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경인년 시월 초하루 상달 입니다.
시월은 천재를 지내야하고,또 가장 큰달로 치는 달이기 때문에 이것저것
준비할것도 많고 맞춰야 할것도 많은 달 입니다.
서울 사무실 식구들 봉급에, 시골 절 봉급에, 시월 상달에 신도님들께 제공하는
무료 뻐스 차비도 마련해야하고, 재 지내는 떡값과 과일값 그리고 애쓰신
스님들 거마비에 수고하신 일손들께도 인사도 해야하고, 게다가 내년
달력값도 준비해 놔야하고 이것저것 마음이 바쁘고 바쁜 달입니다.
언제나 처럼 초하루가 가까우면 장충동 포교원엔 글받으러 오시는
손님이 넘쳐 납니다. 새벽부터 산에 있는 절에 가서 에불하고 내려와서,
아침 일찍 출근을해서 천수경을 하고 매일 드리는 기도를 드리고
나서 손님을 봅니다.
한번에 다섯분씩 들어 오시라고 해서 한분씩 차레로 상담을 해드려도
기본으로 몇시간씩 기다리시게되니,이만저만 죄송한게 아닙니다.
그중에는 정말 급한분도 사정이 딱해 안타까운분도 계시고 때로는 멀리서
비행기를타고 큰맘먹고 오신분도 계시는데, 일일이 그 사정을 수렴
해드릴 수가 없으니 안타까울 따름 입니다.
사실 기다리시는 신도님들께서도 고역 이시겠으나, 소승 역시도 보통 힘든게
아닌지라 어떤때는 자리에 앉으면 화장실 한번도 못가고 하루해가
후딱 가는 경우도 아주 많습니다.
하루종일 떠들다 보면 입에서는 단내가 나고,신도님들 중에는 무슨말씀을 드려도
잘 못알아 들으시고 재차 삼차 질문을 하시거나 동문서답 하시면서
힘들게 하시는분을 만나면 코에서 뜨거운 바람이 나옵니다.
스님도 수행은 하지만, 그래도 사람 인지라 힘들고 어렵고 배고프고 졸립고
다 똑같은 겁니다.
허기진 배를 움켜잡고 참다가 국수 한그릇을 먹으면 세상에 부러울것이 없습니다.
아니 정말 행복해 집니다.소승은 유난히 밀가루 음식을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국수가 최고로 맛있습니다. 국수는 매일 먹어도 안 질립니다.
어릴적에 못살던 그시절 이웃집 잔치에 따라가면
말아주던 그 국수가 저는 그 어떤 음식보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습니다.
사실 오후 5시나 되서 먹는 국수 한그릇이 뱃구레가 큰 제겐,
그야말로 코끼리 비스켓 입니다만, 요즘은 일부러 저녁밥도 안먹고
일이 끝나면 참선,주력 ,염불등. 방법을 달리 해가며 수행정진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스님 마음에도 잡념과 번뇌가 파고 듭니다.
마음에 잡념이 많으면 마음에 어두운 기운이 오게 마련 입니다.
그래서 망상심이 죽 끓듯 펄떡 거리게 되는것이지요.
사람에겐 매순간 이루 헤아릴 수도 없는 많은 생각들이 일어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기 때문이지요.
부처님께서는 “모든 중생에게는 불성(佛性)이 있어서 누구든지 다 불도(佛道)를 이룰 수 있다”고 가르치셨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자기 자신이 자기 삶의 주체자임을 깨달았을 때만이 가능합니다. 우리 모두가 맡은바 최선을 다 하면서
수행을 게을리 하지 맙시다.
깨달음 이란 누가 가져다 주는것이 아닙니다.내 스스로 깨달음으로서 알아가고
깨우쳐야만 합니다.
그래서 소승도 산중에 있는 절에가서 흐트러 지지 않으려고 기도하면서
외부와의 접촉도 거의 자제하고 또한 체중도 줄이고 있습니다.
체중을 줄이지 않고는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태까지 건강이 악화 되었기
때문이지요. 이젠 그나마 가끔 한잔씩 하던 곡차도 전혀 입에
대질 않고 있습니다.무릎에선 물이 고여 물을빼고,통풍 때문에
발뒷꿈치를 도려 내는것처럼 통증이 오기 때문에
체중을 줄이는 일은 너무나도 시급하고도 절박한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부모님께서 기본적으로 튼튼한 신체를 주셨는데,한 삼십년 넘게 혹사를 하다
보니 몸이 망가져 버렸습니다.
물을 담은 그릇이 깨지면 물이 흘러 내리듯이,육신이 깨지면 영혼도
떠나가 버립니다.생에 애착을 갖는게 아니라 아직 할일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 할일을 마무리 짓고 가야 하기 때문에, 몸뚱아리를 소중히 지니고 있어야
겠다는 마음을 낸것 입니다.
그래서 더욱 값진 국수 한그릇!
오후 다섯시에 먹는 꿀맛 같은 국수 한그릇이 감사와
기쁨과 환희심으로 다시금 피어나는 이유입니다.
-돈각합장-
첫댓글 건강을 잃으면 모두를 잃는다고 합니다.
죄고중생의 상담을 맡아 고민을 해결해 주시는 것도 감사하고요,
또한 영산암의 불사도 스님의 큰 뜻과 간절함에 꼭 이루어질 것으로 믿습니다.
욕심많은 부탁이지만 이제는 스님의 건강도 신경쓰셔서 언제까지라도
죄고중생의 고민을 상담해 주시고, 더욱 큰 불사로 대한민국 제일의 기도도량
영산암이 이룩될 수 있도록 건강하세요. 나무 지장보살 마하살()()()
이 세상의 최고는 건강이라 했습니다.
스님 건강이 심히 걱정되네요.
영산정사의 기도도량에서 할일이 태산 같으신데 건강 잘 챙기시길 기원합니다.
저도 일조를 할일이 있으면 시켜 주세요. 힘 닿는데 까지 하겠습니다.
열심히 수행하겠습니다.
스님
스님,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저희 모두에게 언제나 큰 힘이신데...
매번 저희 삶의 무게만을 스님께 내려놓는데 저희는 ...
스님 늘 건강하시길 그래서 스님께서 꼭 성불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스님 글 마음에 와 닿습니다~~ 힘내세요..^^
()()().........나무관세음보살!!
스님! 저도 힘 닿는데 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힘들어 보이셨는데 요즘 더 심해지셨나봐요. 장충동에 계실 땐 바닥보다 의자에 앉아 계시는 게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스님너무 가슴이 뭉클합니다 .우리모두에게 삶에 희망을 주시는 스님 항상건강하시길 간절이 비옵니다. ()()()
스님께서 오후 5시에 드시는 국수 한그릇의 행복이 그 무엇에도 비할수 없슴을말씀해 주시는데...가슴이 찡해옵니다.럽기 이를데 없습니다.
스님의 말씀 한마디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욕심껏 더 않아 있고 싶었던 마음이
부디 건강하셔서 스님께 의지하고 있는 저희의 마음이라도 편하게 해주십시오.
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