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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Traveller's Diary 스크랩 [사과나무의 첫번째 유럽 이야기] 11. 로마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사과나무 추천 0 조회 157 09.03.30 02:15 댓글 18
게시글 본문내용

유럽의 공중 전화기는 한국보다 다이얼 신호가 늦게 간다. 신호음도 다르다.

때문에 처음에는 고장이 난 줄 알고 여러 번 수화기를 내려놓고, 로밍해 간 휴대폰을 사용했다.

이번에는 참을성 있게 기다려 민박집 사장님과 통화를 했고, 26번 플랫폼에서 사장님을 만났다. 어머님과 함께 민박집을 운영하는 젊은 사장님은 무척 친절했다.

짐을 풀고, 관광을 나가기 전에 사장님의 30분 가이드를 받은 후 발걸음은 왜 이리도 가벼운지.

 

저녁 식사 시간 전까지 약 3~4시간이 남은 터라 근처만 살짝 돌고 오기로 했다.

오피오 공원, 콜로세움, 산 피에트로 인 빈콜리 교회, 산타마리아 마조레 교회.  순이었다.

 

 

오피오 공원은 적막했다. 트라야뉴스 황제의 욕장이 있다는데, 적막하다못해 쓸쓸한 이 곳에서는 비행 청소년쯤으로 보이는 소년 몇이 담배를 피우고... 날 선 눈빛을 보낸다.

 

다시, 걸었다.

 

아까부터 콜로세움이 보이긴 했는데, 가슴이 울렁거린다.

약 2000년을 견딘 건축물. 인간의 힘으로 세워졌으나, 인간보다 오래 남아 인간들을 내려다보는 건축물. 위대하다.

 

 

 

 

 

많은 관광객들 틈에서 캐나다 팀들 옆에 끼여 가이드 아저씨가 해주는 설명을 드문드문 듣기도 하고, 사진을 찍고, 땀을 식히고, 아저씨들한테 사진도 부탁하고.

 

좋다. 이 순간이 좋다.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6년 전에 여기에 왔었더라면, 그 때에도 내가 지금의 이 소중함들을 느꼈을까. 

여행지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 그리고, 기억들을.

 

분명 지금과는 달랐겠지만. 한 뼘 더 일찍 내가 자라지 않았을까.

정신적으로 꼬꼬마인 내가 어른이 되어 오진 않았을까.

 

 

 

 

포로 로마노를 거쳐  길을 조금 헤맸다.

 

 

                                                정말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집이었다. 분명, 저 집에 사는 사람은 행복할거야... 이러면서 나도 한 번 웃고. ^^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조각상과 베드로를 목 매달게 한 쇠줄이 전시된 산 피에트로 인 빈콜리 교회까지 이리저리 헤매다가. 드디어. ^^

 

 

 

 

 

기독교의 나라에 왔음에도 그런 정보에 문외한인 내가 참으로 비루하게 느껴졌다.

그냥, 보고 즐기면 되는건데 하면서도 '아는 만큼 보인다'는 평범한 격언이 이렇게나 처절하게 느껴지다니.  

 

 

Cavour 가를 따라 주욱 올라가는데, 하얗고도 노란 콧털 아저씨가 다가온다.

" 이쁜 아가씨, 어디 출신? 한국? 나 한국 좋아해~ 김치. 맛있어. 어디 가? 이름은 뭐야? 너 정말 이쁘게 생겼구나?"

입에 모터라도 달렸나, 쉬지않고 떠들어대네.

지도를 펴서 얼굴을 가렸는데, 쏙 집어가더니 여기여기? 막 이런다.

" 프레고~ 프레고~ 우리 친구해~ 친구. friendly~"

 

이봐, 아저씨. 난 댁이랑 산타 마리아 마조레 교회에 가고 싶지 않다구.

" No Friendly? o.k"

이러면서 쿨하게 멀어진다.

 

 

 

 

참고로, 필자는 김희선 뺨치게 이쁜 미인.........

은 아니고,  서양애들이 동양 여자한테 신비함을 느껴서 누구한테나 찝적거린다니, 미모의 여성분들은 특,히, 조심하시길. ^^

 

 

 

저녁을 먹은 후, 자++ 투어에서 월요일마다 무료로 야경 투어를 해준대서 폴짝 뛰어나갔다. 24번 플랫폼으로 가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Spagna 역에서 스페인 광장, 트레비 분수, 베네치아 광장,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2세 기념관, 캄피돌리오 광장, 캄피톨리노 언덕, 포로 로마노와 콜로세움까지.

환상적인 루트였다. 가이드 님은 여자분이셨는데,  맑고 또박또박, 열정을 담은 목소리였다.

다음 날, 바티칸 투어에서 다시 만나게 되길 빌었지만.. 남부 환상 가셨다며..

ㅠㅠ

 

 

 

 

 

 

 

비루한 솜씨의 사진이지만, 사진의 분위기를 즐겨주시어요. ^^

 

삼각대가 있었는데, 가져왔었다면 더욱 멋진 사진을 건졌겠지만. 무거운 걸 어쩌라구... ㅠㅠ

 

사진을 찍으며, 나는 혹시나 그 남자를 만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설레임 반. 기대 반으로 종종 걸어다녔지만,

우리의 인연은 떼르미니 역까지였다. 이후, 다시는 만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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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03.30 09:28

    첫댓글 비루하지 않다오...간만에 보는 로마 모습이 아침부터 사람을 설레게하네..날씨가 쨍하고 정말 좋은날이었나봐..

  • 작성자 09.04.02 02:46

    로마에 있는 내내 날씨가 저렇게 쨍_ 되게 좋았어요. ^^ 그나저나 언니 일본 여행기는 언제?

  • 09.03.30 10:31

    난 로마 일정이 다소 짧아서 혼자서 여유있게 이곳 저곳 둘러보지를 못해서 너의 사진과 글을 보니 많이 아쉽다.. 야경 사진 정말 잘 찍었네~

  • 작성자 09.04.02 02:47

    시칠리아에서 1박을 않고 다시 야간 기차를 타고 올라오는 바람에 로마에서만 거의 5일 이상 있었어요. 이젠 로마는 거의 다 꿰뚫은 듯 해요 ㅋㅋ

  • 09.03.30 10:56

    벌써 몇년전에 로마를 패키지관광으로 댕겨와서, 당최 뭘 보고 왔는지 기억이 가물거리는데, 올만에 로마사진... 다시금 떠나고 싶게 만드네요....

  • 작성자 09.04.02 02:48

    아, 누군가로 하여금 떠나고 싶게 하였다면 정말 다행이네요. 감사합니다. ^^

  • 09.03.30 11:18

    월욜아침, 영어학원에다가 바쁜 일정을 마치고 앉아서 몸이 힘들었는데. 사과나무님의 로마사진을 보고나니 기분 급 좋아졌어요. 밤문활 좋아하진 않으나 밤이 더 이쁘군요.

  • 작성자 09.04.02 02:49

    로마의 야경 또한 멋졌답니다. 제 사진으로 기분이 좋아지셨다니, 정말 감개가 무량하군요. ^^

  • 09.03.30 11:32

    인간이 세웠으나 그 인간보다 더 긴 역사를 가진 위대한 건축물.....참 느낌이...대단하네요.아...로마...이탈리아...다시 가고 싶어요...너무 좋네요..

  • 작성자 09.04.02 02:49

    로마의 모든 건축물 앞에서는 작아지는 듯... 고맙습니다. ^^

  • 09.03.30 11:33

    사진에 대해 쥐뿔도 모르지만 삼각대 없이도 이 정도의 야경 사진이 나온건 거의 신의 손 아닌가요? ㅋㅋ 로마뿐만 아니라 유럽 도시들 대부분이 낮보다 밤이 더 낭만적이고 아름다운것 같아요..파리,런던,베니스 모두 야경이 예술~~

  • 작성자 09.04.02 02:50

    아, 역시 우리 클러버 여러분들 밖에 없어요. ㅠㅠ 베니스와 로마의 야경은 정말... 잊지 못할 거에요.

  • 09.03.31 01:29

    사진 좋네요~^^ 로마 너무 오래전에 가봐서...아~그립당.. 근데 난 이태리 살아도 아무도 말 안걸디만...부럽군요 언니..ㅋㅋ 난 그저 비루하고 덩치만 큰 동양녀자였을 뿐이고~;;;

  • 09.04.01 10:31

    나 난다고레 리플에 웃겨서 뒤로 넘어가고 있을 뿐이고 ㅋㅋㅋ

  • 작성자 09.04.02 02:50

    내가 쉬운 여자로 보였을 뿐이고~ ㅠㅠ

  • 09.04.01 10:30

    간만에 올라온 여행기 잘 읽었어~~ 유럽 찝적남들 우엑이야 증말~~~!! 지들이 찌질해서 지네 나라 여자들에게 안먹히니 저러는 듯.. 특히 동양녀가 만만한지 보면 서양녀들한텐 못 그러면서 동양녀들에게 찝적대더라고~~ 재섭어~~ 나두 로마는 2번갔어오 제대로 보질 못해서 넘 아쉽다. 사과 여행기 보니 다시 가고 시퍼~~~ 첨엔 이태리 시러했는데 은근 점점 빠지고 있다눈 ~~ 다음편도 어여 부탁해!! (근데 기독교의 나라 아니고 카톨릭의 나라지 않으? 딴지 미안 ㅋㅋㅋ)

  • 작성자 09.04.02 02:51

    히히.. 무식이 탄로나는 순간! ㅠㅠ

  • 작성자 09.04.02 03:34

    언니, 세심하고 정확한 댓글에 감사드려요. 정말 고마워요. 근데 고치고 싶은데, 제 블로그에서 스크랩 해온 거라 수정이 안된대서.. 원본 수정할게요. 진짜 진짜 고마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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