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그친 진틀마을에서 시멘트도로를 따라가다 이정표를 보며 병암골로 들어가니 맑은 계류가 넘쳐 흐르고 울긋불긋 분위기 좋은 단풍들이 펼쳐져 먼길의 노고를 달래준다.
진땀을 흘리며 병암폭포는 어디인지도 모르게 지나쳐 젖은 너덜들을 치고 삼거리를 만나 왼쪽의 신선대쪽으로 꺽어 긴 나무계단들을 타고 지능선으로 붙는다.
가을이 무르 익어가는 완만해진 산길을 타고 한재쪽 능선과 만나 표지기들을 외면하고 온통 비안개에 가려있는 신선대 암벽을 오른쪽으로 길게 우회해서 넘는다.
암릉지대들을 지나 굵은 밧줄을 잡고 백운산(1246.9m)으로 올라가면 비안개가 걷힌 장쾌한 지리산을 볼 수 있으리라던 바람과는 달리 짙은 비안개로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아 실망이 된다.
나무계단들을 타고 남쪽으로 꺽어 진틀 갈림길을 지나 추색으로 물든 완만한 산길을 뛰어가며 수련관 이정표를 보고도 왼쪽 산을 넘어 축축하게 젖은 산죽숲을 한동안 치고 내려가다 30여분만에 되돌아온다.
▲ 병암골 들머리
▲ 병암골
▲ 백운산 정상
▲ 억불지맥 소나무
줄곳 완만하고 뚜렸하게 이어지는 억새길 따라 헬기장이 있는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꺽어 나무계단들을 여럿 지나고 힘겹게 억불봉(x1007.5m)으로 올라 전에 없던 정상석을 알현하고 돌아온다.
허기가 져서 처음으로 콜라를 꺼내 마시며 쉬고 그쳤다 내려오는 빗줄기를 맞으며 잔뜩 쌓여있는 낙엽길 따라 이정표가 서있는 넓직한 노랭이재로 내려간다.
진흙에 쭉쭉 미끄러지며 600여미터 떨어져 있는, 통신시설이 서있는 노랭이봉(x800.3m)으로 올라가니 전에 있던 케른은 여전한데 작은 정상석이 반겨준다.
이어지는 서쪽 능선을 타면 괜찮았는데 그냥 노랭이재로 돌아와 환한 단풍들을 보며 미끄러운 너덜지대를 한동안 치고 내려가 임도를 만나고 포스코 수련원을 지난다.
도로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잘못 내려가다 돌아와 직진하는 넓직한 임도로 들어 밤나무와 감나무들이 무성한 산길 따라 동동마을로 내려가 가겟집 수도가에서 대강 땀을 딱아낸다.
주차장에 있는 버스에서 김치찌개와 과맥이로 소주를 얼큰하게 마시고 막히지 않는 도로를 타고 서울로 돌아와 전철역에서 없어진 지갑을 발견하고는 부랴부랴 산악회로 전화를 건다.
첫댓글 지갑 찾었어유?
기사분이 양주에 산다고 해서 다음날 가서 찾았어...잊어 먹으면 골치 아픈데.
멀리도 가셨넹..전에 다 댕긴곳인데~ㅠ
오후에 비가 그친다고 해서 혹시 지리산이 짠하고 보일까 하는 망상으로 갔죠. 노원역에서 버스도 서고...가는데 5시간 오는데 5시간...술 없으면 죽음입니다. 포스코 수련원은 참 좋더군요...계곡물이 넘쳐나고 사방으로 단풍이 절정...찬사만 늘어놓다 왔습니다.
단풍 참 멋지네요.
지갑은 참 다행입니다.
사량도도 그 정도 시간으로 버스 타야죠?
그럴 겁니다. 칼바위는 가나...? 술꾼은 생각중이라고.
@킬문 못갈거라고 봐요
시간 내서 같이 가자. 일요일에 북한산 가서 부대찌개 끓여 먹었다며...?
@킬문 발암찌게???
내년 이른 봄에나 백운산을 가볼까 하고 있었습니다.멋진 지리산 조망을 못하셔서~~~~그래도 산악회가 분위기가 있습니다.맛있게 여러가지로 준비도 해주고요~~
날만 좋으면 백운산 조망이 끝내줍니다. 산악회 회원들이 다들 좋으시더군요.
그 산악회 좋네여 일찍 내려가 산행거리도 괘안쿠..뒤푸리까정
노랭이봉은 첨 들어봅니다. 오가는 것 신경 안쓰고 편하시지여?^^
노랭이봉 나름 백운산 지능선의 명산인데??? ㅠ
노랭이봉은 전부터...괜찮은 산악회입니다. 여자들도 잘 걷더군요.
그렇쿤여..기록 노트를 보니 광양 백운산은 딱 한번 십년 전 논실에서 시작해서
한재 따리봉 신선대 상봉에 올라 진들에서 마쳤더군여 그러니 모를 수 밖에^^
전에 캐이님하고 화개에서 올라 따리봉 넘고 도솔봉 남쪽 능선을 타고 광양까지 간 적이 있었지요. 산에는 상고대와 눈이 밑에는 화사한 봄꽃이...
나도 호남 정맥 이제 곧 백운산 갈껀데,
지갑은 또 어떻게 하다가, 그래도 찾았으니 다행이네요.....
그 근방에서는 제일 높은 산이지요. 주변은 전부 서울대학 연습림입니다. 일제때 받고 아직까지 반환하지 않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