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 주택 경매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아파트와 연립•다세대주택을 가리지 않고 낙찰가율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집값 오르고 매물도 구하기 쉽지 않자 경매를 통해 주택을 매입하려는 소신 입찰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경매정보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4월 중순 이후 서울 전역에서 아파트 낙찰가율(최초 감정가 대비 낙찰금액)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입찰 경쟁률은 소폭 낮아졌으나 소신 응찰로 낙찰가율은 오름세를 탄 것이다.
이번 조사 기간(4월 17일~4월30일) 동안 서울지역 아파트는 모두 145건이 경매 진행돼 이 중 78건이 낙찰됐다. 53.8%의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을 기록한 것이다. 아파트 낙찰가율은 91.5%로 1개월 전 86.3%보다 5.2% 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평균 응찰자수는 물건 당 8.2명으로 1개월 전(10.3명)보다 2.1명이 줄었다.
서울 전역 아파트 낙찰가율 오름세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전역에서 모두 상승했다. 강동과 도심지역 아파트가 강세를 보였다. 낙찰가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강동권(강동•광진•동대문•성동•중랑구)으로 101.8%를 기록했다. 1개월 전(82.7%)보다 19.1%포인트 뛰었다. 도심권(마포•서대문•용산•종로•중구) 낙찰가율은 100.3%로 한 달전(87.7%)보다 12.6% 포인트 올랐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내집 마련 수요자들이 강남권 등에 비해 가격이 싸면서도 개발 호재도 안고 있는 지역의 중소형 아파트를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고가 낙찰 사례도 잇달았다. 지난달 28일 북부법원에서 경매 진행된 중랑구 상봉동 H아파트(전용면적 85㎡)는 총 28명이 응찰해 감정가(3억1000만원) 보다 1억원 이상 비싼 4억1565만원에 낙찰됐다. 같은달 24일 경매에 부쳐진 서대문구 홍제동 태영으뜸 아파트(전용면적 61㎡)는 13명이 경합을 벌여 감정가(1억7000만원)보다 122% 높은 2억775만원에 낙찰됐다. 또 지난달 21일 북부법원에서 경매에 나온 동대문구 장안동 래미안 아파트(전용면적 85㎡)의 경우 8명이 응찰해 감정가 3억8000만원보다 106% 높은 4억26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지난해 이어 올 들어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강북권(강북•노원•도봉•성북•은평구)도 낙찰가율이 99.0%로 1개월 전(87.0%)보다 12% 포인트 상승했다. 올 들어 강북권 중소형 아파트값이 각종 개발 재료를 등에 업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매물도 구하기 쉽지 않자 경매시장에서 주택을 낚으려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낙찰가율도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는 게 경매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서권(강서•관악•구로•금천•동작•양천•영등포구)과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 낙찰가율은 각각 90.0%, 85.4%로 1개월 전 보다 2.3% 포인트, 4.1% 포인트 올랐다.
수도권도 아파트 경매 열기 후끈
수도권 아파트도 낙찰가율이 상승세다. 이번 조사기간 경기지역에서 경매된 아파트 수는 총 324건으로 이 중 167건이 낙찰됐다. 51.5%의 낙찰률을 기록한 것이다. 낙찰가율은 91.4%로 1개월 전(85.6%)보다 5.8% 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평균 응찰자수는 7.7명으로 1개월 전의 물건당 8.0명보다 0.3명 줄었다.
인천지역에서 경매 진행된 아파트는 총 47건으로 이 중 37건이 낙찰됐다.(낙찰률 78.7%) 낙찰가율은 105.3%로 1개월 전 99.9%보다 5.4% 포인트 상승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11.9명으로 1개월 전(10.7명)보다 1.2명 늘었다. 지난달 28일 경매된 계양구 작전동 한아름 아파트(전용면적 60㎡)는 34명이 응찰해 감정가(8500만원)를 훨씬 웃도는 1억2379만원에 낙찰됐다.
수도권 5개 신도시(분당•산본•일산•중동•평촌)에서 경매된 아파트는 총 126건으로 이 중 60건이 낙찰됐다. 낙찰률 47.6%. 낙찰가율은 94.0%로 한달 전(83.9%)보다 10.1% 포인트 상승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6.9명으로 1개월 전 7.1명보다 0.2명 줄었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서울 강북권 등 외곽지역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인근 수도권 지역 경매시장도 열기를 내뿜고 있다"고 말했다.
재개발 기대감 안고 빌라 몸값 '둥실둥실'
서울•수도권 연립•다세대주택도 낙찰가율이 오름세다. 조사 기간 서울지역 낙찰가율은 113.5%로 1개월 전(112.0%)보다 1.5% 포인트 상승했다. 강동권(120.7%)은 한달 전보다 17.0 포인트 뛰었고, 강북권(125.1%)도 13.1% 포인트 올랐다. 강서권(126.3%)도 12% 포인트 상승했다. 뉴타운•재개발 기대감과 중소형 주택 매물난이 경매시장 투자 열기를 내뿜게 하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강남권(87.6%)은 9.1% 포인트 내렸다. 도심권(114.7%) 역시 1개월 전보다 1.3% 포인트 빠졌다.
수도권에서도 빌라 낙찰가율이 오름세를 탔다. 경기지역 낙찰가율은 115.8%로 1개월 전(108.3%)보다 7.5% 포인트 상승했다. 인천은 낙찰가율이 138.2%로 한달 전보다 17.7% 포인트 올랐다. 디지털태인 이영진 이사는 “투자금이 1억원 미만의 소형 주택이거나 재개발•뉴타운 등 개발 재료를 안고 있는 물건에는 응찰자들이 몰려 감정가보다 훨씬 높게 낙찰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자료원:중앙일보 2008. 5.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