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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의 평화회담 조건은 왜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가?
우크라이나에서 진행 중인 러시아 특별군사작전이 2월 24일 시작된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다섯 차례의 회담을 가졌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마침내 5월에 중단되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와의 평화회담 가능성에 대해 몇 가지 모순된 성명을 발표했다.
젤렌스키의 회담조건이 현실과 동떨어진 이유를 알아보자.
1991년 우크라이나 국경으로의 회귀?
젤렌스키는 이번 주 초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1991년 우크라이나 국경으로 퇴각하는 것이 적대관계를 끝내고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91년 국경으로 물러난다면 외교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체코프 의원은 기자들에게 1991년에도 소련이 여전히 존재했기 때문에 젤렌스키의 요구는 애매모호하다고 응답했다.
"나는 젤렌스키에게 1991년에 소련이 있었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싶다. 그가 말하는 것은 러시아 군대가 소련 국경으로 철수한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가 1991년에 아직 자국 국경을 정의하지 않았던 독립 우크라이나의 국경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러시아연방과 우크라이나의 국경획정은 수년간 계속되었고, 케르치 해협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결코 끝나지 않았다. 이것은 국경과 관련된 현실에 대한 상황이다."라고 체코프는 설명했다.
'평화를 위한 3단계'
이달 초 G7 회원국들에게 한 연설에서 젤렌스키는 자신의 나라에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하는 세 가지 단계를 꼽았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무엇보다도 먼저 키예프에 현대식 탱크, 포, 포탄과 더 많은 로켓포와 장거리 미사일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는 두 번째 단계가 2023년에 국가의 재정, 에너지 및 사회적 안정을 달성하기 위한 지원제공 특히, 우크라이나 에너지부문에서 공격으로부터 신뢰할 수 있는 보호보장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세 번째 단계는 그의 "평화공식"의 이행과 함께 "평화문서의 요점들이 언제 어떻게 이행될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한" 세계 평화공식 정상회의의 소집이어야 한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젤렌스키에게 "최근 국민투표의 결과로 구체화된 현실"을 고려할 것을 촉구하며 "올해 말 이전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하는 것은 의논해봐야 소용없다"고 반응했다.
페스코프는 돈바스 공화국과 헤르손, 자포리자 지역의 해방을 언급하면서 많은 새로운 실체들이 러시아의 일부가 되었다고 회고했는데, 이는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젤렌스키가 발표한 3단계 조치가 적대행위의 지속으로 이어질 뿐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월 G20 정상회의에서 온라인 연설 중에 키예프의 "평화공식"을 발표했다. 이 공식은 우크라이나 당국이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 10가지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는 적대행위의 중단과 우크라이나에서 모든 러시아군대의 철수,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핵, 에너지, 식량안보를 보장하는 것이 포함된다. 젤렌스키는 이와 함께 자포리자 원전의 '방사능 안전'회복, 러시아 에너지자원에 대한 가격상한제 도입, 곡물거래 확대 등을 요구했다.
체코프는 우크라이나의 "평화공식"이 러시아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요구를 포함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 공식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현 상황에 대해 중대한 결정을 내릴 권한이 없으며 그렇게 할 의향도 없다는 것을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체코프에 따르면 젤렌스키가 제시한 조건도 미국이나 EU 회원국과 달리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과 관련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레오니드 슬루츠키 러시아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젤렌스키의 요구가 키예프가 진정한 대화를 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러한 요구를 "서방의 선생들을 위해 고안된 공연"이라고 불렀다.
러시아는 휴전이 필요한가?
11월 중순 젤렌스키는 러시아가 평화를 원하지 않으며 (군사적) 회복을 위해 "단기휴전"과 "전투중단"에만 관심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한 중단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며 "러시아 침략의 모든 요소를 해체"해야만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는 이달 초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4년 민스크협정이 "우크라이나에 추가시간을 주기 위한 시도"였으며 NATO 국가들이 키예프를 돕기 위해 지금처럼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의 발언은 지난달 페트로 포로셴코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돈바스 민병대에게 받은 연이은 패배에 따라 우크라이나군의 숨통을 트이게 하고 NATO 지원을 받아 군을 재구축할 수 있도록 고안된 민스크 평화협정은 시간을 벌기 위한 책략에 불과하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나는 NATO 기준에 따라 창설된 동유럽 최고의 군대를 만들기 위해 NATO와 함께 우크라이나군을 훈련시키고 우크라이나군을 구축하기 위해 최소 4년의 시간을 갖기 위해 이 민스크협정이 필요했다"고 포로셴코가 러시아의 장난꾸러기인 블라디미르 "보반"* 쿠즈네초프와 전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인 마이클 맥폴을 가장한 알렉세이 "렉서스"* 스톨야로프에게 말했다.
*볼반과 렉서스는 러시아의 코미디언 블라디미르 쿠즈네초프와 알렉세이 스톨야로프의 별명이다. 그들은 저명한 사람들에게 장난전화를 거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두 사람은 종종 러시아 정부나 러시아 외교정책에 비판적인 사람들, 특히 비러시아인들에게 장난을 친다. 이들은 러시아정부나 러시아의 주요 보안기관인 연방보안국(FSB)의 행위자로 불리지만 이들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민스크협정은 돈바스 동부지역의 상황을 완화하기 위해 고안된 조치들의 패키지이며 2014년부터 2015년까지 협상되었다. 이 문서들의 두 번째 패키지는 프랑스, 독일,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포함된 소위 노르망디 형식으로 서명되었다. 모스크바는 키예프가 이 협정을 위반했다고 반복적으로 비난했다. 페스코프는 젤렌스키의 발언에 대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특별작전 초기에 발표한 목표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목표들은 다른 방식과 다른 공식으로 달성될 수 있다"라고 그는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월 24일 특별작전의 시작을 발표하면서 그 목표가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와 비무장화라고 강조했다.
슬루츠키는 젤렌스키를 "극도의 고통으로 분명히 갈기갈기 찢긴 사람"이라고 칭했다.
슬루츠키는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 "그는 자신의 주장대로 협상준비가 되어 있다거나 심지어 그만의 몇 가지 공식을 내놓더라도, 러시아와 절대 협상하지 않을 것이며 심지어 (평화)법령도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고 적었다.
이 의원은 러시아의 입장이 "변함없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협상과정의 문을 닫지 않았고, 협상계속을 거부하지 않았다. 러시아가 평화를 원하는지 아닌지, 아니면 우리가 '휴전달성'을 추구한다고 비난할 것인지 말건지는 지금 젤렌스키가 추측할 일이 아니다"라고 슬루츠키는 지적했다.
러시아와의 대화금지
10월 4일 우크라이나 대통령 웹사이트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협상 불가"에 대한 우크라이나 국가안보 및 국방위원회의 결정을 승인하는 법령이 발표되었다.
페스코프는 이 문제에 대해 기자들에게 러시아 측은 이제 현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입장변화를 기다리거나 "우크라이나 국민의 이익을 위해 입장을 바꾸는" 또 다른 국가지도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크림 반도 조건
젤렌스키는 지난 5월 미국의 한 언론사가 주관한 집행이사 정상회의에서, 러시아가 평화회담의 조건으로 '2월 24일 이전 국경으로 물러나고' 크림반도를 키예프로 '반환'해야 한다고 주저 없이 말했다.
"영토의 완전성을 회복하는 것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다. 우리는 동맹국의 제재를 통해 지원을 받고, 무기를 제공받는다. […] 우리의 최대치는 영토 완정성의 회복이다. 이는 다른 형태의 협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주장했다.
그러나 크림 반도는 2014년 2월 국민투표를 통해 러시아의 영토가 되었다. 크렘린궁은 크림반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었음을 거듭 분명히 했다.