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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ola fides 원문보기 글쓴이: 김의천
Church of Saint-Pierre, Moissac
The Romanesque south door of the abbey church
생 피에르는 12세기 초 베네딕트회 수도원 교회로 지어졌는데,
13세기 초 알비 십자군이 이단들을 소탕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전투로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던 교회의 원형은 거의 손실되어
14세기와 15세기에 고딕 양식으로 새롭게 지어졌다.
그런데 다행스럽게 교회의 정문과 정문 외벽에 설치된 조각들은
처음 교회가 지어질 당시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들은 부르고뉴 지방에 나타나는 교회 정문의 조각들과 함께
프랑스의 로마네스크 양식을 대표라는 가장 중요한 작품에 속한다.
정문 조각들은 1120년경에 제작되었다.
이 시기는 로마네스크 양식의 조각이 전성기를 누리고 있던 때로
부르고뉴 지역의 오툉 성당 그리고 베젤레의 성당정문의 조각들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생 피에르의 정문 구조는 전성기 로마네스크 양식에 전형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출입구가 나있는 직사각형의 하단부분 그리고 이곳을 좌우로 나누는
트뤼모가 상단의 무게를 지탱하고 있다.
상인방이라 불리는 문을 가로 지르는 지지대는 그 위에 놓여 있는 반원의 팀파늄을 바치고 있다.
초기 로마네스크 양식에서부터 파사드에 서서히 장식적 요소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처음으로 하나의 통일된 체계로 장식되기 시작한 곳이
바로 끊임없이 오가는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머무는 정문을 둘러싼 공간들이었다.
Second Coming of Christ,
Church of Saint-Pierre, Moissac, 12th century.
The tympanum in the church of Saint Pierre, Moissac,
built between 1115 and 1135, depicts the second coming of Christ.
The figure of Christ in majesty, sitting in judgment at the end of the world,
is surrounded by an angel, lion, eagle, and ox,
representing the four evangelists Matthew, Mark, John, and Luke, respectively.
팀파늄의 중앙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근엄한 모습으로 왕좌에 앉아 정면을 향하고 있다.
왼손에 잡힌 책으로 허벅지 상박을 누르고 있는 그리스도는 오른손을 가슴 높이 들고 있는데,
두 손가락은 펴져 있다. 두 명의 천사와 함께 사복음서 저자들을 상징하는
사람의 얼굴을 한 천사, 독수리, 황소 그리고 사자의 형상이
왕좌에 앉아 있는 그리스도를 에웠고 있다.
이들 바깥쪽의 빈 공간에 스물 네명의 작은 사람들이 앉아 있다.
Tympanum of the south portal of Saint-Pierre Moissac,
France marble ca. 1115-1135
approximately 16 ft. 6 in. wide at base
팀파늄에 묘사되어 있는 장면은 요한 계시록 4장에 기록된 내용인데,
그곳에는 왕좌에 앉으신 그리스도가 복음서 저자들을 상징하는 생물들에 둘러싸여 있고,
스물 네 명의 장로들에 대한 언급도 이루어지고 있다.
즉, 이곳에 묘사된 장면은 심판자로 이 세상에 다시 오실 그리스도의 모습이다.
팀파늄의 반원형 외곽을 계단식으로 얇은 띠처럼 두르고 있는 아키볼테에는
식물 장식이 새겨져 있고, 아래의 상인방에는 메달 모양의 원들이 장식 되어 있고
그 내부에는 식물의 잎 모양 혹은 불꽃 모양의 문양이 들어가 있다.
정문을 가로지르는 상인방의 중앙 아랫부분에 나있는 기둥에도 조각들이 들어가 있는데,
트뤼모라 부르는 이 기둥의 정면에는 암사자와 수사자가 서로 교차하여
십자가 형태를 이루고 있는데, 모두 세 쌍이 기둥 정면을 아래에서 위로 채우고 있다.
기독교 도상 학에서 사자라는 동물은 그리스도의 부활을 의미하는
긍정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반면, 동시에 암흑의 힘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곳 기둥에서 나타나는 사자는 악의 힘을 상징하는 것으로
그 배경에는 지옥의 불 바퀴가 새겨져 있다.
기독교인들이 결국 다다르고자 하는 곳은 천국인데,
교회는 지상에 세워진 천국으로 이해되어진다.
교회를 드나드는 사람들의 눈에 가장 잘 띄는 중앙 문기둥에
이처럼 악을 상징하는 사자가 새겨져 있는 것은
이 땅에서의 삶이 항상 악의 세력과 맞물려 있으며
천국에 들어가기를 소망하는 모든 사람은 결국 악한 세력의 존재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함이다.
St. Paul Jeremiah
한 쌍의 사자가 서로 교차하고 있는 기둥 정면 부분의 좌우 측면에는
각각 한 명씩 남자의 전신상이 설치되어 있다.
이들은 모두 그 키가 과장되게 늘어나 있는데,
이것은 미리 정해진 기둥의 높이와 넓이에 맞게 인물들을 배치하려고 하다 보니
생긴 결과로 르네상스 다음에 오는 마니에리스모 양식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의도적인 왜곡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왼쪽 측면에 등장하는 인물은 사도 바울이다.
대머리에 기다란 수염을 한 바울은 왼손으로 자신이 쓴 책을 들고 있다.
기둥의 오른쪽 측면에 나타나는 인물은 긴 머리와 수염을 하고
고개를 좌측 아래로 떨구고 있는데, 양손으로 펼쳐진 두루마리를 들고 있다.
이 사람은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선지자 예레미야인데
두 다리가 서로 교차하여 서 있는 모습이 상당히 표현적으로 특징적이라 할 수 있다.
St. Peter Isaiah
정문을 기준으로 양 바깥쪽의 문설주는 그 마무리가 파도 모양으로 되어 있는데,
그곳과 닿아 있는 작은 벽면에도 서로 좌우 대칭하여 각각 한명의 전신상이 설치되어 있다.
좌측 벽면에는 목을 부자연스럽게 길게 빼고 있는 곱슬머리의 남자가 등장하고 있다.
그는 오른손에 열쇠를 들고 있는데 이를 통해 우리는 이 사람이
예수의 제자 베드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반대편 문설주 벽면에도 동일한 크기의 전신상이 설치되어 있는데
여기에 등장하는 사람은 구약의 선지자 이사야 이다.
양문설주에 등장하는 베드로와 이사야의 뒤쪽으로
외 벽면이 층을 이루며 바깥쪽으로 확장되는데
이곳에 보이는 가는 파이프처럼 보이는 둥근 기둥들이 상부로 뻗어나가
팀파눔의 원형을 외부에서 두르고 있는 아키볼테(도판)를 이루고 있다.
정문의 좌 우 외벽은 대칭적으로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모두 상단부와 하단부로 구분이 되는데
하반부는 가늘고 긴 세 개의 기둥이 두 개의 아치를 아래에서 지탱하고 있고,
아치 아래는 다시 상하로 그 구획이 나누어져 있다.
아치위에 설치된 가로로 넓은 직사각형이 외벽의 상단 부를 이루고 있는데
각 공간은 모두 부조로 장식이 되어 있다.
West side porch; Avarice and Luxury (right)
왼쪽 벽면에 새겨진 부조의 내용을 보면 둥근 아치 아래 나누어진
총 네 개의 구획 중 아래쪽에는 물질에 대한 탐욕
(avaritia, reprehensible acquisitiveness)
혹은 인색함을 의인화하여 알레고리로 묘사하고 있다.
그 오른편에 묘사된 장면에 등장하는 괴기스럽게 생긴 두 인물들은
중세 시대때 금하고 있는 일곱 가지 죄악 중에 과식과 육체적인 정욕을 표현하고 있다.
과식을 표현하는 왼쪽 남자의 몸은 앙상하여 피골이 상접한데
과식을 해서 배만 불룩하기 나온 것이 인상적이다.
오른쪽의 인물은 육체적 탐욕을 나타내는 흉물스러운 여자의 몸을 뱀이 휘감고 있다.
과식과 육욕을 경고하는 이 조각상 위에는 한 남자가 침대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침대 주위에는 온갖 악마들이 득실거리고 죽어가는 남자의 발치에는 돈자루를 든 악마가 보인다.
죽음 앞에서는 물질적 풍요도 의미가 없다는 경고의 메시지이다.
죽음을 맞이하는 부자의 침대 밑에는 그의 부인으로 보이는 여인이 무릎을 꿇고 슬퍼하고 있는데
그 몰골이 상당히 여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 부자 남편이 자신의 재산으로 다른 여자들의 배를 불리느라
정작 조강지처는 돌보지 않은 모양이다.
죽은 자의 입에서 그 영이 빠져 나오고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악마들이 그의 영혼을 가로 채 가고 있다.
비참한 부자의 죽음 왼쪽 장면은 그 보존 상태가 그리 좋지 못한데 지옥을 묘사하고 있다.
두 개의 둥근 아치 위쪽에 직사각형의 벽면에도 여러 장면들이 동시에 이야기되어 지고 있다.
가장 오른편에는 부자들이 잔치 상을 펼쳐 배불리 먹고 있는데,
그 문밖에서 거지 나사로가 굶어 죽어가고 있으며 나사로의 상처 난 부위를 개들이 핡고 있다.
결국 나사로는 굶어 죽었고 그 영혼을 아브라함이 자신의 가슴에 품고 있는 장면이
그 다음으로 이루어진다.
이 모든 이야기는 누가복음 16장에 나오는 장면으로
예수가한 비유 중에 하나인데 부조의 가장 왼쪽에 복음서 저자 누가가
두루마리를 아래로 펼쳐들고 묘사된 장면의 구절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the fate of Lazarus
왼쪽 벽면의 조각들을 통하여 전하고자 하는 바가
부정한 삶을 경고함으로 결국에는 도덕적인 삶의 방식을 권고하는데 있는 반면
반대편 벽에는 성서적 내용이 그 주를 이룬다.
우측 벽면이 나뉘는 전체적인 구도는 반대편의 벽과 동일하다.
두 개의 둥근 아치 아래에 모두 네 개의 장면이 부조로 조각되어 있다.
우선 가장 아래에 위치한 두 개의 장면들 중 왼쪽에는 천사 장 미카엘이 마리아에게 나타나
예수를 잉태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하고 있는 수태고지의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기둥 맞은편 오른쪽 벽면에는 아기를 가진 마리아가 그녀의 사촌이자
세례 요한의 어머니 엘리자벳을 방문하는 장면이 새겨져 있다.
마리아가 엘리자벳을 방문하는 이 장면은
신약성서의 사복음서 중 누가복음에만 기록되어 있다.
마리아가 엘리자벳을 방문하는 이 이야기는 마리아의 일생을 묘사하는 연작에서
중요한 장면인데 이는 타락한 인류를 구원할 예수
그리고 그의 길을 예비하는 세례 요한의 첫 대면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In general the scenes are related to the birth and infancy of Christ.
The Annunciation and the Visitation are in the bottom register
while the second register depicts the Adoration of the Magi with Mary
and the infant Jesus on the right. Joseph is in the background.
수태고지 그리고 엘리자벳을 방문하는 마리아를 그리고 있는
두 장면 위의 공간에는 베들레헴에서 태어난 아기 예수를
세 명의 동방박사가 경배하고 있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아치 위에 설치된 직사각형의 부조에는 서로 다른 세 장면이 새겨져 있는데
가장 왼쪽에는 오늘날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로 Sotine이라는 도시와
우상을 무너뜨리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가운데에는 예수의 가족이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베들레헴을 떠나
이집트로 피신을 가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요셉이 앞장을 서고 나귀에는 마리아와 아기 예수가 앉아 있다.
그리고 부조의 가장 오른쪽 부분에는 마리아와 요셉이
아기 예수를 유대인들의 관습에 따라 성전에 바치고 있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the Presentation in the Temple,
the Flight into Egypt,
and the fall of the idols after the arrival of Mary and Jesus
첫댓글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