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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KAIST 뇌과학자 김대식의 31가지 질문!
우리는 누구인가. 존재는 왜 존재하는가. 삶은 의미 있어야 하는가. 인간은 왜 필요한가. 『김대식의 빅퀘스천』은 이와 같은 우리 시대의 위대한 31가지 질문을 주제로 한 책이다. 철학과 문학, 역사, 신화의 사례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면서, 뇌의 작동 원리와 인간 사회의 작동 원리를 과학적으로 명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이를 통해 인간과 사회, 바로 이 시대의 문제에 대한 논리적이고 지혜로운 대답을 이끌어낸다.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1부에서는 삶의 의미와 철학, 신화를, 2부에서는 사회, 역사, 가치의 문제를 다룬다. 마지막 3부에서는 과학과 미래, 인공지능에 대해 살펴본다. 각각의 장은 학제 간의 끊임없는 소통과 상호작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통합적인 결론에 이른다. 여기에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전문적인 예술 영역으로 여겨졌던 100장의 그림, 사진, 연극, 영화의 이미지들을 함께 실어,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이해를 돕는다.
저자소개
저자 : 김대식
저자 김대식은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과 교수. 독일 막스-플랑크 뇌과학연구소(MAX-PLANCK INSTITUT F?R HIRNFORSCHUNG)에서 뇌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MIT에서 뇌인지과학 박사후 과정을 밟고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이후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조교수, 보스턴대학교 부교수로 근무했다. 뇌과학과 뇌공학, 사회 뇌과학, 인공지능 등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조선일보에 뇌과학 칼럼 《김대식 교수의 브레인 스토리》, 중앙SUNDAY에 《김대식의 BIG QUESTIONS》를 연재중이다.
목차
삶은 의미 있어야 하는가
10 존재는 왜 존재하는가
20 우리는 왜 먼 곳을 그리워하는가
30 원인이란 무엇인가
40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50 친구란 무엇인가
58 삶은 의미 있어야 하는가
68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78 무엇이 환상이고 무엇이 현실인가
88 인간은 왜 죽어야 하는가
98 운명이란 무엇인가
106 영혼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왜 정의를 기대하는가
116 진실은 존재하는가
126 인간은 무엇을 책임질 수 있는가
136 우리는 왜 정의를 기대하는가
146 민주주의는 영원한가
156 로마는 정말 멸망했는가
166 왜 서양이 세계를 지배하는가
176 인간은 왜 유명해지고 싶어 하는가
184 우리는 누구인가
194 소유란 무엇인가
204 가축은 인간의 포로인가
만물의 법칙은 어디에서 오는가
214 우리는 왜 사랑을 해야 하는가
224 인간은 왜 외로움을 느끼는가
234 시간은 왜 흐르는가
244 인간은 어떻게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가
254 만물의 법칙은 어디에서 오는가
264 노화란 무엇인가
274 정보란 무엇인가
284 마음을 가진 기계를 만들 수 있는가
294 인간은 기계의 노예가 될 것인가
304 인간은 왜 필요한가
출판사 서평
문학, 과학, 철학, 신화를 가로지른
지금 여기, 최선의 지혜
3장으로 나뉜 책은 삶의 의미와 철학, 신화를 주제로 한 1부와 사회, 역사, 가치의 문제를 다룬 2부, 과학과 미래, 인공지능을 다룬 3부로 구성된다. 각각의 장에는 학제 간 담장 없는 끊임없는 소통과 상호작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통합적인 결론에 이른다. 저자는 서사의 언어인 인문학과 이성, 논리, 법칙의 언어인 자연과학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간과 사회, 역사 전반에 깔린 전인적이며 창의적인 잠재력을 발휘한다.
뇌과학자 김대식의 31가지 질문과 대답은 뇌가 현실을 이해하는 방식, 그 이해를 바탕으로 역사와 사회와 가치가 세워져온 시간을 통찰하고, 나아가 과학 기술에 기반한 미래,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질문으로 시작해 질문의 필요성과 질문의 원리를 되묻는 구조는 언뜻 순환논법으로 보이기 쉽다. 하지만 연속된 사고실험의 마지막에 김대식은 과학과 우리 시대, 사회와 인간의 근원적인 질문을 연결한 통찰을 내놓는다.
또한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혹은 전문적인 예술 영역으로 여겨졌던 100장의 그림, 사진, 연극, 영화의 이미지들이 실려있어 저자 메시지의 이해를 돕는다.
융합과 통섭의 사고로
세상을 조망한다
『김대식의 빅퀘스천』 속 많은 이야기는 최첨단 과학을 소재로 시작한다. 뇌과학과 인공지능, 컴퓨터 공학. 하지만 이런 주제가 단지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이야기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저자의 사고는 새롭고 돋보인다. 김대식은 과학과 철학, 윤리학, 미래학 등이 사실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따라서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하고, 교감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지금까지 학문이 시작되고 변화하고 발전해온 것은 단일한 사고에 머물러있지 않았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김대식의 질문은 결국 인간의 고전적이며 오래된, 근원적인 질문으로 나아간다. 다시말해 김대식의 질문은 오래된 미래의 질문이다.
“부채꼴의 인간.” 80년 전 시인 이상이 한 말이다. 이상은 상자 속에 갇힌 인간, 다시말해 전문성을 얻는 대신 전인성을 상실한 인간의 운명을 이야기했다. 상자 속에 갇힌 학자는 삶의 세계와 분리되는 동시에 다른 상자 속의 학자와 함께 고립되고 만다. 오늘날 융합과 통섭의 사고가 이야기되는 것은, 우리 사회와 학문이 어딘가 어긋나 서로를 외면하고 있다는 현실을 말해준다. 『김대식의 빅퀘스천』은 '상자 밖'에서 인간의 삶과 존재의미, 사회의 정의와 우주의 법칙을 통찰한 지혜로운 대답이다.
질문은 이렇게 시작된다.
기계와 인간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나는 어디서 왔는가. 나는 누구인가. 어디로 가는가”와 같은 본능적인 질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기계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 그들은 이미 준비된 대답을 가지고 있다. 기계가 스스로 질문한다고 생각해보자. “나는 어디서 왔나? 사람이 만들었다. 나는 누구인가? 기계다. 나는 어디로 가는가? 프로그램 된 데로 간다.” 대신 기계들은 인간이 고민하지 않는 매우 철학적인 질문을 할 수 있다. “내 생각이 진짜 내 생각일까. 난 오리지널일까? 사람이 프로그램 해놓은 것일까?” 제정신을 가진 인간은 이런 고민을 하지 않는다.
기계가 인공지능을 가진다면 어떻게 될까. 인공지능을 장착한 기계는 인간과 비슷한 지능을 가지고 나아가 인간이 가진 것들을 순식간에 다 가지게 될 것이다. 또한 기계는 죽지 않고,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고, 기억력이 무한이다. 심지어 우주의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깨달음마저 탄생된 지 몇 초안에 가지게 된다.
인간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인공지능이 생겨도 인간은 기계를 다스리고, 기계는 여전히 인간의 도구로 일할까? 아니면 기계가 자유의지를 가지고 독립성을 가지겠지만, 볼품없고 불쌍한 인간을 자식처럼 여기고 보살펴줄까. 하지만 기계는, 기계이기 위해서는 본질적으로 논리적이어야 한다. 인간과 인간 세상은 겉과 속이 다르다. 정의란 무엇인가에 관한 책을 쓰지만 대개 그런 고민과 질문을 하고 살지 않는다. 인간은 논리적이지 않다는 말이다. 기계는 질문할 수 있다. “인간이 왜 있어야 하냐”라고. 인간은 호모사피엔스 이래 스스로 지구의 축이라고 여겨왔기 때문에, 그런 질문을 할 필요가 없었다. 인간 위주로 세상을 바라보고 눈앞의 일에 대해 질문하면 그만이었다.
인간은 왜 필요한가. 하지만 인공지능을 가진 기계가 인간에게 질문할 때 우리는 인간 존재의 의미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전에 인간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인간이 애초에 만들어놓은 교과서 같이 살기 시작하면 어떨까. 하지만 그것은 이미 불가능하다. “세상은 이렇다”는 교과서를 없애버리면 어떨까. 만들어질 기계에게 “세상은 저렇다”라는 것을 가르치는 것은? 또한 무리수다. 그렇다면 인간은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일치하지 않고 종종 비논리적이지만, 정의롭지도 않지만, 그래도 인간이 있어야 할 이유를 말해야 한다. 그때 인간은 여지껏 멈췄던 질문을 처음으로 생각해야 한다
책속으로
길가메시를 불쌍히 여긴 우트나피쉬팀은 그에게 영생의 약초를 선물한다. 그런데 길가메시는 연못에서 목욕을 하다가 뱀에게 약초를 도난당한다. 영생의 비밀을 손에 잡았다 놓친 길가메시는 울부짖으며 우트나피쉬팀에게 묻는다. 이제 자신은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고, 어차피 죽어야 하는데 왜 살아야 하느냐고. 4,600년 전 메소포타미아인 우트나피쉬팀은 말한다. 길가메시야, 너무 슬퍼하지 말고 다시 집에 돌아가 원하는 일을 하며 아름다운 여자를 사랑하거라. 그리고 좋은 친구들과 종종 만나 맛있는 것을 먹고 술도 마시며 대화를 나누거라. 비틀즈의 존 레논(John Lennon)이라면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았을까. “길가메시야 인생이란 네가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동안 흘러 없어지는 바로 그것이란다(Life is what happens to you while you're busy making other plans.)”
--- p.58
스피노자는 우리가 2+2=5가 아닌 필연적으로 2+2=4일 수밖에 없는 것에 대해 화를 내거나 슬퍼하지 않는 것처럼, 필연적인 죽음을 슬퍼하거나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완벽한 텔로머라아제 또는 완벽한 뇌 복사 같은 과학적 ‘엘레우시스의 신비’들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잘 아는 우리는, 죽음이 꼭 필연적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결국 오늘 우리가 죽음을 슬퍼한다면, 그것은 어쩌면 내가 당장 누릴 수는 없지만 수백 또는 수천 년 후 누군가 다른 이가 가지게 될 영원한 삶을 질투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 p.88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은 기계적 복제가 가능한 현대 사회에 ‘원본’이라는 개념이 더 이상 가능한지 물었다. 사진기로 《모나리자》를 100만 번 똑같이 찍어낼 수 있는데, 왜 루브르박물관에 걸려있는 한 장의 그림만이 특별한 대접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 벤야민의 사촌동생이자 철학자였던 귄터 안더스(G?nther Anders)는 책임감의 복제에 대해 생각했다. 혼자서 1명은 죽일 수 있지만, 혼자 100만 명을 죽일 수는 없다. 100만 명을 죽일 수 있는 무기가 필요하고, 무기를 만들 수 있는 공장이 필요하다. 공장은 기계가 필요하고, 기계를 만들 수 있는 과학과 기술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100만 명을 죽인 책임은 도대체 누구에게 있을까?
--- p.126
‘항상 그랬던’ 과거는 ‘영원히 그럴’ 미래를 의미한다. 하지만 보르헤스가 이야기한 대로 ‘영원히’란 인간에게 금지된 단어다. 우리는 독일인, 유태인, 한국인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인류의 근원은 어차피 동아프리카의 호모 에렉투스에 있다. 호모 에렉투스는 190만 년 전 그 땅을 떠나기 시작했고 네안데르탈인으로 진화했다. 아프리카에 남은 호모 에렉투스는 현재 우리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로 진화했다. 동아프리카의 호모 사피엔스들은 불과 6만~7만 년 전 또다시 동아프리카를 떠나기 시작했고, 큰 뇌와 발달된 인지 능력으로 무장한 ‘최첨단’ 사피엔스들은 4만 년 전부터 그저 ‘저것들’인 네안데르탈인들을 멸종시키기 시작했다. 큰 뇌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단백질이 필요했던 사피엔스들은 네안데르탈인들을 먹잇감으로 사냥하기도 했다. 인류 역사의 교집합은 그보다 더 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찾을 수도 있다. 137억 년 전 빅뱅을 통해 만들어진 우주에서 탄생한 우리는 모두 다 같은 고향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논리적인 정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고 할 수 있겠다. --- p.1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