯검댕이가 된다 이넘아
지난주에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
금요일 녀석이 또 무단 결근을 단행한 것이다.
토요일에는 나오리라 생각했지만 역시 소식이 없었다.
게다가 흉흉한 소문만이 돌았으니 녀석이 퇴사를
결심했다는 것이다.
모두들 조마조마한 심정으로(사실은 분개하면서) 월요일을
기다리는데... 두둥...
월요일 매운 이른 시각이 10시쯤에 출근한 녀석에게
아무도 이틀간의 무단결근에 대해 타박주는 사람은 없었다.
자리에 잘 앉아있길래 그러녀니 했는데 다른 부서사람이
내게 넌즈시 얘기를 해줬다.
녀석이 출근하자 마자 자기짐 꾸리고는 자기 퇴사한다고
서무에게 선언하고 나가는걸 대표이사가 잡아서 그러는거 아니라고
말해주고 나갈려면 절차를 밟아야한다고 했단다.
그래도 퇴사할땐 상사들에게 얘기라도 해줄줄 알았건만..
녀석은 강적이었다.
대표한테 그러말 듣고도 대표가 회의실에 들어간 사이에
짐싸들고 나가버렸다. -_-;
내가 전화했다. "X군 무슨일이야?"
녀석이 대답했다. "밧대리 다됐으니 끕니다. 내일 갈께요. 뚝~" ^^
그 내일에도 녀석은 점심지나 출근했다가 부장과 잠시 면담한 후
그냥 회사에 남기로 했단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으나 일이 따분하다고 했단다.
당연하지... 상사가 시킨일 전부 찐빠놓아버렸는데 할일이 있나.
녀석이 마음을 잡았는지 이틀간 10시쯤 출근하는 열성을 보였다.
오호.. 드디어 녀석이... 인간이 됐나 보다라고 생각했지만...
오늘 다시 무단결근! (대... 대단한 놈)
전화 걸었더니 졸음이 잔뜩 묻은 목소리로 오늘 회사 못나가겠단다.
다른부서사람들 몰려와서 왜 안자르는냐고 내게 불만 잔뜩
쏟아놓고 갔다. 회사분위기 망친단다.
X바 날더러 어쩌라고 부장이 얘기해도 안되고 대표가 얘기해도 안되는데
녀석은 이제 정말 잘릴것 같다. 오래버텼다. 그만하면
참 녀석이 이틀간 한 일은 내가 자기 대신 해놓은 일을 다시 원래대로
망쳐논 거였다. 다른 부서사람이 안된다고 해서 봤더니 녀석이 끄적
거리고 있었다. 내가 대신 해놨다고 했더니 어.. 그거 되는거였어요?
그러고 퇴근했다. 다른 부서사람이 녀석에게 부탁한 일도 팽겨쳐
놓아서 내가 대신 해줘야 했다.
드디어 이야기도 대단원의 막을 내리나보다.
우리의 못말리는 신입사원 외통수에 걸렸다.
일전에 녀석이 3일 무단결근했다고 말했다.
보통 대기업이라면 얄짤없이 퇴사다. 하지만 4일째
느지막히 출근한 녀석에게 한번의 기회를 더 주기로
하고 일은 무마되었다.
그 후 이틀간 녀석이 마음을 잡나 했다.
11시 전에 출근했다는 말이다.
그리고 운명의 금요일 녀석은 다시 무단결근을 시작했다.
일주일연짱으로 화려한 외출을 시작한 것이다.
아차 토요일 저녁에 잠깐 나와서 회사 노트북 하나 빼갔다.
녀석의 취미생활인 스타크에 대한 미련때문이었나 보다.
긴가민가하던 사람들 다 포기하고 녀석의 퇴사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한 4일쯤 지나서 메일이 왔다.
토요일날 출근하겠다는 메일이었다.
전화는 아무리해도 안받더니 말이다. 아마 발신자조회기능을
넣어뒀나 보다.
모두들 녀석이 어떤이야기를 풀어놓을지 기대하며 토요일을
기다렸지만 역시 녀석은 강적이었다.
점심때까지 안와서 잠시 점심먹으러들 간 사이에 살짝 와서
노트북만 두고 가버린거다.
녀석 나름대로의 작별인사법인 것 같다.
일주일 내내 기다린 부장은 허탈할 밖에
이 이야기의 교훈은 이거다.
직장 싫으면 안 나와도 된다. 사람들 꼴보기 싫으면
얘기 안해도 된다.
대신 똑 부러지게 일 처리하자. 생각나면 출근하고 꼴리면
집에 가고 하지는 말자.
퇴사마음 굳혔으면 남은 사람 마음 심란하게 만들지 말고
확실한 절차를 밟아 기억에나마 깨끗하게 남도록 하자.
녀석이 돌아왔다.
상사는 두번째니까 한번만 기회를 더 주자고 한다.
나로서도 이견은 없지만 결국 사건은 흐지부지 넘어갔다.
이번엔 2주일 연속 결근 기록이다.
새로운 기록이 언제 세워질려나?
자료 다 지운 이유를 물어보았다.
(그렇다. 녀석은 나가면서 모든 자료를 소거했다.)
mp3밖에 없어 다 지웠단다.
그래도 몇개월 있었으면 무슨 자료라도 있지 않냐는
질문에 mp3밖에 없고 다른 자료는 없단다.
여기서 녀석은 화를 버럭 냈다.
간신히 다시 나올 결심했는데 이렇게 나오면 안나오겠단다.
솔직히 녀석이 나와도 별다른 도움이 안되는데 말이다.
황당했다.
회사가 학교보다 못하게 됐다.
나오고 싶으면 나오기 싫으면 아무말 없이 안나오고 말이다.
결국 녀석의 입에서 사과나 무단결근의 이유같은건 나오지 않았다.
그냥 자리에 철푸덕 앉아 뭉게고 있다.
첫출근해서 제일 먼저 한 일은 MP3 다운 받아 크게 틀어놓은 것이다.
녀석에게 내가 모르는 빽이있나?
모그룹회장의 머~~~~언 친척이라고 자기입으로 말하는걸 듣긴 했지만
서...설마
그동안 바빠서 일의 경과를 보고드리지 못했군요.
반성합니다.
녀석 짤렸습니다.
2주일 결근 후 일주일 나오고 다시 5일 무단결근해서 그냥
정리됐습니다.
마지막으로 와서 자주 놀러온다고 실실거리다 갔습니다.
이때도 상사한테나 나한텐 코빼기도 안비치고 여사원과
노닥거리다 조용한 우리상사를 정말 열받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전혀 개의치않는 눈치긴 했습니다.
겨우 사태가 진정되나 했더니 안목없는 사장이 녀석을 다시
데려올까하고 농담해서 안그래도 녀석땜에 살벌한 분위기의 팀을
한층 써늘하게 만들었습니다.
녀석이 몇개월간 했던 일을 내가 대신 하게 됐는데 다시 정리해보니
정말 아무것도 한게 없더군요.
한게없어 데이터 다 지웠다는 녀석의 말은 농담이 아니었습니다.
녀석이 다른데 가선 안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듣자니 다른데서도 이미 한번 전력이 있었던 것 같긴 합니다만
망가지는 건 결국 자신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