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우리가 겪은 긴 장마와 폭우는 기후위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SNS에서 유행한 해시태그“이것은 장마가 아니라 기후위기입니다!” 는 기후위기 중 하나가 이번 여름 겪은 예측 불가능한 날씨라는 것을 감각적으로 표현한다. 기후위기는 누구나 아는 상식이지만, 우리의 일상적인 삶에서는 거리감이 있다. 특히 과학적 연구와 검증을 거친 결과들에 대해서는 더더욱 무관심하다. 기후위기와 우리의 삶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살피고 또 과학적 사실로서 기후위기는 무엇인지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올 초부터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 19도 기후위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에 따르면 코로나 19 발생과 유행은 인간의 경작지 확대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1900년대만 해도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땅은 지구 전체면적의 14%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지구 전체 면적의 약 77%가 인간의 거주지다. 인류의 산업화 이후 야생생물이 살던 서식지가 파괴되고 경작지가 늘면서 인수공통감염병이 급속히 증가한 것이다. 인간의 경작지와 축산의 확대는 온실가스의 배출을 증가시켰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이하 IPCC)는 기후변화로 지구의 평균온도가 상승할수록 병충해, 박테리아,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병이 증가하고 전 세계로 확대될 것을 경고해왔다.
기후위기는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의 긴급성을 강조한 표현이다. IPCC는 지난 30여년 동안 지구 보고서를 통해서 전 세계 정책결정자들과 시민들에게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에 대한 위기를 경고해 왔다. 이 협의체는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전 지구적 위험을 평가하고 국제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전 세계 수백 개의 연구소가 협업하여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한다. IPCC가 발표한 지구보고서는 제1차~5차 (1990년, 1995년, 2001년, 2007년, 2014년)까지 발표됐고 2018년 10월 ‘지구온난화 1.5 ℃ 특별보고서’가 발표됐다.
1.5℃ 특별보고서는 2015년 12월 파리기후협약이 채택되면서 이를 입증할 과학적 자료로서 연구되어 발표됐다. 핵심내용은 2100년까지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 폭을 1.5℃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파리기후협약 당시,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 폭을 1.5℃로 제한 할 것인지 2℃로 제한할 것인지 논쟁이 있었다. 이 특별보고서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1.5℃로 제한해야 하는 과학적 자료를 제공했다. 지구평균기온 상승폭 0.5℃가 인류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데이터를 통해 강조했다.
이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지구의 온도상승으로 인한 인류의 피해는 시작됐고, 이전 연구결과나 예측보다 훨씬 더 빠르고 큰 규모로 우리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것이다. 1850-1900년 대비 2006-2015년 전 지구 평균온도는 0.87℃ 상승했다. 최근 인위적 온난화로 인한 온도 상승 추세는 10년 당 0.2℃(0.1~0.3℃)씩 증가한다. 현재 속도로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 2030-2052년 사이 1.5℃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보고서는 또,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 폭을 1.5℃로 제한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가능한 일이며, 경제 및 개발의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말한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회적 정치적 의지이다.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에너지 수요 감소, 전력의 저탄소화, 에너지 소비의 전력화 등이다. 에너지 부분에서 2050년까지 전력의 70~85%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며, 화석연료 비중은 대폭 축소해야한다. 산업부분에서는 신기술 개발과 전력의 효율화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50년까지 2010년 대비 75~90% 감축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향후 10년 내로 탄소배출을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
기후위기는 일반적으로 해양보다 육지에서 더 크게 나타나며, 빈곤계층과 사회적 약자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이 보고서가 특별한 것은 기후위기에 따른 피해자가 사회적 약자라는 것을 강조한 점이다. 이 보고서는 기후위기의 사회적인 영향을 강조하며 이 위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세계관을 요청한다. 기후위기의 결과는 사회정의와 평등, 인간의 존엄과 관계된 사회문적인 것과 깊게 연관돼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후위기는 종교인들에게 시민들의 세계관을 변화시키기 위한 마중물의 역할을 요청하고 있다.
세계교회협의회 (WCC)는 작년 12월, “기후변화 비상사태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기후위기의 당사자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등교를 거부하고 결석시위를 이어가는 ‘기후위기 비상행동’을 언급하며 교회의 책임과 동참을 강조했다. 특히, 작년 말 칠레에서 개최하려던 25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5)가 불평등 심화에 저항하는 시민들의 시위로 연기된 것을 지적하며 기후위기 대응은 반드시 사회경제적 정의의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함을 강조했다. WCC는 기후위기를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생태계의 파괴를 우리의 죄로 고백한다. 이는 신앙적 측면에서 생태적 회개(메타노이나)와 변혁적 행동을 요청하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가장 근원적인 신앙의 원칙으로부터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한다. 사회의 약자와 고통 받는 사람들과 더불어 정의로운 전환을 일궈야 할 때이다.
첫댓글 교회가 올바로 행할일이 참 많다.
지금은 기후위기 비상사태!
기후위기 비상행동에
적극 동참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