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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나리오의 첫 인상은 ‘재미없음’이었다
<비열한 거리>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을 때 남궁민은 ‘민호’라는 캐릭터에 별다른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캐릭터에 대한 그림도 그려지지 않을 뿐 더러 전체적인 이야기에서 재미 또한 느낄 수 없었다. ‘잘 나온 시나리오’라며 권해준 지인들에게 오히려 ‘어느 부분이 그렇게 좋던가요’ 하고 되묻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그는 유하 감독을 만나고 나서 생각을 고쳐먹었다. 잘 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고 있을 때 유하 감독은 “너에게도 그런 모습이 숨겨져 있다”며 그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재미없게 생각한 부분들을 ‘이렇게 그림으로 형상화할 것이다’ 라는 감독님의 생각을 듣고 나서 내가 그 동안 얼마나 시나리오를 보는 눈이 없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어요.”
#3. 고등학교 시절까지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없었다
엄격한 교육자 집안에서 태어난 남궁민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뚜렷이 하고 싶은 일이 없었다. 적성 보다는 점수에 맞추어 간 대학생활이 즐거울리 만무했고, 마지못해 책상에 앉아 있는 날도 마음은 딴 데 가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TV를 보다가 MBC에서 탤런트 공채 모집을 한다는 문구를 보게 된다. 지금까지 연기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지만, 그것을 본 순간 그는 연기가 하고 싶어졌고, 잘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스쳤다. 난생 처음 생긴 성취욕은 강한 추진력을 만들어주었고, 그날 이후 그의 머리 속은 온통 '연기에 대한 생각'만으로 가득했다.
그의 어머님은 "연기는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아들이 처음으로 하고 싶어하는 일에 반기를 들었다. 하지만 삶에 지쳤을 때 영화 한편으로 위안을 찾았던 그에게 '연기자의 길'은 포기할 수 없는 마지막 보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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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처음으로 본 오디션에서 보기 좋게 낙방했지만 그는 실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을 채찍질 하면서 전진해 나갔다. 마치 <비열한 거리>의 민호처럼 그는 자신을 떨어뜨린 사람들에게 후회할만한 연기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리고 그는 오랜 시행착오 끝에 자신의 꿈을 이루었다.
#4. 대사 하나를 녹음하는 데 이틀이나 걸렸다
<비열한 거리>의 영화감독 민호는 이제까지 ‘여자에게 순정을 바치는 매력남’ 역할을 주로 해 온 남궁민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자신 안에 숨겨진 다른 면을 끄집어 낼 수 있는 ‘캐릭터’였지만 그 동안 줄곧 해왔던 ‘역할’과는 달라 처음에는 많이 애를 먹었다. “저는 인물 자체를 제 쪽으로 억지로 끌어오지는 않아요. 제가 철저하게 인물에 맞춰가는 스타일이에요. 역할 맡아서 캐릭터를 잡아갈 때 마음을 열고 제가 먼저 캐릭터에 다가가는 거죠.”
“두고 봐라. 내가 죽이는 거 하나 가지고 온다”라는 대사 하나를 이틀 동안 녹음하는 등 시행착오도 많았다. 영화 촬영 시스템이 익숙하지 않은 남궁민에게 이 모든 여건은 힘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이전에는 해보지 못한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자신의 이미지를 변화시킬 수 있는 작업을 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비열한 거리>가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고 말한다
#5. 비슷한 역할을 재탕하고 싶지는 않았다
배우가 자신의 연기력을 100% 시험해 볼 수 있는 작품을 만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러나 스크린에서 좋은 작품을 만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좋은 배우를 만나는 일이다.
오랜 고민 끝에 출연을 결정한 남궁민은 촬영이 진행된 7개월 동안 완벽하게 '민호'로 살았다. 시나리오에 표현되지 않은 민호에 대한 과거까지 상상할 정도로 역할에 몰입했다. 그는 자신의 연기역량이 표현할 수 있는 한계까지 끌어와 ‘민호’라는 인물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자신의 이름을 대중들에게 알린 역할에 스스로 푹 빠져 비슷한 연기를 재탕하면서 자기 이미지를 소진시키는 배우는 되고 싶지 않아요. 기회가 주어진다면 악역의 이미지를 쌓고 싶어요. 제 안에는 이전의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이미지도 존재하지만 그 외에 다양한 이미지도 공존하고 있거든요.(웃음)”
한가지 색깔로 이미지가 굳는 것을 좋아하는 배우는 없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심정에서 출발했지만 개봉을 앞둔 지금 그는 이번 영화에서 맡은 역할에 대해 꽤 만족하는 눈치였다. 무엇보다 확실한 '변신'을 대중들 앞에서 선보일 수 있었다는 것이 그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이다. 그는 자신의 연기에 대해 “이제는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차근차근 자신의 연기관을 말하는 것을 들어보니, 그에게서 흘러나오는 교만하지 않은 자신감이 마냥 미워 보이지는 않았다.
#6. 차근차근 한 계단씩 밟아왔다
자신은 인정하려고 하지 않지만 남궁민은 배역의 맛을 잘 살리는 개성 있는 연기자 중 한 명이다. 타고난 외모에 갇혀 연기하고 싶은 맘이 없다는 그는 연기자는 오로지 연기로 승부해야 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잘 알기에 스스로를 ‘부족한’ 연기자라고 이야기한다. “영화 <파이트 클럽>에서 에드워드 노튼이 연기한 역할 같은 거 있잖아요. 전 그런 배역을 맡고 싶어요. 하지만 지금 당장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해요.”
남궁민은 인터뷰 도중 “아직 잘 모르겠어요”를 연발했다. 자신의 연기에 대해, 자신의 마음에 와 닿은 캐릭터에 대해, 자신의 매력에 대해. 그는 어떤 틀 안에 자신을 가두기 보다는 규정되지 않는 틀을 만들어가고 싶어했다.
“차근차근 한 계단씩 밟아온 것 같아요. 예전에 비해 연기를 조금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지점까지는 온 것 같아 다행이에요. 하지만 아직 남들 앞에서 내세울 수 있는 면 보다 부족한 점이 많기에 늘 초심을 잃지않고 연기하려고 해요.”
역할이 배우의 인생을 바꾼다는 말은 사실이다. “친구 병두와의 우정 사이에서 갈등을 합리화시키는 야비한 역할이라 주위에선 '스크린에서 그려질 저의 모습이 상상이 안 된다'고들 하세요.(웃음)” 지금껏 정도의 길을 걸어온 그는 "다음에는 나쁜 짓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있는 악역을 꼭 해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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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에 대한, 배우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을 지니고 줄곧 달려온 그는 박용우와 호흡을 맞추는 차기작에선 <비열한 거리> 보다 더 센 캐릭터를 연기할 예정이다. 자기 안에 없는 모습을 그렇게 실감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는 정말 타고난 연기자였다.
작품을 거듭해 갈수록 성장한 배우의 모습을 발견할 때 관객들은 흐뭇함을 느낀다. 연기에 대한 순수함을 아직 잃지 않고 있는 그의 연기 열정이 다음 작품에선 또 어떻게 발휘될지 기대된다.
글, 사진: 김규한 기자
인터뷰 진행: 김규한 기자, 홍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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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Wow...lovely handsome guy^^*V
그가 영화에 욕심이 생긴걸까 영화가 그에게 욕심을 내기 시작한걸까?? 벌써부터 차기작 이야기가 나온다..물론 둘다 복합적일 가능성이 가장 높을 듯하나,,영화의 마무리 작업이 끝나자마자 개봉을 하기도 전에 다음 작품이 결정 됐다는건 영화계가 먼가 그의 가능성을 발견했으며 적지 않을만큼 인정받았단 나름의 생각에서,,팬의 입장으로 한없이 뿌듯하기만 하다..
영화에 대한 욕심이기보다 연기에 대한 욕심이겠지요...게다가 영화든 드라마든 민님의 또다른 연기를 원하구요...암튼 차기작이 결정된 것 정말 기쁜 일이고...더 센 캐릭터라...민님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으니 더더욱 기쁘네요...
그러면 군대가기전에 영화 한편을 더한다는 얘긴가여? 기왕이면 100%주연급으로 드라마 한편도 더하면 어떨까? 어느 멋진날도 넘 조금나와 속상하드라.
어느 멋진날에 공유 만 넘 나와서 짜증난다 좀 민이 오빠 많이 나와주게 하시지~~~~
mbc 달려가서 글좀 올리까여 ??
전 하루에 두번씩 비중 늘려달라고 올리고있어요.ㅜㅜ
진짜 단독주연 하나 했음 넘 좋겠어요. 어멋 공유나올때 지루해서 ...민씨 나오는 씬만 기다린답니다. 근데 넘 조금나오는것 같아서 짜증 지대로 ㅠㅠ 민씨가 백만배 X 백만배는 멋있는데 ㅠㅠ
내말이 그말이예요. 짜증나요. 비중을 늘려주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