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직립 생활을 하게 된 이후 가장 흔하게 겪는 질환 중의 하나가 바로 요통이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기관을 찾는 원인 중 감기가 첫째, 요통이 둘째라고 한다. 특히 현대인의 운동 부족, 스트레스, 근육의 약화와 불균형, 바르지 못한 자세 등으로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근육․인대․뼈와 관련된 질환과 디스크 돌출로 인한 신경 장애 등 원인이 많은 만큼 증상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칼럼에서는 요통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주요 근육을 위주로 설명하겠다.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허리 부위의 해부학적인 구조를 살펴보자. 허리 뒷부분의 척추를 중심으로 앞뒤로 요근, 요방형근, 복직근, 복횡근, 내․외 복사근 등 수많은 근육들이 척추를 받쳐주고 있다. 흔히 ꡐ허리ꡑ라고 하면 후면부의 근육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전면부의 복근, 요근 등의 근육과도 많은 관련이 있다. 복근은 세로 방향의 복직근, 가로 방향의 복횡근, 옆구리에 비스듬히 형성된 내․외 복사근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요근은 복근 안쪽에 위치한다.
복근이 약하면 배가 나오게 되는데, 이는 허리 통증의 원인이기도 하다. 만삭인 임신부의 자세를 떠올려 보자. 허리 뒷부분의 근육이 긴장, 수축하게 되고 척추는 앞쪽으로 과다하게 휘어져 과도한 스트레스가 가해진다. 또, 척추와 연결된 근육과 인대 등에도 통증이 발생한다. 특히 척추를 세워주는 척추 기립근의 단축을 초래하여 허리가 뻣뻣해지고, 상체를 앞으로 숙이면 통증을 느낀다.
허리가 아플 때, 복대를 착용하면 통증이 완화되는 느낌이 들 것이다. 복대가 허리를 안전하게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이 복대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복횡근이다. 평소에 복횡근을 강화하면 허리 통증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복부 근육들이 유연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강한 수축 작용만을 반복해서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등이 굽고 허리가 앞으로 숙여지는 자세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자세의 변화는 점차 노인성 자세를 유발한다. 허리가 꼿꼿한 노년기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근육의 조화가 필요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인체에서의 모든 움직임이 일어나기 전에 복부 근육들이 먼저 수축한다고 한다. 복부가 다른 근육을 움직이기 위해 힘을 발산하는 것이다. ꡐ힘의 원천은 뱃심이다ꡑ라는 옛말이 있듯이 허리(배)는 운동 능력을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부위 중 하나다.
요근은 고관절을 움직여 하지를 들어 올리는 역할을 하는 근육이다. 허리뼈(요추)와 디스크 등에서 시작되어 사타구니 부위인 고관절 윗부분에 붙음으로써 근육이 수축되면 허벅지가 위로 올려진다. 이 요근이 지나치게 강하거나 근력이 약화되면 척추의 정상 커브(기울기)가 변해서 많은 문제가 나타난다. 너무 강하면 척추 관절과 근육에 스트레스를 유발하게 되고, 너무 약하면 디스크에 전달되는 중력의 압박이 늘어나 통증을 유발한다. 이러한 요통의 근본 원인들을 제거해야 건강하고 유연한 허리를 유지할 수 있다. 잘못된 상태를 방치하여 생활할 경우에는 척추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로 인해 뼈가 기울거나 찌그러지며 디스크 공간이 협소해지는 등 퇴행성 변화가 일어난다.
ꡒ배 나오면 허리 약해진다ꡓ
허리 후면부인 요방형근의 이상 또한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다. 이 근육은 골반부의 상부에서 시작되어 허리뼈와 갈비뼈에 붙어 있다. 주로 약화된 상태보다는 과긴장되어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은 근육이다. 이 근육에서 지나친 수축이 일어나면 골반의 높낮이가 변화되어 골반이 틀어진다. 이러한 근육과 골격의 기능적인 변화는 2차, 3차적인 문제를 일으켜 신경 내분비계나 자율신경계까지 영향을 준다. 물론 요방형근만이 골반의 변위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며 몇 개의 근육이 관여한다.
이 외에도 요통을 일으킬 수 있는 근육에는 엉덩이 근육인 대둔근, 허벅지 후면부의 햄스트링 등도 포함된다. 근육의 불균형은 운동 기능을 저하시키며 관절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등 연쇄적으로 다른 이상을 초래하기 때문에 한 가지 증상만을 완화하기 위한 접근보다는 모든 근육들을 체크하고 정상 상태로 유지하려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허리가 아프면 ꡐ디스크ꡑ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주위에서 그만큼 디스크 환자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디스크라는 질병도 근육과 골격의 불균형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증의 1차적 원인이 될 수 있는, 척추의 중력 스트레스가 바로 근육이나 골격의 불균형에서 오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서 반복되는 잘못된 자세 등이 척추의 제일 아랫부분인 요추에 집중됨으로서 뼈와 뼈 사이에서 충격 완충작용을 해주는 디스크에 과다한 스트레스를 주게 된다. 디스크가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제 위치를 벗어나면 통증을 일으키는데, 이것이 바로 흔히 말하는 디스크인 것이다. 디스크가 돌출되면 신경에 압박을 가해 하지로 통증을 번지게 하고, 감각 저하 및 운동 능력 감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디스크로 인해 운동 능력이 약화되면 발끝, 뒤꿈치로 서서 자세를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앞서 언급했지만 척추는 우리 몸의 대들보 같은 역할을 한다. 대들보가 바로 서있어야 집이 튼튼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선 척추는 뇌로부터 전달되어 전신으로 내려가는 신경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몸의 전체적인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척추를 지탱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척추 주위의 수많은 근육이라는 것이다.
흐르는 물이 썩지 않듯이, 움직이는 곳에서는 큰 병이 오지 않는다. 다만 운동 등으로 근육을 과사용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스트레칭을 그만큼 강조하는 것이다. 쉴 틈 없이 시달리는 척추와 허리를 위한 마음가짐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글․최상권
호주 RMIT 대학교 대체의학 대학원 졸업(카이로프랙틱 의학 전공, 박사). 대전 닥터스클리닉 부원장 역임. 현 목동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근무. (주)부흥메디칼 스포츠의학 전문 이사. 풀코스 25회 완주. 이 중 13회는 슈퍼맨 복장으로 참가. 닉네임 ꡐ달리는 슈퍼맨ꡑ 또는 ꡐ달슈ꡑ. 최고기록 풀코스 3시간26분02초, 하프 마라톤 1시간34분40초.
첫댓글 역쉬 누가 뭐래도 허리가 최고여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