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4341년 5월 24일.
6시 30분께 해양수산부 주차장에 차를 댔다. 여전히 실비가 찔끔거린다. 나는 자리말이를 머리에 이었다. 도순 씨가 군대서 훈련(봉체조) 받는 것 같단다. 길을 잘못 잡았다. 이쪽 광장 끝에서 만남의 광장으로 건너는 신호등은 없었다. ‘이 짝에도 신호등 한나 놓제만.’우리는 발길을 돌려 자연사랑 채식뷔페 쪽으로 내려갔다. 앞서 가는 사람이 길을 잘 잡아야 헌다고 그런다.
쩌어그 앞에 신호등이 보인다. 이짝 신호등 앞에 한 사람이 서있다. 낯이 익다. 한미선 선생님맹이다. 가차이 갔다. 영락없다. 접선 성공!
만남의 광장 안내소 앞에 차가 한 대 서있다. 우리 차가 아니다. 한미선 선생님이 누군가허고 통화를 허신다. 어디냐고 물어보는 모양이다. 그 때 영산호 뚝방 쪽에 한 사람이 전화기를 귀에 대고 두리번 거리고 있다. 두 사람이 서로 가차이 있는디도.... ^^ 같은 핵교 근무허는 김상채 선생님이란 분이다. 이어 고성중핵교 김윤남 둥숭이 모습을 드러낸다. 서로 반갑게 인사 나눈다.
광장 저 편 맨 앞에 관광차 한 대가 신호대기 중이다. 차 빛깔이 희건디, 이마빡에는 영어로 "VIP"를 새겨놓았다. 신호가 바뀌었는지 차가 미끌어져 온다. 지나치지 않고 우리 앞에 멈춰선다. 사무국장 신형철 동지가 내린다. 우리는 차에 올랐다. 민식이 성이랑 김우영 선생님이 작업(차 유리창에 구호 종우를 붙이는) 중이다. 진고 분회장 정종남 동무랑 진고 선생님들, 실고 분회장 우동이 동지들이 반긴다. 미현이 공주님이랑 조서방(정수 성은 그라고 부른다.)은 잠매경이다. 진도중학교 차윤석 선생님도 눈을 감고 있다. 차가 놀기에 딱 좋다. 차 뒷자리 가운데에는 탁자가 있고 그 주위를 의자가 둥그렇게 싸고 있다.
7시 10분. 고속도로 입구 주유소에서 이수진 선생님을 태운 차는 서해안 고속도로로 접어들었다.
“왔습니다, 왔습니다아~! 돌포리가 왔습니다아~! 혹시, 멀미를 허시거나 몸땡이가 불편허신 분들은 주저마시고~ 손을 내밀어 주시기 바랍니다아~!”
그러자, 앞께에 앙거있던 진고 여선생님들이 이구동성으로 차모 선생님을 가리킴시로 웃는다. 밤새 주님을 찐허니 영접허셨능갑다. 주님의 아름다운 내음이 폴폴 난다. 간, 쓸개, 비위 기맥에 빛깔을 칠했다.
차가 서해안 고속도로를 빠져 나와 무안 나들목으로 접어든다. 비는 멈췄다. 도로 군데군데물기가 조금 남아있제만 대부분 고실고실허다. 질가상에 있는 갈회색 논들은 촉촉허니 젖어있다. 모내기를 끝낸 한 논에는 해오라기 한 쌍이 무논에 두 다리를 박은 채 꼼짝도 않고 서 있다.
8시. 인성고 정문에 도착했다. 버스정류장에 오경교 지회장이 지달리고 서있다. 차에서 내렸다. 장미란 선생이 짐치통을 갖고 나타난다.
“우리 분회장님이 가위를 안 챙겨부렀대요?”
“글믄 썰어왔소?”
험시로 뚜껑을 열었다. 썰어놓은 양을 봉게로 징허니 바빴능갑다. 울 엄니 아부지가 주신 젓가락으로 한 조각 집어 묵었다. 묵은지가 사근거림시로 개미가 있다.
“아따, 맛나요.”
“잘들 다녀오세요, 저 얼른 머리 하러 가야 되요.”하고는 종종거리고 인성고 쪽으로 사라진다. 그 쪽에는 두 무대기 사람들이 서있다. 우리 맹이로 서울교사대회 가는 사람들이리라. 키가 껀정헌 장권이 성이 성큼성큼 다가온다.
“재성이 왔능가?”
“예.”
8시 30분. 백양사 휴게소다. 차 뽀짝 젙에 두루마리 자리를 피고 음석들을 깐다. 아침은 낙지죽이다. 신형철 사무국장이 되야지 머리괴기를 대접에 담아낸다. 아침부터 무슨 고기냐고 정수 성이 그런다. 낙지죽 묵으까 마까 고민허다가 맛이나 보자고 숟구락을 들었다. 처음에는 모르겄든디 이상 맛나다. 석교고 허니문 분회장은 밥 묵었노라고 안 묵은다고 해놓고 넘들 퍼주다가 너스레를 떤다.
“냄새가 죽이네?”
“쪼께만 묵어 봐아.”
“한번 묵어보까?”
화장실에서 국자 씻고 옴시로 강성윤 지회장을 비롯한 순천초등 동지들을 만났다. “재성이 성 떡 좀 묵어보소.”허고 주경진 동지가 기장떡 상자를 내민다. 욕심 사납게 네 덤뱅이나 집어 들었다. 차에 오름시로 기사양반 한나 디리고 허다 봉게 없다. 다시 갔다. 잔디 밭에 떡 상자가 놓여있다. 염치 불고 허고 또 왔노라고 허고는 야달 덤뱅이나 집어들었다.
9시 20분. 홍정수 교선부장이 차내 교선을 시작헌다.
“달리는 버스 교선을 동지 여러분의 박수와 함성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와아아아, 짝짝짝짝!!!!”
“먼저, 오경교 지회장 동지로부터 투쟁의 결의를 다지는 인사말씀을 들어보겠습니다.”
“아이고, 끄으음.... 처음부터 함께하지 못하고 중간에 해서 죄송합니다. 더 많은 분들과 함께 가기로 했는데 지회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김성준 선생님께서는 촛불 집회 준비하시다가 발뼈가 부러져서 입원해 계시고, 김나리, 김운수 선생님들도 입원해 계십니다. 고성중학교 새내기 선생님은 어제밤 빗길에 운전하시다가 접촉사고가 나서 오늘 같이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담 주 중에 고사를 지내든지 해야 할 모양입니다. .... 지회장 신분.... 상경투쟁.... 서로 힘을 얻고 오면 좋겠습니다.”
이어 차에 함께 탄 조합원들이 자기 소개를 헌다.
“석교고 분회장, 허니문입니다!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이상, 허니, ‘문!’이었습니다, 학생여러분~!”
여그저그서 박장대소를 헌다.
“의신초등학교 보건교사 한미선입니다. 선생님들, 반갑습니다.”
“같은 학교에 있는 감상채라고 합니다.”
그는 중등과정을 밟았는데 초등연수를 받고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다고 한다. 초등학교의 제왕적 구조에 잔잔한 파문을 던질 수 있도록 하겠단다.
“안녕하십니까? 진도실고 분회장 정우동입니다. 올래(원래) 더 많이 갈려앴는데 육명 참녀했습니다. 반갑고요. 우리 의견을 이명박이 듣게 확실히 하고 내려오면 좋겠습니다.”
“진도실고 이수진이예요. 목포에서 출퇴근하느라 진도에서 하는 행사에 자주 참여 못해 죄송했습니다. 그렇지만 마음은 늘 함께 했습니다. 오늘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실고 김미현입니다. 반갑고요, 마음은 여러 가지로 무겁지만 즐겁게 다녀오겠습니다.”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해서 기쁩니다. 실고 조현훈입니다. 명박이한테 소리 개완하게 한번 지르고 오면 좋겠습니다.”
“고재성입니다. 국회의사당으로 진격헙시다, 투쟁!”
“고성중학교 김윤남입니다. 원래 세 사람이 가기로 했는데 김나리 선생님은 대상포진으로 입원해계시고 하필 김경남 선생님이 사고를 당하셔서 결국 오늘 저 혼자입니다. 아침에는 마음이 씁쓸했는데 동지들과 함께 해서 즐겁습니다. 힘차게 싸우고 옵시다.”
“진도교육청 김우영입니다. 작년 교사대회에 참석할려고 했는데 그 때는 조합원이 아니라서 갈 수가 없었습니다. 기간제교사 때 가입하고 싶었는데 짤릴 지도 모른다고 해서 그 때는 가입을 못했습니다. .... 참가 자체가 뿌듯합니다. .... 애들이 힘들어합니다. .... 이런 식으로 가다가 제가 ‘과로사’하지 않을까 겁이 납니다. 어쩌면 교육여건을 지키는 것도 상담교사의 몫이 아닌가 싶습니다. 변화의 큰 물결에 돌멩이 하나 빠트리는 일이라도 하겠습니다.”
“진도중학교 차윤석입니다. 조합원 16명인데 저 혼자 참석했습니다.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일당 백 차윤석 동지한테 격려의 박수 부탁드립니다.”
“와아아아, 짝짝짝짝!!!!”
진고 분회식구들 소개가 이어진다. 언제 봐도 태산인 종남이가 여선생님들을 한꺼번에 소개헌다. “녹진에서 손수 낚시를 하셔각꼬 맛있는 회(붕장어)를 떠오신 박귀섬 선생님....”
“집행부 여러분, 준비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진고분회 신민식입니다. 매년 서울을 갑니다. 어쩔 때는 내가 미쳤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먼저 느끼고 생각하는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 있지 않겠습니까? 자율화는 우리 전교조의 고유 상표였습니다. 그런데 명박이.... 학생회, 학부모회, 교사회 등 교육주체....법적 뒷받침....학교자치....맹박....교장 맘대로 자율....진정한 자율. 학교자치, 참교육실천을 위해 몸바쳐 교단....”
“구호 연습해보겠습니다. ‘구호 준비!’하면 ‘투쟁!’하고 주먹을 불끈 치켜올려주십시오,”
“구호준비!”
“투 투, 쟁 쟁!!
“다시하게습니다. 구호준비!”
“투쟁~!”
“공교육폐기 규제펼폐, 학교학원화 중단하라!”
“공교육폐기 규제펼폐, 학교학원화 중단하라! 학교학원화 중단하라!”
“교육시장화 저지하고, 교육공공성 강화하자!”
“교육시장화 저지하고, 교육공공성 강화하자! 교육공공성 강화하자!”
“자료집 6쪽을 보십시오. 막나가는 4.15학교학원화 정책 분석표가 있습니다. 20여 년 동안 교육운동을 통해 쌓아올린 것들을 한방에 무위로 돌리는 짓입니다. 오늘의 학습목표는, ‘이명박에 대한 불타는 적개심을 안고 서울 가서 뭔가 하고 온다.’입니다.”
교육과정. 학사운영의 자율화는 필연코 사교육업체의 공룡화를, 자율운영에 대한 책무성 확보조치는 학교서열화, 교원평가, 학교통제 강화를, 교육감의 자율적 권한 강화조치는 교원지방직화를 초래할 것이란다.
우리의 허니문, 뜬금없이 내뱉는다.
“질문 있는데요? 이 책자 만든 사람이 연대 나왔나 보네요? 왜, 고대투쟁가는 없죠?”
“하하, 호호....!”
“나는 고대 나왔는디....”
10시다. 5.18광주민중항쟁 기록영화를 상영한다. 언제 봐도 가심 먹먹허고 부끄럽기 그지 없다. 엊그제 광주에 나타난 쥐새끼가 뭐라고 나발나발해쌌는 것을 보았다. 박정희의 아류인 이쥐박이가 나타나서 뭐라고 씨부려싸서 극우꼴통들도 5.18을 민중항쟁으로, 아니 노가리가 살째기 덧칠헌 ‘민주화운동’으로라도 인정해 주까? 우리 오월영령들은 그 쥐새끼의 방문과 사기질에 기뻐들 허셨으까?
10시 25분. 지부에서 마련한 교선영상이 이어진다. 여수초등지회장님을 비롯한 몇 분의 지회장님들이 투쟁 제언, 결의의 말씀을 하고, 끝으로 지부장님이 당부를 헌다.
“....비장한 각오....함께 단결....반드시 승리....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
연금법 개악의 진짜 이유는 결국 삼성생명 등 보험회사의 배불리기란다. 교육도 자본에 다 내 주고.... 허기사, 쥐박이 이 시키가 자본가 아닌가?
멀크락이 희끗희끗헌 영어과 교수가 ‘투쟁’을 말헌다.
“이명박 정부는 지방교육재정 10% 감축 안을 발표했습니다. 노무현은 교육재정을 7%로 올린다 해놓고 5% 미만이었습니다. 이명박이는 그걸 또 줄이겠다고 합니다. 이건 무리입니다. 명백히 불법입니다. 학교예산을 깎고 그 부담은 학부모한테 떠넘기는 수작입니다. 공약과는 정반대입니다. 학부모의 부담은 엄청나게 늘어날 뿐입니다.”
12시 30분. 한강이다. 유람선이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나들이 차림의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뒤따라 오던 작은 배가 이내 물살을 가르고 휭허니 앞지른다. ‘뒤에 느릿느릿 오는 것이 버스라믄 저것은 총알택싱가?’안하무인, 대한미국유아독존, 부시 꼬붕 쥐박이놈 쌍판때기가 갑자기 떠오른다. 한강철교를 지난다. 누런 63빌딩 건물이 차들을 막아선다. 차창 밖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해가 쨍쨍허다. 솔찬히 찌겄다.
12시 40분. 차가 멈춰서고 우리는 서둘러 내렸다. 깃발이랑 구호판, 낮밥거리들을 챙겨들고 문화마당 초입 잔디밭에 자리를 잡았다. 뒷간에 감시로 순범이한테 전화를 했다.
“순범아, 나다.”
“아예, 선생님.”
“우리 인자 도착해서 밥 묵을라고 헌디 너 어디냐?”
“저 아직 학교에 있습니다.”
“잉, 그래야. 여그 와 있으믄 같이 밥 묵자고 헐라고 했는디....”
“학교에서 먹고 가겠습니다.”
“그래, 글믄 이따가 보자, 잉?”
“예, 선생님.”
묵은지에, 갑오징어 회무침에 주먹밥을 맛나게 묵고는 광장 쪽으로 갔다. 국회의사당 쪽 네거리에서는 공무원노조 동지들의 집회가 있능갑다. 확성기를 통해 흘러나오는 선동소리, 구호, 함성들이 왁자허다. 그림자를 길게 드리웠던 오솔길이 끝나고 아스팔트 광장이 알몸을 드러낸다. 햇빛이 장난이 아니다. 근디도 무대 뒤편, 감빛(짙은 하늘빛) 반팔을 입고 있는 풍물패가 욱작욱작 풍물을 쳐댄다. 광장 주변 여기저기에는 무대기무대기 사람들이 쉬고 있다. 무대 욱에는 고진오 문예국장이 누군가한테 뭐라고 주문들을 해싼다. 무대 오른편에 이동철 선생이 우리옷에 밀짚모자를 쓰고 서성이고 있다. 저만치 박정원 선생도 보인다. 오늘도 MB 택시 공연을 하리라. 가까이 가서 인사를 나눴다. 여전히 풍물패는 뜨거운 아스팔트를 달구고 있고, 조합원들은 각 지부별로 깃발을 들고 행사장으로 속속 도착하고 있었다.
1시 40분. 무대 위로 오른 풍물패가 뜨거운 여의도 광장을 들썩거리게 한다. 고진오 문예국장이 구호를 외친다.
“너,나, 먹,어, 미,친,소!”
“너,나, 먹,어, 미,친,소!!”
“때, 려, 치,워, 미,친,교,육!”
“때, 려, 치,워, 미,친,교,육!!”
북녘풍의 음악이 흐른다. 색동저고리를 입은 무희들이 춤을 춘다.
“...이 강산에~~~~ 사~랑이로구나--- ”
영상자막에는 경기지부 시흥지회 조합원들이라고 한다. 동포 예술단인 줄 알았는디 참 잘도헌다. 이어 문화 선전대 동지들이 올라와서 해방춤을 가르친다. 옛날 생각이 난다.
머리에 빨강 뿔을 단 여성동지가 인사를 한다. 손애라 선생님이라고 한다. 4.15조치로 학생들도 뿔나고 교사들도 뿔나고 미친 소 수입으로 온 국민이 뿔나서 그걸 표현하기 위해 뿔을 달았단다. 박석균 사무처장이 힘차게 대회를 열어젖힌다. 묵념을 한다. 지리산 흑피리 소년의 ‘하늘연못’이 흐른다.
“저 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느낄 때 담쟁이는 .... 벽을 넘는다.”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다. 구호를 외친다.
“교육시장화 저지하고 교육복지 쟁취하자!”
“교육시장화 저지하고 교육복지 쟁취하자! 교육복지 쟁취하자! 투쟁!”
“너,나, 먹,어, 미,친,소!”
“너,나, 먹,어, 미,친,소!!”
“미친소 너나 즐쳐 드삼!”
“미친소 너나 즐쳐 드삼!!”
내빈, 지도자문위원, 16개 시도지부장들을 차례로 소개한다. 16개 시도지부장을 소개할 때마다 각 지부별로 준비한 것들을 보여준다. 올 해 참교육상은 민족문제연구소가 받았다. 연구소 임헌영 소장은 참된 주권과 국토 수호를 위해 함께 투쟁할 것을 다짐한다.
2시 40분. 순범이가 영등포역에 도착했다고 한다. 그때 정태춘씨가 무대오른다.
“반갑습니다. 정태춘입니다. ‘리철진 동무에게’ 부르겠습니다. .... 오 슬픈 그리스도의 노래....그의 조국...... 죽음..... 내 눈앞에 ...그날 오후에 올림픽 공원 펜싱경기장.... 전교조 합법화 기념대회.... 수백 명 풍물소리..끝도 없이 입장하는 전국지회 깃발.... 열광,....박수...,승리 1만 전국 교육노동자.... 무대 뒤 하염없이 울고.... 리철진 동무 마지막 날 동해에....승용차 뒷좌석.... 행사 끝난 공원... 교사 밀려나오고, 그 북적대는 인파 속 .... 도종환 시인 뒷주머니 깊이 펄럭이는 종이 깃발 우우우우~~~~...”
노래에 이어 시낭송이 이어진다. “그대 왔는가. 저 서울 어디,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어디에서....그대. 희망, 빛나는 통찰, 절망의 미래만이 서성거리는 그 어둑한 허위의 교문 나서서 그대 왔는가. 여기 여의도, 아, 자본의 블랙홀 이 통제 불능의 섬에 그대 왔는가 ..... 우리들 다시 잡자, 손 잡자.... 그대 왔는가. 아이들의 눈빛으로 고통으로 이곳 여의도까지 왔는가, 그대.”
2시 50분. 여의도 문화마당 정문 신호등에 섰다. 길 건너 군인머리를 한 청년이 서 있다. 체크무늬 옷을 입고 있다. 저 청년이 순범이리라. 신호가 바뀐다. 체크 무늬가 서둘러 앞장서서 건너온다. 순범이다.
“날할라 더운디 오니라고 애썼다.”
“죄송합니다, 늦어서....”
“아니다. 가자.”
얼음 물을 한병 사서 순범이한테 건넸다. 우리는 다시 광장으로 돌아와 아스팔트에 궁뎅이를 붙였다.
3시. 무대 위, 왼쪽에는 한 무리의 학생들이‘선생님 미친 소 잡으로 가요!’ 하는 팻말을 들고 있고, 무대 오른편에는 촛불 소녀 그림을 들고 서 있다. 대학생인 예슬 양이 말을 마치고 나자 안경 낀 여학생이 소리대를 잡는다. 자신은 다음께페‘다함께’ 회원이란다. 중학교 2학년인데 20일째 등교 거부 중이란다. (그의 보송보송한 솜털은 영상으로 뚜렷이 보였다. 중학교 2학년을 의식화한 쥐명박이한테 고맙다고 해야쓰까? ;;;;) 27일까지 등교를 안 하면 1년 더 다니라고 한단다. ‘세상에 중학교 2학년짜리가 저러는데 나는?’편지글을 소개한다.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선생님들을 지지합니다. 요즈음에는 눈물이 많이 납니다. 너무 힘듭니다. .....청와대가 너무 우리를 힘들게 합니다. .... 우리 꿈.... 선생님들.... 든든.... 행복....왜 자꾸 눈물이 나려는지 모르겠습니다. 2 메가바이트....우리들 머리 구멍....선생님들이 가르치신 민주, 정의는 이런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미친소....쥐명박....친구, 가족 위해 촛불....우리는 자발성....이곳에 계신 선생님들과 청계광장에서 같이 외치고 싶습니다. ....7시, 미친소, 미친교육 잡으러 청계광장에서 만나요! 그리고 선생님들~, 무지무지 사랑합니다~!”
가슴 속 밑바닥에서 뜨거운 무엇이 울컥허고 치밀어 오른다.
3시10분.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을 비롯해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등이 영상을 통해 격려와 지지의 말을 전하고, 이어 정진화 위원장이 대회사를 헌다. 전교조가 출범한 지 20년이 다 되어가는디 오히려 교육의 현실은 더 참혹하게 변해버렸단다. 이명박 정권은 학교 학원화 정책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전교조 조합원들이 교육대장정에 함께 하잔다. 이어 서울조합원 한 분허고 전남조합원 한분이 투쟁 제언을 헌다. 제언허신 분들한테는 미안헌 말인디 너무 뻔한 야그를 질질 끌어가고 있다. 고개는 더 따끔거리고 아스팔트에 달궈진 궁댕이는 익어불라고 헌다. 한 떼의 사람들이 무대 아래로 펼침막을 들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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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이나 끄적거리고 있는 꼬락서니라니....
나어린 학생들, 시민들 보기가 민망헙니다.
첫댓글 에고! 저도 부끄러워집니다. 내년이면 울 아이도 중학생이 되는디, 지옥같은 핵교로 보낼수도 없고 참 고민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